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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불감응과 왕생

[스크랩] 5. 악도에 떨어짐을 면하다 ― 진실한 꿈

작성자慧蓮|작성시간18.04.04|조회수46 목록 댓글 0

5. 악도에 떨어짐을 면하다


  진실한 꿈


  나의 부모님은 모두 독실한 불제자이다. 채식하며 염불하고, 살생을 삼가며 방생하고, 선행을 즐기며 베풀기를 좋아하였고, 특히 인과응보를 깊이 믿었다. 그분들의 생활 속에서 어떤 여의치 못한 일이 일어나더라도 항상 순순히 받아들이고 여태껏 하늘을 탓하고 남을 원망한 적이 없었다.


  내가 7살 되던 그해 봄에 전염병의 유행이 몹시 창궐하여 도시 전체의 남녀노소 절반 이상이 모두 중병에 걸렸는데, 나 역시 모면하지 못하고 병에 걸려 침대에 누워있었다. 고열만 나고 땀이 나지 않아서 유명한 의사들을 두루 청하여 침을 맞고 약을 먹어봤으나 전부 효과가 없었다. 부모님은 온종일 나의 머리맡을 지키며 수심에 차 있었다. 그러나 그분들에게 하나의 신심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그들의 딸은 불보살님이 보호해주시므로 절대 죽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하루는 문득 자신의 병이 완전히 나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다만 체중이 많이 줄어서 길을 걸을 때 두 발이 말을 듣지 않고, 마치 바람을 타고 앞으로 날려가는 것 같았는데, 점점 더 멀리 날아가더니 어느새 낯선 곳에 이르렀다. 사방을 둘러보니 기차역이었다. 수없는 여객들이 개찰구에서 길게 늘어서있었다. 잠시 후 문이 열리자 사람들은 앞으로 몰려가기 시작했다. 이상한 것은 개찰구에서 있는 사람이 개찰을 하지 않고 한 명 한 명씩 인원수만 집계하고는 바깥으로 통과시키는 것이었다. 나도 영문을 모른 채 사람들의 뒤에 서서 긴 줄을 따라 천천히 앞으로 걸어갔다. 


  플랫폼에 들어선 나는 우연히 사람들 사이에 나의 친척과 친구·이웃, 그리고 또 부친의 학생도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내가 그들에게 인사를 건넸지만 그들은 전부 멍하니 레일만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는데, 마치 나의 존재를 전혀 모르고 있는 것 같았다.


  어디서 왔는지 모르는 열차 하나가 역에 들어왔다. 열차 안에는 이미 적잖은 승객들을 태우고 있었고, 플랫폼에 있던 사람들도 서로 앞 다투어 열차위로 비집고 올라갔다. 내가 올라갈 차례가 되었을 때는 이미 송곳 꽂을 만한 곳도 없었기에, 하는 수없이 두 손으로 남의 옷을 꽉 잡고 차문에 바짝 기대고 서있었는데, 수시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었다. 


  내가 조마조마해 하고 있을 때 갑자기 몸이 건장하고 힘 있는 남자 한 명이 기차위로 뛰어올라왔다. 한 눈에 나를 알아본 그는 얼굴에 놀라고도 기뻐하는 표정을 지으며 “아! 정말로 여기에 있었구나”라고 말했다. 마치 사전에 내가 여기로 올 거라고 예측하고 있었던 것 같았다. 그는 말을 하면서 찻간 안으로 비집고 들어갔다. 나의 시선도 그의 동작을 따라 움직였다. 얼핏 보니, 그는 찻간 주위를 매우 샅샅이 살피고 있었다. 이때서야 나는 차창의 위쪽에 한 장 한 장씩 차례대로 무수한 작은 종잇조각들이 붙어있었고, 종잇조각마다 사람들의 이름이 적혀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 남자는 손을 뻗어 그중의 한 장을 찢어버리고는 내 앞으로 와서 “내가 이미 너의 이름을 찢어버렸다”고 말하였다. 


  “감사해요” 나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왜냐하면 나는 그 사람을 모르기 때문이다.


  “나에게 고마워할 필요 없네, 집에 돌아가서 네 아버님께 고맙다고 말하게나!” 그는 계속해서 “이제 돌아가도 된다”고 말했다.


  이때 기차는 이미 엄청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었다. 그는 나를 들어서 겨드랑이에 끼고는 나는 듯이 기차위에서 훌쩍 뛰어내렸다. 


  나는 놀라서 “아”하고 크게 소리 질렀는데, 귓가에 어머니의 온화하고 인자한 목소리가 들렸다. “얘야, 무서워하지 마라, 엄마가 여기 있다” 나는 눈을 뜨고서야 자신이 여전히 침대위에 누워있었고, 온몸의 옷들이 땀에 흠뻑 젖어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는 내 몸이 많이 가뿐해졌고 배고픔도 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어머니는 한편으로 가볍게 나를 위해 땀을 닦아주면서 한편으로 기뻐하며 말했다. “됐다! 정말 고맙게도 이제 땀을 흘리는구나”


  알고 보니, 나는 이미 꼬빡 하루 밤낮동안 정신을 잃고 있었던 것이다.


  “아니에요, 아버님, 아버님께 감사드려야 해요” 내가 말했다.


  “나한테 감사하다고?” 어머니는 나의 밑도 끝도 없는 말에 어리둥절해하였다.


  “예! 그분이 말씀하셨거든요!”


  “그분이 말했다고? 그분이 누구시냐?” 어머니도 그 영문을 알지 못했다.


  그래서 나는 꿈속에서 일어난 일들을 상세하게 말해주었다. 아버지는 급히 나가서 한 집 한 집씩 내가 꿈에서 본 그 친척과 친구들을 찾아가 보았다. 결국은 수심에 가득 찬 얼굴로 돌아와서 그들 중에 어떤 사람은 여전히 혼수상태에 빠져있고, 어떤 사람은 이미 죽었다고 말했다.


  나는 병이 빨리 나았을 뿐만 아니라 예전보다 더욱 건강해졌다. 


  (순의舜仪의 『진실한 꿈』 『보리수월간』에서 발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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