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산대종사 어록 모음
○…“평화와 안락이란 자신의 욕심을 다 버리고 일체만유를 사랑하고 아낄 때 이루어지는 것이다. 중생은 누구나 다섯가지 욕심이 있다. 재물욕심, 색욕, 식욕, 명예욕, 수욕이다. 이 욕심 때문에 배우고 익히고 노력하고 고생하는 대신 싸우고 빼앗고 거짓말하고 도둑질하고 전쟁하고 살인하는 것이다. 이 욕심만 없다면 더 행복하게 살고 필경에 성불할 것이다.”(고산스님 회고록 ‘지리산의 무쇠소’ 中)
○…“‘내가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아상(我相)을 타파하지 않으면, 만사가 이뤄지질 않는다. 무엇이든 잘하는 사람보다 못하는 사람을 자꾸 앞세워 발전이 있도록 해야 한다. ‘아는 것’을 후배와 동료들에게 알려줘야 한다. 사람 사이에 있는 ‘마음의 장벽’을 허물어야 한다. 만리장성보다 더 무서운 게 ‘마음의 장벽’이다. 본인 스스로 ‘마음의 문’을 열기 전엔, 다른 사람의 힘으로 도저히 허물 수 없다. 법회에 다니다 많이 느낀 것인데, 사람들은 항상 자기보다 나은 사람과 비교하려 한다. 부족하니, 괴로움이 생긴다. 그래서 부처님이 말씀하신 여덟 가지 고통(八苦)에 ‘비교 부족고(苦)’를 하나 더 추가하려 한다. 탐욕심 없이 자기 일에 충실한 사람이 훌륭한 사람이다.”(2002년 2월 불교신문 특별인터뷰 中)
○…“행복하게 사는 세가지 조건이 있다. 첫째 감사하는 마음이니 부처님께서 나의 미몽을 깨우쳐 주시니 감사함이요, 부모님이 나를 낳아 키워주시니 감사함이요, 반대적으로 나를 욕하는 사람이 있으면 입 아프게 꾸짖어 주심을 감사하고 나를 때리는 사람이 있으면 손아프게 나를 채찍질해 주심을 감사해하고 일체만유에 감사한 마음을 가진다. 둘째 미소를 짓는 것이나 아무리 고달프고 괴롭고 슬픈 일이 있더라도 항상 미소 짓고 밝은 얼굴로 남을 대하고 행주좌와 어묵동정에 웃는 얼굴로 모든 일을 해야 할 것이다. 셋째는 침묵이니 들어도 못들은척 보아도 못본척, 항상 침묵하고 말을 조심해야 행복할 것인데 남녀간에 들으면 들은대로 보면 본대로 앵무새처럼 날날이 벌처럼 말을 못참고 날날거리니 매일같이 시시비비에서 벗어날 길이 없으니 행복할 수가 없는 것이다.”(고산스님 회고록 ‘지리산의 무쇠소’ 中)
○…“<화엄경> ‘보현행원품’을 보면 보현보살이 부처님의 수승하신 공덕을 찬탄하고 나서 모든 보살과 선재동자에게 말씀하기를, 공덕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열가지 넓고 큰 행원을 닦아야 한다고 가르친다. 마지막이 회향이다. 지은 모든 공덕을 회향하는 것인데 이는 산위에 올라간 뒤 혼자 달랑 내려오지 않고 뒤따라오는 사람의 손을 잡고 끌어주는 것과 같은 것이다. 일체 중생에게 남김없이 회향하여 중생들이 항상 안락하고 병고 없기를 기원해야 한다.”(2004년 3월 불교신문 법문중계 中)
○…“‘하루 일하지 않았으면 하루 먹지말라(一日不作 一日不食)’는 말이 있다. 백장회해 선사가 만든 청규의 한 구절이다. 참선수행도 교학강의도 스님의 일이지만 대중을 위해 목탁치고 다같이 밭으로 나가 김을 매는 것도 스님의 일이다. 수좌라 해서 골방에 죽치고 앉아 고통을 지고 찾아오는 신도들을 멀리하거나, 주지라 해서 마음공부는 뒷전인 채 주판만 튕기면 곤란하다.”(2005년 3월 불교신문 특별인터뷰 中)
○…“여러분, 극락가고 싶지요? 탐진치 삼독을 버려야 극락 문턱을 넘을 수 있어요. 염불 많이 한다고 극락에 갑니까? 입술만 극락에 갈 겁니다. 마음으로 부처님 생각하고 부르는 것이지, 이름만 부르는 것은 소용없어요. 그것은 ‘송불’이지 ‘염불’이 아니요. 만약에 오늘 법당에 모인 불자들, 빨리 해탈도를 얻으려는 분이 있다면 유무에 상관하지 말아야 합니다. 오로지 화두만 드세요. 화두 하나만 있으면 나 자신도 없어지고, 화두를 든다는 생각 자체가 없어지고, 전체가 하나의 의심덩어리가 됩니다. 잠들었을 때나 깼을 때나 완전히 하나가 되도록 그렇게 수행하세요.”(2006년 3월 불교신문·진흥원 공동 ‘깨침의 소리 나누는 기쁨’ 100일 법회 中)
○…“언제나 처음처럼 무엇을 해도 최선을 다해야 해. 나는 언제나 노력하며 살아왔지. 나는 내 자신이 박복하다고 생각했어. 복된 인생을 살기 위해서는 남보다 더 노력하는 것이 내게는 더 절실하다고 생각했지. 어려서, 나는 남보다 더 공부에 전력했어. 다른 스님들이 다 잘 때도 나는 깨어 공부했지. 처음을 어떻게 시작하느냐가 중요하지. 그리고 그 마음을 평생 간직하는 것은 더욱 중요하고, 그렇게 살 때 인생에 집착이나 미련이 남지 않는 거야.”(2006년 11월 불교신문 특별인터뷰 中)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한 것인가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얘기할거야. ‘욕심 보따리 버리고, 희망하는 바도 없애고, 착한 마음으로 꾸준히 남을 위하는 생각으로 살라. 그러면 단 하루도 불행한 날이 없을 것이다’ 나만을 위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으니 불행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는 것이지. 나보다는 내 자식, 내 남편, 내 아내, 우리 동네, 우리나라, 세계 인류를 위하는 마음 ‘나보다 남을 위한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살면 불행할 일이 뭐가 있겠어요.”(2008년 4월 불교신문 특별인터뷰 中)
○…“보살계를 받았다고 으스대고 법사의 법문을 가볍게 듣고, 실천과 행동보다 말이 앞서는 보살은 ‘열반한 도깨비’와 같다. 몸을 바르게 갖고 청정하게 계를 지키면서 살아라. 청정한 계는 가장 안온한 공덕이 머무는 곳임을 알아라. 세속에서 사업을 하고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계율 지키기 어려우니 그것 무서워 아예 계를 받지 않으려는 거사님들이 많다. 술은 요령껏 취하지 않도록 마시고, 고기 역시 시장에서 파는 죽은 생선을 먹거나 약간의 육식을 하는 것은 허용할 수 있다. 또한 장사 중에도 결국엔 사람죽기를 바라는 장사는 삼가야 하며, 세력을 믿고 약한 이를 협박하지 말고, 사람 해치는 물건을 집안에 두지 말며, 부모를 죽인 원수라도 원수갚을 생각을 하지 말라. 계를 잘 지니면 향기가 시방에 풍기고 명성이 멀리 퍼지며 하늘과 사람이 사랑하고 공경하며 소원을 모두 얻는다. 계는 온갖 법이 머무는 자리다.”(2013년 4월 범어사 보살계 법회 中)
출처 : 불교신문
정리 : 하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