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맑은 자유게시판

[스크랩] 청와대와 오컴의 면도날

작성자보운화|작성시간10.04.07|조회수140 목록 댓글 1

청와대와 오컴의 면도날


‘오컴의 면도날’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혹 도루코 면도날이나 필리세이브 면도기 같은 것을 떠올린다고 해서 자신의 무지를 탓할 건 없습니다. 그러나 이 면도날은 애석하게도 면도하는 것과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그럼 대체 무엇에 쓰는 것일까요? “실체를 필요 이상으로 중첩해선 안 된다”라는 원리가 바로 ‘오컴의 면도날’입니다. 내용은 간단합니다. 근본 원리는 꼭 필요한 것에 국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떤 것들을 설명하기 위해 많은 전제나 가정을 끌어들여선 안 되며, 꼭 필요한 것만으로 최대한 제한하고 억제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윌리엄 오컴은 14세기 영국의 신학자요, 철학자입니다. '이데아'와 같은 보편 개념은 단지 사람이 붙인 이름일 뿐이라는 '유명론'(명목론이라고도 함)을 주장한 것으로 더 유명합니다.

그런데 신학자들이나 교회의 입장에서 보면, 유명론(唯名論)은 '신' 이나 '영혼' 같은 것들 역시 단지 인간이 붙인 이름일 뿐이라고 생각할 위험이 있었기 때문에 용납하기 힘든 주장이었지요. 그래서인지 오컴은 교회와 사이가 나빠서 교황과 대립하고 있던 독일 영주의 성에 숨어 살아야 했습니다.

오늘날 오컴의 면도날은 “가설은 가장 단순한 것을 선택해야 한다.”나 “가장 단순한 것이 되도록 구성해야 한다.”라는 원칙으로 적용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평범하고 당연해 보이는 원리를 왜 굳이 '면도날'이라고 했을까요?

그건 이 원칙을 마치 면도날처럼 엄격하게 적용하려 했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일부 영미권의 철학자들이나 과학자들은 이 '면도날'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원리가 간단할수록 이론이 더 진리에 가까워지기 때문이지요. 해서, 이 면도날에 베여 죽고 다친 이론이 참으로 많습니다. 그렇다고 또, 간결한 이론이라는 기준이 꼭 '참됨'을 재는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천안함 침몰사고를 보면서 문득 ‘오컴의 면도날’ 이 떠오른 이유가 뭘까요?

복잡하게 무수히 만들어내고 있는 가설 때문입니다. 일테면, 피로파괴다 아니다. 암초 때문이다 아니다. 어뢰다 아니다. 기뢰다 아니다. 북한 소행이다 아니다. 내부폭발이다 아니다. 새떼다 아니다. 도대체가 왜 이리 복잡하냐 이 말입니다.

이러한 복잡한 가설들이 만들어지고 있는 까닭은 진실을 감추고 있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들이라는 말입니다.
사고 직후 가장 먼저 청와대에서 ‘북한 소행은 아닌 것 같다’라고 하는 이 가설을 천착해 볼 필요와 함께, 몇 번이나 수정되어 발표되는 사고 발생 시점의 시간과 현장에 있었던 장병들의 이야기를 듣지 못하도록 격리 통제한 일입니다. 추운 날씨에 그것도 캄캄함 밤에 갑자기 새떼가 나타나 주포를 130발이나 내리 갈겼다는 훼괴한 소리도 마찬가지이고요.

그리고 또, 왜 청와대는 국회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는 국방장관에게 메모 쪽지를 보내어서 이리도 복잡하게 만드느냐 이 말입니다. 이러한 일련의 복잡한 가설들을 오컴의 면도날로 잘라 내고 나면 남는 것은 오직 진실을 은폐하고 있다는 사실하나만 남습니다. 그러므로 이제는 정부와 군이 감추고 있는 그 진실을 밝히는데 주력하면 되는 것입니다.

오컴은 진리 혹은 진실과 사변 혹은 거짓을 구분하는 기준으로 단순함의 법칙을 들고 나온 것입니다. 그에 의하면 세상의 진리는 복잡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장황한 설명이나 여러 개의 가설과 가정이 있어야만 설명이 가능한 것은 진리 혹은, 진실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는 진리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가정이나 전제들을 모두 잘라 버리고 단순함의 잣대로 사물의 핵심만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 것입니다.

결론은 이 정권은 국가를 보위할 수 있는 어떤 철학도 의지도 능력도 없어 보인다는 것입니다. G20 회의가 김장일과의 만남이 국가보다 소중할 수 없습니다. 4대강 사업이, 경제가 국가보다 먼저일 수 없습니다. 결코 국가를 지키고 국민의 안위를 지키는 일을 부도덕한 장사꾼의 마인드로는 해낼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입니다.

국가 지도자 잘 뽑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2010.04.07.염화당.중홍.

다음검색
스크랩 원문 : 천주사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청산에 하늬바람 | 작성시간 10.04.09 투표보다 더 시급하고 분명한 것은 유권자들의 사회교육이고 선진화교육입니다. 끊는 냄비정신으로는 백년이 가도 요연합니다.늘 답답한 것이 지조없는 유권자정신입니다. 나무아미타불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