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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날마다 좋은 날]1-17.부처님과 범천과의 대화.

작성자오로지팔정도|작성시간19.11.25|조회수118 목록 댓글 1

인간석가.-다카하시신지-

 

제 1 장 출가와 성도

 

17. 범천과의 대화

 

위대한 깨달음을 얻은 지 벌써 열사흘이 지나갔다.

그러니 반성의 지관을 시작한 지는 스무하루째가 되었다.

마음의 조화를 이루는 것은 언제든지 자신(自信)이 있었지만,

그 조화를 풀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았다.

마음이 조화를 이룬 상태에서 이 세상을 하직할 수 있다면

더없는 행복일 것이라는 엉뚱한 생각이 들었다.

스무하루째 밤을 맞이한 고타마는

앞으로는 단식을 해서 육체가 쇠퇴해지기를 기다리기로 작정하였다.

그런 결심을 하고 명상에 들려고 눈을 감았다.

그러자 바로 그 때였다.

갑자기 눈앞이 환해졌다.

황금빛 광명 속에 바후라망이 서 있는 것이 아닌가,

아몬이라고 불리는 바후라망이었다.

고타마보다는 키가 크고 조금 여윈 편이었다.

순백(純白)의 비단 같은 옷이 소매까지 드리워졌으며 허리 부위를 끈으로 동여매고 있었다.

주름살이 깊은 얼굴은 얼핏 나이가 들어 보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니 마흔 두셋 정도였다.

어디서 본 듯한 낯익은 얼굴이었지만 고타마는 얼른 기억이 나지 않았다.

아무튼 황금빛 속에 싸인 그 모습은 장엄하고도 아름답기 그지없었다.

그의 양옆에는 두 분이 더 서 있었다.

그중 한 분은 그라리오라는 분이었다.

세 분은 눈웃음을 지으면서 고타마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고타마의 마음을 꿰뚫어보는 것 같았다.

그러면서도 자비의 눈길은 따뜻하게 빛나고 있었다.

고타마는 이 세 분의 눈부신 바후라망을 쳐다 보았다.

보면 볼수록 아름다웠다.

자신도 그들과 함께 범천계(梵天界)로 올라와 있는 것이 아닌가 착각할 정도였다.

아몬이라고 불리는 바후라망이 입을 열었다.

  “고타마,

   죽을 생각은 하지 마라.

   만일 네가 죽는다 해도 너를 다시 지상계로 돌려보낼 수 있다.

   이 지상계를 떠나고 싶어 해도 이 우주 어디에도 도망칠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하라“

조용히 말하는 그 목소리는 위엄과 자비로 가득 찼다.

고타마는 조금 전까지 품었던 죽음에 대한 상념이

그 목소리의 파장에 밀려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너는 무엇을 깨달았는가.

   깨달음에는 무슨 뜻이 있는가.

   네가 모를 리 없다....“

아몬의 목소리는 시종 위엄이 넘쳤다.

고타마는 어느새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정좌를 한 채 두 손을 짚고 땅에 엎드려 바후라망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알았는가. 고타마....”

   “거역하는 말씀 같지만,

이 깨달음을 중생들에게 설법해 보아야 이해할 리 있겠습니까.

역시 이대로 죽게 해주십시오.“

   “바보같으니라구...”

아몬이 일갈했다.

그 목소리는 티끌만한 타협도 용서하지 않는 엄한 것이었다.

   “네가 중생을 제도하지 않고 누가 한단 말인가.

    잘 생각해 보아라,

   자비심은 반드시 중생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여 불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법은 마음의 태양이다.

   마음의 태양을 상실한 사람들에게 신리(神理)의 법등을 다시 한번 밝혀야 한다.

   신리의 법등을 끌 수는 없다.

   무엇보다도 먼저 너는 실재계(實在界)에 우리와 함께 있었을 때,

   그것을 약속하고 태어나지 않았던가.

   그 약속을 이행하지도 않고 돌아와 보아야 네가 살 집은 없다.

   그 정도는 깨달음을 얻은 네가 모를 리 없지 않은가.“

고타마는 고개를 숙인 채 귀 기울이고 있었다.

마음의 귀로 듣고 있었다.

지엄하고 일체의 타협을 용서하지 않는 쇳소리같은 말투였지만

한 마디 한 마디에는 자애가 넘치고 있었다.

고타마는 폐부가 찔리는 충격을 받았다.

더 이상 후퇴할 이유가 없었다.

태어나기 전부터 중생제도를 약속하고 나왔으면,

그 역할을 다하지 않고서는 육체의 생명을 끊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아몬이라는 위대한 바후라망으로부터 그런 말을 듣고 보니, 이 지상에 태어나기 전의 자신의 결심이 어딘지 모르게 마음 한 구석에서 고개를 쳐들었다.

   “알았습니다.... 해 보겠습니다.”

고타마는 겨우 그렇게 대답했다.

   “이제야 이해하였구나,

    그래서 그대는 위대한 대지도령(大指導靈)이다.“

여기서 아몬의 태도는 존대말로 바뀌고 정중해졌다.

   “나는 당신의 친구 아몬입니다.

    당신과 나는 언제나 함께 있으면서 내가 지상에 태어날 때는 당신이,

    그리고 당신이 이 지상에 태어날 때는 내가 당신을, 서로 돌보아 왔습니다.

    머지않아 이런 사실들을 곧 이해하시게 될 것입니다.

    당신이 지금부터 후반생의 사명을 무사히 이행할 수 있도록

    나는 어떠한 협력이라도 아끼지 않겠습니다.“

아몬은 이렇게 말하고 광명속에서 환하게 웃었다.

인간의 영혼은 육체를 한 번 지니게 되면 좀처럼 자신의 본성을 깨닫기가 힘드는 법이다.

마음이 오관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팔을 꼬집으면 아프고 눈에 비치는 외계(外界)는 흡사 실재계(實在界)의 모습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승의 현상에 현혹되어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지 못한 채 돌아가기 쉽다.

저승에 돌아가서는

‘앗 실수했구나.’

하고 후회하게 된다.

여래(如來)라고 일컫는 사람가운데에도 이런 실패를 저지른 경우가 있었다.

그만큼 색계(色界:物質界)는 쉽고도 어려운 곳이다.

또 중생계도의 일념에 몰두하면서도 중생을 잘못된 방향으로 끌고 가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가까이는 일련(日蓮)이 그랬다.

일련도 본래는 보사타(菩薩)이었다.

보살의 마음은 원래 광대한 것이다.

광대하지 않으면 보살의 세계에 갈 수 없다.

그 일련이 법화경(法華經)을 포교하기에 급한 나머지 타종파(他宗派)를 배격했다.

염불무간지옥(念佛無間地獄), 선천마(禪天魔)라고 몰아세우며

남의 종단을 맹렬히 비난했다.

또 사도(佐渡)의 섬으로 유배될 때는 폭풍우를 가라앉혀 준 용을 숭상하기도 했다.

용은 정법을 지키는 제천선신(諸天善神)의 화신(化身)의 하나다.

즉 팔대용신(八代龍神)의 산하에 속해 있으며

팔대용왕(八代龍王)의 수족이 되어 정법 수호의 임무를 담당하고 있다.

팔대용왕은 제천선신이며, 제천선신은 보살이 되기 위한 수행의 과정에 있다.

조난을 막아 준 그 행위에 대한 감사는 당연한 것이지만

부처님처럼 숭앙해서는 안 된다.

아무튼 이와 같이 일련은 약 600여년 동안 이승에서 지은 악업의 때를

벗기는 고행을 겪지 않으면 안 되었던 것이다.

현상계(이승)는 이와같이 인간의 마음을 현혹시킨다.

자기가 가야할 방향을 알고 있으면서도 잘못을 저질러버린다.

아몬의 강철같은 엄한 말씨가 금방 정중한 사랑의 어조로 바뀐 것은,

고타마가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끝내 깨달았을 뿐만아니라

꺼져가는 법등에 다시 불을 밝혀보겠다고 약속해주었기 때문이다.

아몬은 그 후 이스라엘에 태어나 사랑을 설법한

예수 그리스도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전세의 이름을 아몬이라고 하였다.

이승(현상계)에서의 이름은 그대로 저승(실재계)에서의 이름이 되기도 한다.

고타마는 몸이 긴장되는 것을 느꼈다.

고개를 숙인채 비록 한동안이나마 가슴에 품었던 자신의 천박한 생각을 뉘우쳤다.

그라리오라고 불리는 바후라망이 입을 열었다.

  “고타마님,

   사양말고 고개를 드세요,

   36년 동안 직접 당신을 지켜 왔지만, 대화를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당신과 자유롭게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되어서 기쁩니다.

   지금 당신은 광명에 싸여 눈부십니다.

   참으로 잘 정진해 주셨습니다.

   참으로 잘도 그 여러 가지 고통을 이기고 해탈해 주셨습니다.

   나는 정말로 기쁩니다.

   고타마.....

   고개를 들어 주세요.

   나는 지금의 이 감격을 어떻게 표현해야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귀여운 내 자식을 지구 끝에서 드디어 만난 기분입니다...:“

그라리오는 울고 있었다.

여기까지 말하고는 그 다음 말이 나오지 않았다.

고타마는 고개를 들었다.

그라리오,

아몬.

두분의 눈은 불그스레 젖어 있었다.

또 한 분의 바후라망은 모세였다.

다부진 체구와 짙은 턱수염이 그의 특징이었다.

모세도 연신 눈을 껌벅이면서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마음은 겨우 진정되었다.

파도가 가라앉았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은 참으로 미묘한 것이어서 진정되었다 싶으면 어느새 또 일렁거리는 것이었다.

고타마의 마음속에서는 또 다시 이대로 죽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그림자가 일렁거렸다.

바로 그 순간이었다.

  “죽음은 도피이다.

   자신의 마음에서 자신이 도망칠 수는 없다.

   마음은 자신의 우주이기 때문이다.

   도망쳐 보아야 그곳에서 자신의 마음을 다시 만나게 된다.

   육체가 있건, 없건 마음의 모습은 변하지 않는다.

   지혜와 용기와 노력으로 중생에게 사는 보람을 안겨 주어야 한다.

   고통에서 해방시켜주어야 한다.

   다시는 죽겠다는 마음을 가져서는 안 된다.“

아몬이 이렇게 부드럽게 꾸짖었다.

지금부터 어떠한 고난이 닥쳐와도 반드시 헤쳐나가리라.

아몬의 얼굴을 쳐다보면서 입술을 깨물었다.

그리고 나 혼자 열반에 들겠다던 욕심의 그림자가 수치스럽게 느껴져왔다.

   “고타마,

    당신의 체험은 모두가 다 그대로 신리(神理)입니다.

   많은 중생은 당신을 거울삼아 인생의 번뇌에서 벗어나 마음의 평안을 되찾을 것입니다.

   정도에서 벗어난 생활이라는 것은 비록 즐거운 일(樂)이라 할지라도

   이내 괴로움의 고해(苦海)로 통하고 마는 것.

   --고(苦)는 낙(樂)의 씨앗이요,

      낙은 고를 지어내는 씨앗인데,

    중생은 이 이치를 알려고 하지 않습니다.

   마음있는 자는 필사적으로 이 이치를 탐구하고 있지만,

   그 요원함을 느낀 나머지 혹자는 현실과 타협하게 되고,

   혹자는 소중한 생명까지 끊고 있습니다.

   천진스러운 마음이 그런 결과를 낳는데.

   스스로의 목숨을 끊는 행위 이상으로 인간에게 독이 되는 업(業)은 없습니다.

   당신의 체험은 고해에 허덕이는 중생의 눈을 뜨게 하고

   내재한 큰 지혜를 끌어낼 수 있는 열쇠가 될 것입니다.

   세상은 바야흐로 암흑의 말법 시대입니다.

   당신이 깨달은 신리는 지금이 아니면 펴 나갈 수 없습니다.

  이 시기를 놓치면 중생의 마음은 악마의 손아귀에 넘어가

  인류는 멸망의 길을 헤맬 것입니다.

  부탁드립니다.

  우리들은 당신의 앞길에 산이 있으면, 산을 제거할 것이고,

  계곡이 있으면, 다리를 놓아드릴 것입니다.

  강이 있으면 배를 준비할 것이며 어떠한 협력도 아끼지 않을 터이니

  고타마,

  잘 부탁드립니다.“

아몬은 이렇게 말을 마치자,

오른손을 들어 빛을 쏟아 보냈다.

  “꼭 해보겠습니다.

   저의 모든 것을 바쳐서 신리의 법등을 중생에게 밝혀 보겠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고타마가 이렇게 결의를 밝히자,

세 분의 바후라망은 실재계로 조용히 사라져 갔다.

고타마의 정법 포교의 결심은 이 때부터 부동(不動)의 것이 되었다.

바후라망들이 사라진 뒤의 우루벨라의 숲은 다시 암야의 정적으로 돌아왔다.

주위의 정경은 거짓말처럼 현실의 모습 그대로 돌아와 있었다.

 

 

인간석가 -다카하시 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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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들마을(전법심) | 작성시간 19.11.25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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