장례식을 축제 날로 승화시킨 지인
필자가 평소 존경해오던 선생님께서
소천하시어 장례식에 참석하게 되었다.
발인식과 함께 필자는 화장장으로
향하는 버스에 올랐다.
장례 버스가 출발한 지 5분이 지나자
갑자기 버스 안에는 경쾌한 음악이 흘러나왔다.
조문객들은 모두 놀라 버스기사가
오디오 시스템을 잘못 조작한 것으로
알고 기사가 경쾌한 음악 트는 것을
저지하려 했다.
버스 안에 앉은 조문객들은 버스 기사를
상황 분별 못하는 무지한 사람으로 생각했다.
그리고 잠시 후, 버스 안 모니터에서
고인의 생전 영상이 나오는 것이었다.
고인의 생전 모습은 매우 밝고 유쾌했다.
더구나 화장장으로 향하는 날은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였다.
신기하게도 고인은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다른 일 모두 제쳐놓고 이렇게 저의 장례식에
참석해 주어서 매우 감사합니다.”라고
정중하게 인사하는 것이었다.
고인은 영상을 통해 자신의 출생과 성장 배경,
삶에서 의미 있는 일화를 순차적으로 열거했다.
그리고 그는 생전 자신에게 유익한 영향을
주었던 많은 분께 감사의 말을 전한 후 이러한
말을 하기 시작했다.
“저는 그동안 죽음에 대해 많은 연구와 준비를
해 왔습니다.
그 결과 죽음은 끝이 아니고 영적으로 성장하고
거듭남의 단계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저의 장례식에 오신 분들이 저의 죽음을
슬퍼하면서 울고 계신다면, 저의 영혼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것이기에 오늘 저의 장례식을
축제의 날로, 저의 영혼이 성장하는 날로 여기시어
축하와 감사의 말로 서로를 위로했으면 합니다.”
고인의 영상을 본 조문객들은 모두 놀라움을
금치 못했지만, 고인의 영상으로 말미암아 참석한
모든 이들은 밝은 표정으로 장례식을 마칠 수 있었다.
고인은 자신의 장례식을 위해 비 오는 날, 눈 오는 날,
맑은 날, 흐린 날의 모든 멘트를 준비해 놓았던 것이었다.
우리의 삶에 있어 출생 다음으로 중요한 순간은
죽음일지도 모른다.
이렇듯 죽음을 담대하게 준비하는 자세는 아름다운
것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퍼온 글 나무아미타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