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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불감응과 왕생

[스크랩] 솥땜장이

작성자慧蓮|작성시간18.04.05|조회수32 목록 댓글 0

  솥땜장이


  체한諦閑노스님은 금산사에서 여러 해 주석하였다. 스님께서 금산사에서 원주소임을 보고 계실 때 하루는 고향에서 아는 사람이 찾아왔는데 어릴 때 같이 놀던 친구였다. 이 사람은 손재주가 있는 사람으로서 흔히 ‘솥땜장이’라고 불렀다. 즉 쟁반·접시·사발·도자기 등이 깨어졌을 때, 거물장하여 재사용(지금은 사라졌다)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체한노스님도 본래 장사하는 사람 이었는데, 외삼촌을 따라 의술을 배웠었다. 이때 마침 금산사에서 원주소임을 보고 있었기 때문에 고향친구가 스님을 찾아온 것이었다.


  사발을 거멀장하던 이 고향친구는 스님을 찾아와서 출가를 하겠다며 스님을 스승으로 삼겠다고 하였다. 이에 체한노스님은 “자넨 안 돼! 지금 이 나이에! 40년이 넘도록 글공부를 한 적이 없었으니 교리공부는 할 수도 없을 것이고 고행도 자네는 견딜 수가 없을 거야. 자네가 출가를 한다는 것은 스스로 골칫거리를 만드는 게 아닌가?”라며 여러 차례 타일렀으나, 그는 출가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이 친구와 어려서부터 잘 아는 사이였고 또 동향인이었기 때문에 체한노스님은 어쩔 수 없이 “자네가 꼭 출가해야겠다면 내 말을 들어야 하네. 그럼 자네를 제자로 받아 주겠네!”라고 말했다.


  “당연한 말씀! 내가 스님을 스승으로 모신 이상, 스님이 뭐라고 말하든 무조건 듣겠네!”

  “자네가 내 말을 듣는다면 곧바로 수행을 하게나”

  “내가 출가만 할 수 있다면 무슨 말이든 다 듣겠네!”

  “예전에 자네 같은 사람이 출가수행하여 도를 이룬 적이 있지! 자네도 그 사람을 따라 배우게나”

  “나를 제자로 받아만 준다면야 무슨 말이든 다 듣겠네”

  “자네는 출가를 한 뒤에 계를 받지 말고 내가 자네에게 작은 암자 하나를 찾아줄 테니 암자 밖으로 나가지 말고 노실하게 염불만 하게나. 내가 자네 뒷바라지를 해줄 공덕주 몇 명을 찾아서 자네에게 공양을 제공하겠네.”


  체한노스님은 계속해서 말씀하셨다. “남방 영파지역에 불교를 믿는 사람들이 아주 많아서 거의 지방마다 작은 암자가 있고 불교를 믿고 부처님께 예배하는 사람들이 있네. 나도 가본 적이 있는데 거기서 꼬박 3년을 지냈었네. 내가 자네에게 작은 암자 하나를 찾아 줄 테니 그 안에서 아무것도 하지 말고 오로지 ‘나무아미타불’만 부르면 된다네. 염불하다가 힘이 들면 좀 쉬고, 쉬고 나면 다시 염불하고. 밤낮으로 끊임없이 염불만 하게나. 아무 일도 상관 말고 때가 되면 밥 두 끼를 먹으면 되네. 내가 좋은 공덕주를 찾아주겠네”


  체한노스님은 그 당시에 아주 유명하여 많은 신도들이 있었기 때문에 이 일을 잘 처리하도록 아는 사람에게 부탁하였다. 그에게 가르쳐준 수행방법을 폐관수행, 또는 방편관이라고도 부른다. 작은 암자에 혼자 살면서 매일 노보살 한 명이 때가 되면 그를 위해 두 끼 공양을 해결해주었기에 장사를 하지 않았다. 체한노스님으로부터 이 수행방법을 듣고 나서 그는 마음속으로 ‘틀림없이 좋은 수행일 거야, 이 수행만 하면 틀림없이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거야’라고 생각했지만 나중에 도대체 어떤 이익이 있는지는 몰랐다! 그러고 나서 체한노스님은 금산사로 돌아갔다.


  그 뒤로 그는 두문불출하고 3,4년 동안 오로지 염불만 하였다. 그때 마침 초발심일 때여서 용맹정진하였다. 속담에 “출가한지 1년이면 부처님은 눈앞에 계시고, 출가한지 3년이 지나면 부처님은 영산에 계신다”는 말이 있다. 사람이 초발심 때는 마음은 매우 진실하나 시간이 흐를수록 나태해져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는 체한노스님의 말씀을 듣고서 잠에서 깨어나면 곧장 염불을 하였다. 그가 예전에 장사를 할 때 물건을 메고 다녔기에 두 다리에 힘이 있어서 요불을 하면서 염불하였고, 힘이 들면 앉아서 염불하였다. 체한노스님도 그의 염불이 어떠한지를 몰랐다. 이렇게 3,4년을 염불하였다.


  하루는 그가 공양을 준비하러 온 노보살에게 “내일은 저를 위해 공양을 준비할 필요가 없어요. 저는 점심공양을 하지 않을 겁니다”라고 말했다.


  노보살은 ‘내일 틀림없이 누군가가 점심공양을 대접하겠지’라고 생각했다. 요 3,4년 동안 어디를 가는 것을 보지 못했기에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그에게 물어봤다.


  그가 말하기를, 현지에 친척과 친구 두 명이 사는데 가서 한 번 만나보고 오겠다는 것이었다. 돌아온 후, 그가 노보살에게 “내일 아침에 밥하러 오지 않으셔도 됩니다”라고 말했다. 노보살은 그가 외출 한번 하더니 내일 또 누군가 공양을 대접하는구나라고 생각했다.


  이튿날 스님이 걱정된 노보살은 공양시간이 다 되어 스님이 돌아왔는지 보러 암자로 갔다. 암자가 가난하여 도둑걱정이 없었기에 문이 있지만 잠그지 않았다. “스님, 공양 드시고 돌아오셨어요?” 몇 번을 불러도 안에서 인기척이 없었다. 방안에 들어가서 보니 그는 침대 옆에 서서 얼굴을 창밖으로 하고 손에 염주를 들고 있었다. 노보살이 다시 한 번 불러보았으나 대답이 없었다. 자세히 보니 스님이 벌써 죽은 것이었다. 서서 죽은 것이었다. 염불하며 서서 죽은 것이었다! 노보살은 깜짝 놀라서 인근 마을로 달려갔다. “스님이 서서 죽었어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보러 왔다.


  문득 보니 스님이 한손에는 염주를 들고 있고, 다른 한손에는 재를 한줌 쥐고 있었다. 손가락을 펴보니 그 손에는 은화 8,9개가 있었다. 그때 남방사람들이 가래를 뱉는 타구는 법랑으로 되어있지 않았고 그 속에는 재가 조금 들어있었다. 그것은 재를 담은 작은 합이었는데, 네모난 쟁반에다 합 속에 재가 들어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재에다 가래를 뱉고 이튿날에 버리고 다시 새 재로 바꾸었다. 가래를 뱉는 재합을 얼핏 보면 안팎으로 전부 재였고, 다시 자세히 보니 그의 손에 재 한줌을 쥐고 있었는데 손에는 은화 8,9개를 쥐고 있었다. 사람들은 틀림없이 그가 장사를 할 때 모아둔 돈이었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죽고 나서 사람들이 아무도 모를까봐 두려워서 돈을 손에 쥐고 서서 염불하며 왕생한 것이었다. 그는 이 돈을 사람들에게 보여줘서 이 돈으로 자신의 장례를 치러달라는 미리 준비해둔 것이었다. 아마도 이랬을 것이다. 이것은 체한노스님께서 하신 말씀이다. 


  나중에 그의 신도 몇 명이 체한노스님에게 편지를 보냈다. “스님의 제자께서 서서 죽었습니다!”


  이튿날 체한노스님은 배를 타고 오셨다. 와서 보니, 그가 2,3일 동안 줄곧 이렇게 꼿꼿이 서 있은 것이었다. 체한노스님은 이제야 그의 장례를 치러주었다. 노스님께서는 “장하구나! 자네 이번 출가가 결코 헛되지 않았네. 저 대법사·방장·주지들보다 훨씬 뛰어나네! 자네같이 이런 성취가 있는 사람도 보기 드무네!”라며 아주 칭찬을 하였다.


  내가 말한 체한노스님의 두 제자는, 하나는 참선을 한 사람이고 하나는 염불을 한 사람이다. 여러분들이 한번 비교를 해보시라. 참선을 하던 제자는 수년간 고행을 닦았지만 죽어서 토지신이 되었고, 이 손재주가 있던 솥땜장이는 3,4년 염불해서 서서 왕생하였으니, 어쨌든 진정한 공부가 있었다고 할 수 있다. 나는 체한노스님으로부터 이 얘기를 두 번을 들었다. 이것은 실제로 있었던 일로서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주고 있다. 


  오늘 내가 이 말을 하는 이유는 여러분들에게 염불이라는 이 법이 참선·지관·밀종보다도 실제로 훨씬 뛰어나다는 것을 말해주려는 것이다. 염불법문은 누구나 닦을 수 있어서 교리를 낱낱이 다 알아야하는 것도 아니다. 기꺼이 염불하며 의심하지 않고 뒤섞이지 않으며 끊어지지만 않으면 틀림없이 불국토에 왕생할 수 있다.


  지금 이 자리에 계신 스님과 거사 여러분들은 재가자든 출가자든 막론하고 염불법문의 진실한 이익을 알고 틈만 나면 염불해야 한다. 효과가 있든 없든 상관 말고 때가 되면 분명히 이익이 있을 것이고 분명히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내가 이것까지 말할 시간은 없지만 내가 직접 본 사례만 몇 개가 되고, 직접 들은 사례도 몇 개나 된다. 옛날 또는 오래전 일들이 아니라 전부 요즘에 일어난 일들이다. 말을 많이 하는 것은 염불을 많이 하는 것만 못하다! 여러분들의 염불시간을 허비하지 않겠다.  (담허노스님의 불칠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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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원문 : 순정시대 純淨時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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