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斷想

추상(追想) 혜련의 자작 졸시

작성자慧蓮|작성시간24.02.01|조회수54 목록 댓글 2


추상(追想)


사월의 황토고개 진달래 분분한데
인생사 이토록 무딘 실존인지
이끼 낄 추억에 입맞춤한들
정회(情懷)의 가슴에 처연의 비 흐르리


하 그리 윤기난 생사윤회의 문빗장
어느 솟을대문 두드린들 동트면 고적한 나그네 길
업 주머니 요량해 내일은 뉘 집에 들리오
여명도 다시금 반갑지 않으리니


설익은 세상 인정 겉치레에 멀미하며
청산의 순박함 막걸리에 가득 담아 
열린 가슴 한가락 타령으로
순수의 비단 짜더니만
여린 거품으로 가꾼 인연


노모의 애끊음, 앞선 걸음 천근 커 늘
구슬치기 고사리 손 당신의 빈 몸 위에
흙 이불 드리우며 지상의 그림자 작별할 때
차마 외면한 시선, 허공의 흰 구름 핑그르르


빗줄기에 발돋움한 화암사 극락보전
침묵의 대화는 향에 실려 가사 장삼 배어 오고
솔바람 감로법음 사바 갈증 씻기우면 
이내 머물 안식처 극락정토이려니...


1992.4월 혜련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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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 부분한 사월 어느 날
노모와 고사리 손의 어린 자녀들을 남겨두고 
40세의 나이에 병마로 안타깝게 타계한 법우님..

병마와 씨름중에도 생전에 고산 화엄사 방문을 소망하였으나 우천으로 가지 못하고 사후,
그곳에서 49제를 지낸 법우님의 명복을
기원 드리는 헌정 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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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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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청산 풍류 | 작성시간 24.02.01 행복 하세요..
  • 작성자진여행 (眞如行) | 작성시간 24.02.02 훌룽한 작품 감동할수 있도록
    올려주셔서 김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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