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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불감응과 왕생

[스크랩] 토지신이 된 수좌

작성자慧蓮|작성시간18.04.05|조회수60 목록 댓글 0

  토지신이 된 수좌


  체한노스님에게 두 명의 제자가 있었는데, 큰 제자는 간단히 말해서 어떤 사람의 소개로 스님을 따라 출가한 것이다. 출가 전에 이미 결혼해서 부인이 있었고 딸까지 낳았는데, 그가 출가를 하겠다고 가족과 상의도 하지 않았기에 당연히 아내가 반대를 하였다. 그가 끝까지 출가를 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았기에 체한노스님이 이 제자를 받아주신 것이다.


  그는 참선을 좋아하였다. 그래서 어디를 가서 참선을 했냐면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진강에 있는 금산사 선방에 갔다. 금산사는 장강 내 작은 섬에 있다. 그는 스스로 발심출가하였기에 당연히 진심으로 수행하였다. 집도 버리고 아내의 동의도 얻기 전에 먼저 출가한 것이다. 어린 딸은 겨우 몇 살밖에 안 돼서 형제 집에 맡겨두었고, 그의 아내는 이를 꽁하게 생각하여 강물에 투신자살을 하였다. 그래도 그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어차피 출가수행을 할 거면 죽든 말든 상관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가 수행을 하려고 했기에 체한노스님은 그를 제산선방에 보내어 수행하도록 하였다.


  그는 수행을 아주 열심히 하였다. 십여 년을 참선수행하여 명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꽤 많은 제자도 받았고 선방의 수좌가 되었다. 제자가 있고 공양하는 사람도 있었기에 먹고 입고 머무는 데 조금도 부족함이 없었고, 먹을 것이 있고 머물 곳이 있으며 또 공경하는 사람도 생기자 마음속으로 조금 자만심이 생겼다. 참선을 한다는 것은 쉬운 게 아니다. 그가 망상을 피우며 득의양양하고 있을 때, 그가 출가할 때부터 그의 아내 귀신이 줄곧 그를 따라다닌 지 벌써 십여 년이 되었다는 것을 어찌 알았겠는가!


  그의 아내는 그가 출가하는 것을 동의하지 않았기에 귀신이 되어 그를 따라다니며 그의 수행을 방해하려 하였으나, 참선수행에 진짜 실력이 있어서 호법신들이 보호를 해주었기 때문에 그녀의 귀신은 그를 가까이 하며 미혹시킬 수가 없었다. 그런데 그가 망상을 피우고 탐심을 일으키고 득의양양하자 도력을 잃어버렸다. 호법신장이 떠나자 귀신이 그 틈을 타서 그의 몸에 빙의되어 그더러 강에 뛰어들라고 미혹시켰다. 그는 탐심과 미혹으로 인해 자신의 의지대로 할 수가 없었다.


  금산사의 주변은 온통 물이어서 맑은 날에는 산이 마치 하늘위에 있는 것처럼 하늘이 강물에 비치었다. 그는 귀신에게 빙의되었기에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강물에 뛰어들었다. 사람들이 발견하여 그를 구해놓고 무슨 일이냐고 물으면 그도 무슨 영문인지 모른다고 대답하였다. 며칠 지나면 그는 또 다시 강물에 뛰어들었고, 또 사람들이 구해주었다. 금산사의 방장스님은 “큰일 났군! 수좌가 귀신에게 홀렸구나. 그가 수영을 모르는데 물에 빠져죽으면 안 된다! 빨리 그의 스승에게 그를 데려가시라고 편지를 보내거라”고 말했다. 


  그의 스승이신 체한노스님은 이때 마침 영파에서 다 쓰러진 절을 중건하고 불상을 만들고 있었다. 금산사에서 편지를 보내어 “스님의 제자가 우리 여기서 두 번이나 강에 뛰어들었지만 죽지 않았습니다. 그에게 무슨 일이냐고 물어봐도 무슨 영문이지를 모른다고 합니다. 정신이 오락가락하고 있으니 스님께서 데려가 주십시오!”라고 말했다. 체한노스님이 생각해보니, 그는 자신의 제자인데 남이 가서는 안 되겠다싶어서 직접 금산사로 가는 수밖에 없었다. 그더러 오라고 해도 오지 않고 가라고 해도 가질 않았다. 이것은 전부 체한노스님으로부터 들은 것으로 모두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사실 그가 귀신에게 빙의가 돼서 오락가락한 것이지 평소에는 정상적인 사람처럼 정상적으로 말을 하는데, 강에 뛰어든 것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래서 체한노스님이 말했다. “여기 사람들은 전부 수행자들인데 이렇게 자꾸 강에 뛰어들어서 되겠는가! 여기서 방해하지 말고 나를 따라 가자구나!”  


  그때는 기선輪船의 밑바닥이 편평하였다. 배에 침대가 두 개씩 있었는데, 아래에 한 명 위에서 한 명이 잠을 잤다. 체한노스님은 아래에서 주무시고 그는 위에서 잤다. 사람도 멀쩡하고 무사히 영파 관종사에 돌아왔다. 그가 금산사에서 십여 년을 살았기 때문에 신분 있는 수좌로서 당연히 본인의 방이 있었다. 그래서 본인방으로 보내어 거기서 수행하도록 하였다.


  하루는 아침공양을 하는데 그가 공양하러 나오지 않았다. 체한노스님은 그가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것이 걱정되어 그를 찾아보라고 사람을 보냈다. 그의 방에는 사람이 없었고 뒤 창문이 열려 있었다. 체한노스님은 “큰일 났구나! 방문은 잘 닫혀있고 그가 창문으로 나갔으니 말이다! 강물에 뛰어들었을 수도 있다”고 말하면서 절에 사는 대중들에게 각각 따로 가서 찾아보라고 하였다.


  절 부근에 해자가 있는데 물이 깊어서 배가 들어올 수 있었다. 우선 절 안에서 사람을 찾지 못했고 대중들은 강가를 따라 여기저기 찾아보았다. 큰 강이 절을 에워싸고 성으로 통해 있었는데 대략 반리쯤 찾았을 때 이미 강물에 빠져죽은 그를 발견하였다. 하는 수 없이 그를 물속에서 건져 올려서 절 안으로 업고 들어왔으며, 그에게 경을 읽으며 천도를 해주고는 땅에 묻어주었다. 


  바로 이때 그가 출가 전에 낳은 어린 딸이 벌써 성인이 되었고 시집도 갔다. 왕년에 그의 아버지가 출가하는 바람에 어머니가 죽고 친척집에서 살았다. 오늘 마침 노스님께서 그의 딸에게 소식을 전해주려고 사람을 보내려던 참에 그의 딸이 찾아온 것이다. 다들 성의 안과 밖에 살고 있었기에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았다. 그의 딸은 울면서 체한노스님에게 어제 밤에 꿈을 꾸었는데 그녀의 부모가 오늘 부임을 한다는 것이었다. 노스님이 어디에 부임하냐고 물었더니 그녀는 아버지가 토지신을 모신 사당에서 토지신이 되었고 그녀의 어머니는 토지신의 부인이 되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체한노스님은 그 중의 원인을 문득 깨달았다.


  마침 절에서 머지않은 곳에 최근에 토지신 사당을 새로 짓고 있어서 대중들이 그를 위해 독경을 해주었고 그의 딸은 훌쩍거리며 울기만 하였다. 체한노스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자네가 오늘 토지신이 되었는데, 우리가 자네를 천도해줄 테니 자네도 우리에게 영험을 보여줘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하였다. 이때 갑자기 한 차례 회오리바람이 부는데 굉장히 크게 한참 동안 불었다. 체한노스님은 이것은 틀림없이 그가 영험을 나타낸 것이라고 말했다. 체한노스님은 이런 것들이 바로 참선하는 사람들이 한 생각 실수로 이런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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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원문 : 순정시대 純淨時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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