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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자유게시판

인간들이 다 죽겠다고 한꺼번에 통곡해도 부처는 안 나타난다. 그런데 하물며? 下

작성자The west|작성시간24.07.09|조회수298 목록 댓글 6

 

출처:大乘起信論疏記會本


□해동소□
如攝大乘顯現甚深中言 由失故尊不現 如月相於破器


섭대승론 현현심심 중에서 過失로 말미암아 세존이 나타나지 아니하신다. 그것은 깨어진 그릇에 달과 같다고 했다.


섭대승론 무착보살이 3권으로 지은 대승의 지침서다. 기신론에 버금갈 정도로 대단한 논서다. 특이하게 두 논서를 모두 진제스님이 번역하였다.

대승불교만이 법신이 있다. 그 법신에 깊고 깊은 뜻이 12가지나 된다고 무착보살이 말하였다. 그러면서 그 12가지를 게송으로 읊어 놓았다. 그 12가지 중에 7번째가 바로 현현심심이다. 즉 법신이 나타나는 깊고 깊은 도리를 설명한 대목이다.

부처님이 나타나시지 않는 이유는 중생들의 過失이라고 했다. 過는 내면에 쌓여 있는 죄과고 失은 원천적으로 갖고 있는 공덕이 사라진 것이다.



□해동소□
釋曰 諸佛於世間不顯現 而世間說諸佛身常住云何不顯現


해석하면 모든 부처님은 세간에 뚜렷이 나타나시지 않고 있다. 세간에서는 불신은 상주한다고 하는데 어찌해서 뚜렷하게 나타나시지 않으신가?


위 문장은 무착보살이 쓴 섭대승론의 두 구절을 그의 동생 세친보살이 섭대승론석에서 해석한 대목이다. 세친보살을 기억해 두시기 바란다. 기신론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세친보살하고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스님들은 언제나 부처님은 시방에 상주하고 삼세에 작용한다고 한다. 그런 소리를 듣는 신자들은 말한다. 그런데 왜 안보이는가. 우리에게 나타나 주시는 것은 아주 간단한 일일 텐데 왜 안 나타나 주시는가 한다.

그래서 어떤 인간은 부처도 사람처럼 죽으면 끝이라고 한다. 왜 이런 소리까지 듣게끔 우리에게 당신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느냐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허공중에 턱 나타나시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볼멘 투정을 부린다.

이제 이해가 분명히 되었을 것이다. 부처가 나타나지않는 것은 부처의 야속함이 아니라 나에게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이제야 알았을 것이다.


□해동소□
譬如於破器中水不得住 水不住故 於破器中實有月不得顯現


비유하자면 깨어진 그릇에는 물이 담기지 않는다. 물이 담기지 않기 때문에 깨어진 그릇 가운데서는 실로 달은 있어도 그대로 나타나지 않는 것이다.


깨어진 그릇에는 물이 담기지 않는다. 물이 없는데 어떻게 달이 비치겠는가. 달이 없다고 한탄하기 전에 물부터 담아 놓으면 달은 즉시 나타난다.

정말 의미있는 말씀이다. 부처님의 모습을 보려하거나 그분의 음성을 듣고자 하거나 아니면 그분의 놀라운 위신력을 체험하려면 지금 같은 이런 마음과 태도로는 절대로 그분의 실재를 볼 수가 없다.

부처님은 밝은 태양보다도 더 찬란하고 그윽한 보름달보다도 더 아름다운 분이다. 그분을 직접 친견하면 엄청난 환희와 희열에 휩싸인다. 그 강력한 기운으로 평소에 바라던 소원이 이뤄지고 고질병이 치유된다.

좋아하던 연예인의 목소리를 직접 듣거나 마주쳐도 가슴이 울렁거려 밥을 먹지 않아도 얼마간은 배고픈 줄 모르고 기쁨에 젖어 산다.

그처럼 부처님을 한번 뵈면 그 에너지가 넘쳐흘러 평생 밥을 먹지 않아도 배고픈 줄 모른 채 벅차오르는 환희심으로 살아갈 수가 있다. 그런데 어쩌나 범부는 그분을 만날 수가 없다는 데 큰 슬픔이 있다.

                                                         ㅡ終ㅡ

출처 : 대승기신론 해동소 혈맥기 7권_공파스님_운주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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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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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도토리키재기 | 작성시간 24.07.09 콘서트 표를 살 돈이 없으면 유명 가수가 노래 부르는 것을 직접 볼 수가 없다.

    마음에 복이 없으면 법회에 참석하여 법신부처의 교화를 직접 느낄 수 없다.

    그러므로 몸이 살려면 돈을 벌어야하고 마음이 살려면 복을 지어야 한다.

    태양이 중생을 골라 빛을 주지 않듯이 부처도 중생을 골라 가피를 내리지 않는다는 말씀. 감사합니다.
  • 작성자도토리키재기 | 작성시간 24.07.09 육신을 위해 돈을 모으면 중생을 만나고 마음을 위해 복을 지으면 부처를 만난다.
  • 작성자도토리키재기 | 작성시간 24.07.09 중생에게 부처가 나타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무착보살은 섭대승론에서 깨어진 그릇으로 비유를 들었다.

    마명보살은 기신론에서 때가 낀 거울로 비유를 들었다.

    두분 다 연속되는 사마타의 선정을 이루면 부처가 나타난다고 했다.

    그러나 원효는 해동소에서 비록 범부가 선정에 들지 못하더라도 복덕을 많이 지으면 부처가 나타난다고 하셨다.
  • 작성자The west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7.09 네. 혈맥기 7권을 보고 놀랐습니다.

    번뇌가 심중해도 선성비구와 제바달다는 능히 부처님을 뵈었다. 부처님 살아생전에 부처님 속을 제일 많이 끓인 자들이 선성과 제바달다.

    부처님과 세속의 핏줄이 같은 그들의 말로. 무간지옥에 떨어진 선성비구, 끝까지 부처님을 괴롭힌 제바달다.

    복으로 부처를 뵐 수 있지만 지혜가 없으면 부처를 모실 수 없다는 것.

    부처님을 뵙는 정도가 아니라 부처님과 가장 가까이 있던 자들의 말로는 놀랍습니다.
  • 작성자금강반야밀 | 작성시간 24.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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