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맑은 자유게시판

단옷날 소금 묻기---현진스님

작성자고구마감자|작성시간26.06.19|조회수69 목록 댓글 3

단옷날 소금 묻기

 

여름 안거가 시작되면

은근히 기다려지는 날이 있다.

바로 오월 오일 단오이다.

 

단옷날엔 가부좌를 풀고 

어린애들 냥 설레는 

마음으로 산행 길에 오른다..

 

이 날 산중은 온통 스님네의 

산행 준비로 떠들썩하다.

 

김밥을 싸고 먹을 것

몇 가지를 챙기는 도반들의

표정이 유난히 환하다.

 

초콜릿은

가지고 오르는 산행 식품.

 

산 중턱에 앉아서 초콜릿을

먹으면  피로가 싹 가신다. 

 

허기질 때에는 비상식량

으로도 제 몫을 툭툭히 한다.

 

산행 가방 대신 수박 한 통을 

끈으로 단단히 묶었다. 다각은 

언제나 대중 시봉으로 바쁘다.

 

먹고 마시는 것을 준비하는

일은 모두 다각이 할 일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시간에 

맞추어 차를 끓이거나

 

별식을 준비하느라고 눈코 뜰

없이 바쁜 소임이었다는데

 

요즘은 그래도 많이 나아진

편이라는 게 구참들의 말.

 

그것은 우리 절 집안의 식단

에도  어느새 인스턴트식품이

 

알게 모르게  꽤 자리를 차지

하게 되었다는 얘기이리라.

 

사실 대중 시봉이 곧 공부라는

마음가짐이 아니면 다각

소임을 똑바로 해내기란 어렵다.

 

단옷날은 산중 스님들이 

대부분의 시간을 산에서 보낸다.

 

가는 곳은 해인사 앞산인 매화산.

스님들 사이에서는 남산으로 통한다.

 

산을 타는 기분은 가야산

보다 남산이 제격이다.

 

남산 상봉에서 기암 괴석 사이로 

청량사까지 빠져나가는 산행 길의 

재미는 어느 산에도 뒤지지 않는다.

 

해인사는 해마다 단옷날이면 

소금 묻는 행사를 해오고 있다.

 

남산 상봉에 소금 묻는

일은 선방  스님들의 몫. 그래서 

 

이 날엔 남산 상봉에 여기저기  

스님들밖에 보이지 않는다.

 

암자에서 정진하는 비구니

스님들도 좌선하던 다리도 풀

겸하여  먼 길을 마다하지 않는다. 

 

산중 식구들이 상봉에 가득하다.

 

상봉에 오르면 먼저 다섯 군데

에서 구덩이를 파는 일부터 한다. .

 

소금 묻는 곳은

언제나 같은 자리이다.

 

그런 뒤에 한 주먹씩

소금을 나누어 묻는 일이 끝나면 

비로소 한숨을 돌릴 수 있다..

 

비구니 스님들이 준비해온 

김밥이 어느 때보다 더 맛있다.

 

매화산은 화산 형국.다시 말해

 

처마 끝에 주렁주렁 린 고드름을 

거꾸로 세워 놓은 모양이라는 뜻인데,

 

봉우리가 쭈빗쭈빗하여 남성

다운 힘이 있는 산세를 말한다..

 

산세가 그런 탓에 불기운이

너무 강하여 그 열이

해인사까지 뻗친다고 한다..

 

그 기운을 눌러 주는 

처방이 곧 소금을 묻는 일인 게다.

 

소금을 묻지 않으면 그 해에 화재도 

많거니와 물난리까지 겪는다고 한다.

 

소금을 바닷물을 상징하는 것이니,

바닷물로서 산세의 

불기운을 다스린다는 이치이다.,

 

한 마디로 산의 기운을 적절히 조절

하여 우순 풍로를 기원하는 것이다.

 

세속에서는 단오 풍속이 세월의

변화에 따라 사라져 가고 있지만 

 

절 집안에서만큼은 

단오는 아직까지 큰 명절이다..

 

그러고 보면 우리 것을 지키고 

계승하는 일은 거의 

스님네가 도맡다시피 하는 것 같다.

 

해인사 남산에 소금을

묻는 일이 꼭 과학적인 근거에

따른 것은 아닐지라도

 

그런 풍속이 없어지지 않고 

지켜지는 것이 참 좋다.

 

사부 대중이 한자리에 

모여 같은 일에 몰입할 수 있는 

이런 날이 좀 더 많았으면 싶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연화덕아미타불 | 작성시간 26.06.19 나무아미타불()
  • 작성자들마을(전법심) | 작성시간 26.06.19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_()_()_()_
  • 작성자아우라지 | 작성시간 26.06.20 아제아제바라아제바라승아제모지사바하 ()_()_()_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