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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자유게시판

한소식? 해봤어야지----동은스님

작성자고구마감자|작성시간24.12.11|조회수119 목록 댓글 2

한소식? 해봤어야지

 

얼마 전 서울에 다녀왔다. 

주로 기차를 타고 가긴 하지만 

 

이번엔 승용차로 올라가며 

단골 휴게소에 들렀다. 

 

이곳은 

휴게시설과 산책로를 잘 만들어 

놓아 자주 이용하는 편이다. 

 

마침 점심때라

 

따뜻한 국수 한 그릇을 

국물까지 싹 비우고 나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었다.

소화도 시킬 겸 휴게소 

뒤쪽으로 난 

산책길을 천천히 걸었다.

 

 문득 나무에 매달아 

놓은 글귀 하나가 눈에 띄었다.

 

'사랑? 해봤어야지’ 

 

아마 사랑도 한번 못해본 

시인이 푸념삼아 쓴 시 같았다. 

 

그러게, 

그 사랑이란 것이 하고 

싶다고 되는 것이 아니긴 하지.

오후에 누각을 서성이며 

그윽한 

풍경소리에 젖어있는데

 

거사 한 분이 말을 걸어왔다. 

직감이 예사롭지 않았다. 

 

가끔 

스님들의 깜냥을 재미삼아 

점검하러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분들이 있다. 

 

어떤 스님은 곤욕을 

치른 적도 있다고 들었다. 

 

가 먼저 한 말씀 드렸다.


---“혹시 불교 

교리에 관한 질문이면

 

인터넷에 

검색해 볼 것을 권해드립니다.

 

거기에는 교수님들이나 

큰스님들 강의가 수두룩합니다.”

 

 “그러죠, 뭐”하며 공

격을 슬쩍 비켜가더니 대뜸

 

 “스님은 한소식 하셨습니까? 

그게 대체 뭡니까?”라며 되받아쳤다.

가슴이 뜨끔했다. 하마터면 

책하던 

다리가 휘청하고 풀릴 뻔했다.

 

선방에서 좌복에 

좀 앉아 본 사람들은 안다.

 

 그 ‘한소식’이란 것이 

 

수좌들을 얼마나 

고통 속에 

몸부림치게 하는지를···.

그래도 출가 수행한지 

30년을 훌쩍 넘기고 

선방에서 장판 때도 꽤 묻혔는데, 

 

큰 소식은 못돼도 

작은 소식 하나정도는 

일러줘야 되지 않나

 

하는 자존심이 꿈틀하고 일어났다.

 

마침 공양간에서 

맛있는 냄새가 솔솔 풍겨 나왔다.

---“하하, 한소식요? 

제가 해봤어야죠. 

 

래도 지금 바람결에 

전해오는 냄새를 맡아보니 

 

오늘 저녁 메뉴가 

국수인 것은 알겠습니다.

 

오신 김에 국수나 

한 그릇 하고 가시지요.”

 

 “···?!” 

 

누각 끝에서 푸른 허공을 

헤엄치고 있던 잉어가 

 

뎅그렁 

꼬리를 치며 킥킥 웃었다.


아, 꿈에도 그리는 그 한소식! 

 

거사님의 돌직구에 

 

한소식은 커녕 반소식도 못한 

게으른 행자의 슬픈 푸념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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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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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이보명화 | 작성시간 24.12.11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 작성자들마을(전법심) | 작성시간 24.12.11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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