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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불감응과 왕생

[스크랩] 기름 가마

작성자慧蓮|작성시간18.04.04|조회수58 목록 댓글 0

  기름 가마


  (1)

  예전에 천축국에 바라문 한 명이 있었는데, 불교를 믿지 않고 늘 악업을 지었다.


  그의 부인은 오히려 신심이 청정한 염불인이었다. 부인은 항상 남편에게 “당신도 아미타불을 부르세요!”라고 타일렀지만 남편은 듣질 않았다.


  이 남편은 자신의 부인을 깊이 사랑하여 만족할 줄 몰랐다. 한번은 부인이 남편에게 “부부란 비익조와 같은데, 당신은 왜 항상 제 말을 듣지 않습니까? 당신이 제 뜻을 따르지 않는 한, 저도 당신을 만족시킬 수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남편이 물었다. “나는 사람이 너무 어리석어서 당신처럼 염불을 지속할 수 없는데, 어떡하면 좋은가?”


  이에 부인이 “우리 약속해요, 매일 저녁기도가 끝날 때마다 제가 금고 한 번씩 칠 테니, 그때마다 당신은 ‘나무아미타불’을 한번 씩 부르세요”라고 말했더니 남편도 동의하였다. 


  삼년 뒤에 남편은 병에 걸려 침대위에 누워서 그만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부인이 손으로 남편의 옆구리를 더듬어 보니 줄곧 따뜻하였기에 그가 죽지 않았다고 의심하여 그를 안장하지 않았다.


  5일 뒤에 드디어 깨어난 바라문은 울면서 부인에게 말했다. “내가 죽어서 화탕지옥에 떨어졌는데, 나찰녀가 쇠막대기로 사람들을 마구 때리고 있었소. 내 차례가 되었을 때 그 쇠막대기가 기름 가마에 부딪혔는데, 내가 듣기에 당신이 금고를 두드리는 소리 같아서 나도 모르게 큰 소리로 ‘나무아미타불’을 한번 불렀소. 이때 본래 찌는 듯이 덥던 지옥이 시원한 연못처럼 변하더니 도처에 연꽃이 피어있었으며, 이 염불소리를 들을 수 있는 모든 중생들이 전부 극락세계로 왕생하였소. 염라대왕이 나를 돌려보내기로 결정하고는 나더러 이 기이한 일을 사람들에게 말해주라고 하면서, 아울러 나에게 시 한 수를 적어주었소.


  만일 사람이 죄를 많이 지으면,

  지옥에 떨어져야 마땅하나,  

  아미타불의 명호를 듣자마자

  맹렬한 불길은 시원한 연못으로 변한다네.


  바라문은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그의 이야기를 말해주었고, 이를 들은 사람마다 뛸 듯이 기뻐하며 부처님의 명호를 부르지 않는 이가 없었다.      (『정토성현록』)


  (2)

  내가 14,5살 때 우리 집 뒤편의 멀지 않은 곳에 작은 강 하나가 있었는데, 강물이 맑고 고요하여 거위와 오리들이 장난치고 있었으며, 자연의 정취가 있었다. 그런데 나중에 화학공장이 들어서면서 강물이 오염되어 물에서 장난치던 오리와 거위들이 쓰러져서 움직이지 못하더니 이어서 한 마리 한 마리씩 잇달아 죽어버렸다. 당연히 우리 집에서 키우던 오리 몇 마리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런데 우매하고 완고하며 무지했던 나는, 이때 돌연 나쁜 생각이 들어서 오리고기가 먹고 싶어졌다. 그래서 어머니에게 “오리고기 먹을래요”라고 말했더니 어머니가 “먹고 싶으면 네가 직접 죽여라”고 대답했다. 그리하여 겨우 남은 병든 오리 한 마리가 내 칼에 죽은 귀신이 되었고 내 밥그릇 속의 요리가 되고 말았다.


  1990년 23살이 되던 해에 나는 영구에 있는 능엄사에서 출가하였으며, 절을 위해 보일러에 불을 때기로 발심하였다. 대략 15분 간격으로 한번 씩 석탄을 넣어야 했기에 나는 이 시간을 이용하여 무릎을 꿇거나 앉아서 염주 열 바퀴 돌리면서 대략 1000번 정도 염불하였다. 북방의 날씨가 춥고 겨울도 길어서 매일 보일러를 땔 때마다 16시간이 필요하고 온수를 보내는 기간도 6개월에 달하였다. 나도 마침 이 기회를 타서 전심으로 염불할 수 있었으니, 자유롭게 반복적으로 게으름을 피우지 않고 정진할 수 있었다. 


     이때 내가 죽인 오리가 뜻밖에 나를 찾아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첫날은 그 오리가 오리 장에서 걸어 나오는데 살아생전처럼 서 있다가 다시 곧바로 넘어지고, 다시 일어났다가 다시 넘어지기를 반복하며 열심히 나를 향해 걸어오는 꿈을 꾸었다. 이상한 것은 오리의 목에 노란색 작은 목도리를 걸치고서 본래 절단된 곳을 가리고 있었는데, 그 모습은 무척이나 ‘도날드 덕’을 닮았다. 이와 같은 꿈을 반복해서 세 번을 꾸었다. 


  나는 그 당시도 그다지 개의치 않았고, 오로지 오리를 위해 회향하지도 않았으며, 예전처럼 명호만 전념하였더니 그 뒤로 다시는 꿈속에 나타나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오리는 틀림없이 좋은 곳에 태어나려고 나에게 공덕을 구하러 왔다가 아미타부처님의 명호의 공덕에 힘입어 극락왕생했을 것이다. 


  염불정진을 하는 기간 동안에 나는 또 꿈 하나를 꾸었었다. 꿈속의 광경은 몹시 음침하였는데, 두 사람이 좌우로 나의 두 팔을 잡고서 빠른 걸음으로 앞으로 걸어가는 것이었다. 전방에 매우 큰 쇠 가마솥 하나가 있었는데, 직경이 십여 미터 정도 되는 솥에서는 후끈후끈한 열기가 올라오고 있었다. 나를 부축하고 있던 두 사람은 나를 가마솥 위에 있는 나무판자 위에 올려놓으려는 것 같았는데, 나는 그들의 의도를 분명하게 알고 있었다. 그들이 막 나를 나무판자위에 들어 올렸을 때, 위급한 상황 속에서 나는 큰 소리로 한 번 “아미타불”하고 불렀다. 이때 나는 마치 『서유기』속에 나오는 손오공처럼 “휙”하는 소리와 함께 옆에 있던 어느 절의 담 위로 날아갔으며, 계속해서 담을 넘어서 절 안으로 들어 가버렸다. 머지않아 깨어나 보니 한바탕 꿈이었다. 오늘날까지 아직도 그 기억이 생생하여 인연 있는 자들이 견문할 수 있도록 위와 같이 적은 것이니, 염불의 수승함을 안다면 모든 고난에서 벗어나 최종에는 극락왕생하여 성불할 수 있을 것이다. 나무아미타불!

  (친종 홍원사에서 적음 2005년 8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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