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신론■
眞如三昧者 不住見相 不住得相
진여삼매는 견상에 주착하지 않고 득상에 주착하지 않는다.
계속적으로 正意를 강조하고 있다. 도대체 참선하고자 하는 의도가 무엇인가다. 깨달음을 이루겠다고 참선하는가? 그렇다면 언감생심이다. 그것은 조사불교에서 하는 소리다.
참선하는 이유는 신심을 굳히기 위해 복을 쌓는 것이다. 결국 그것은 내 마음의 근원을 찾는 수행으로 이어진다. 그것이 대승불교에서 하는 참선의 목적이다. 이 참선 외의 참선은 다 외도의 참선이다. 그런 참선으로 삼매를 얻었다 하더라도 견애와 아만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한다.
세속 사람들에게서 명예와 이익과 공경을 받기 위한 참선으로 삼매에 들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외도의 삼매 대신 진여삼매를 얻는 자는 견상과 득상에 주착하지 않는다고 한 것이다.
견상은 뭘 보았다는 것이고 득상은 뭘 얻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선정에서 뭘 보았거나 뭘 얻었어도 거기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다.
■기신론■
乃至出定 亦無懈慢 所有煩惱 漸漸微薄
선정에서 나와도 게으르거나 교만하지 않는다. 그럼으로 해서 있는 번뇌가 점점 엷어지게 된다.
들어봤을 것이다. 과거에 사업 안 해본 거지 없고 월척 안 낚아본 낚시꾼이 없다는 사실을!
사람들의 원성을 듣는 언필칭 큰스님들도 옛날에 선원에서 다 용맹정진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욕망과 야망을 마음속 깊이 숨겨 두었던지 아니면 마에 당한 패배자일지 모른다.
수행에 실패한 자들은 스님도 아니고 일반인도 아니다. 그들은 그냥 인생의 괴짜들이다. 그들 중에 더러는 음주행음이 무방반야고 식육가무가 무애진여다 라고 소리치지만 그것은 허풍쟁이가 된 그들의 망설일 뿐이다.
수행을 계속해 나아가는 자는 선정에서 나와 볼일을 보러 나가도 태만하거나 교만한 마음을 일으키지 않는다. 속세와 속인의 집에 들어가는 경우라도 청정을 유지해 더러움에 물들지 말라고 한 월유경의 말씀을 가슴에 새기고 언제나 참선하는 마음으로 세상과 사람을 상대한다.
어떻게 상대하는지는 뒤에 아주 잘 나올 것이다. 그런 마음으로 세상을 대하다 보면 갖고 있던 번뇌가 나날이 미미해지고 죄업이 계속해서 얇아지게 된다.
■기신론■
若諸凡夫不習此三昧法 得入如來種性 無有是處
만약에 어떤 범부든지 이 삼매법을 수습하지 않고 여래종성에 들어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범부가 참선하는 목적은 복을 지어서 상근기의 범부로 향상되는데 있다. 그 다음에 거기서 1만겁 동안 줄기차게 수행해서 10주 계위에 올라서는 것이다.
하근기 범부의 최고 이상향은 바로 거기다. 거기가 여래종성의 자리다. 여래종성에 들어가는 것은 여래의 본가에 들어간다는 뜻이다. 즉 범부로서 드디어 부처의 집안에 무사히 입양되는 것이다. 그러면 결국 부처가 된다.
그러므로 부처가 되려면 반드시 이 코스를 밟아야 한다. 그러려면 제일 밑 단계에서 이 삼매를 닦아야 한다.
■기신론■
以修世間諸禪三昧 多起味著 依於我見 繫屬三界 與外道共
세간의 모든 삼매를 닦는다는 것은 다분히 거기에 맛을 들여 집착한다. 그리고 아견으로 삼계에 얽매여 외도와 함께 한다.
세상에 어떤 종교고 어떤 신행이건 간에 반드시 그들의 교리대로 삼매를 닦는다. 그 목적과 단계만 다를 뿐 그 행위는 똑같다. 기도건 명상이건 묵도건 단전호흡이건 토납호흡이건 반드시 한다.
어떻게 하든 그렇게 선정은 필수로 있다. 그 목적이 다를 뿐 선정에 들고자 하는 열망은 다 마찬가지다. 진여삼매는 맛보는 것이 아니다. 맛을 보면 거기에 빠진다. 진여삼매는 아무 느낌도 없고 맛도 없다. 그러므로 진정한 삼매는 그 어떤 맛으로부터도 벗어난다.
진여삼매는 세간을 벗어나는 수행이지 세간에 주착하는 수행은 아니다. 그러므로 범부로서 이 세상에 잘 살기 위한 방법으로 삼매를 닦는 외도와는 그 목적이 다르다는 것이다.
ㅡ계속ㅡ
출처 : 대승기신론 해동소 혈맥기 7권_공파스님_운주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