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화경, 「방편품 제 2」를 풀어본다(11)
2-26.
사리불의 게송이 끝나자 세존께서 사리불에게 이르셨습니다.
"그대가 이처럼 세 번이나 간절하게 청을 하니 내 어찌 설하지
않겠소. 이 몸이 그대들에게 자세히 분별하여 설할 것이니
온 마음을 기울여 귀담아 듣고 이 가르침을 깊이, 또 깊이
생각하여 마음에 새겨야 합니다."
이러한 부처님의 말씀이 떨어지자, 법회에 참석했던 비구와
비구니, 우바새와 우바이들 가운데 오천 명이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예를 드리고 법회를 떠났습니다.
왜 이들은 법회를 떠났는가.
이 무리들이 지닌 잘못된 성품의 근본이 뿌리 깊고, 그릇됨이
무거운데다 교만하기까지 하였으니 이르지 못한 것을 스스로
이르렀다 여기고 깨닫지 못한 것을 스스로 깨달았다 여기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지닌 흠결이 이처럼 무거웠으니 더 이상
법회에 머물 수 없었던 것입니다.
爾時 世尊告舍利弗
"汝已慇懃三請 豈得不說 汝今諦聽 善思念之 吾當爲汝 分別解說"
說此語時 會中有比丘 比丘尼 優婆塞 優婆夷 五千人等
卽從座起 禮佛而退
所以者何 此輩罪根深重 及增上慢 未得謂得 未證謂證
有如此失 是以不住
【풀 이】
●<그만 두겠다>, <아닙니다, 꼭 설해주셔야 합니다>
석가모니부처님과 사리불 사이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여기서 끝난다.
세 번에 걸친 부처님의 사양, 「2-3」, 「2-19」 및 「2-22」
세 번에 걸친 사리불의 간청, 「2-15」, 「2-20」, 및 「2-24」
후세 학자들은 이를 두고 <三止三請>이라 이름 붙였다.
●<Deal>이 성사되자마자 발생한 참사, 법회를 보이콧하는 오천 명.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청중들 가운데 五千名이 자리를 털고 일어나 말없이
법회를 떠난다. 부처님의 말씀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고요한 밤중에 멀리서 개 짖는 소리가 아득하게 들린다면, 우리는 더 한층
깊은 밤의 정적을 느끼듯,
조용한 강당에 또각또각 구두 발자국 소리가 들린다면, 우리는 더 한층
강당의 고요함을 느끼듯,
무량무수 청중들 가운데 오천 명이 부처님의 말씀을 믿지 못해 법회를
보이콧하고 떠남으로써 분위기는 더 한층 달아오른다.
●汝已慇懃三請 豈得不說
<그대가 이처럼 세 번이나 간절하게 청하는데 내 어찌 설법을 마다하겠는가?>
*已402 이미 이(벌써), 너무 이(대단히)
*慇懃三請 <마음을 다해 간절하게 세 번을 청하다.>
*豈得不說 <어찌 기꺼이 말하지 않으랴.>
-豈1164 어찌 기
-得449 만족할 득(기꺼이)
●善思念之
<그것을 깊이 생각하고 마음에 새기다.>
여기서 <之>는 <甚深微妙難解之法>를 지칭하는 대명사다.
*善252 착할 선(악의 반대), 좋을 선, 길할 선, 친할 선, 옳게 여길 선,
잘 선(익숙하게, 능란하게)
●分別 (불사)①단정하다, ②구분하다, ③사람들이 이해하도록 나누어 설명하다.
註: <分別>이라는 단어는 대개의 불자들이 금기시하는 용어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이 단어는 그때그때의 경우에 따라 의미를 달리하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불교사전이 풀이해 놓은 것만도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세 가지다. <分別>이라는 단어만 보이면 마치 입에 담아서는 안 되는
말인 양 화들짝 놀라는 불자들은 이 단어가 왜 쓰였는지 한번쯤은
생각해보기를 권한다. 그 후에 놀라도 늦지 않기 때문이다.
<吾當爲汝 分別解說>에서 <分別解說>은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차근차근, 자세하세 풀어서 분명하게 설명한다, 는 의미다.
●說此語時
<이 말과 때를 같이 하여>, 혹은 <이 말을 하고 있을 때>
●罪根
<인간으로서의 길을 역행하는 근본 성품>
●未得謂得 未證謂證
<이르지 못하고도 이르렀다 말하고, 깨닫지 못하고도 깨달았다 말하다.>
이 구절은 經에 자주 등장하는 <增上慢>이라는 용어의 의미이기도 하다.
*證1157 증명할 증(확실함을 표명하다), 증거 증,
여기서는 깨달을 증(悟道에 들어가는 일)
-無得無證 謂之解脫
얻은 것도 없고 깨달은 것도 없으니 이를 일러 해탈이라 한다.
●有如此失 是以不住
<이와 같은 흠결을 지니고 있었으니 (그 자리에) 더 이상 머물 수가 없었다.>
*失313 잃을 실, 여기서는 허물 실(그르침, 과오)
*是以不住 이런 사유가 있었기 때문에 머물 수가 없었다.
여기서 以72 는 <~이기 때문에>라는 뜻이다.
2-27.
세존께서 그들의 퇴장을 제지하지 않고 가만히 침묵을
지키셨습니다. 그리고 바로 사리불에게 이르셨습니다.
"이제 이 법회의 대중들 가운데는 더 이상 곁가지도 없고
잎사귀도 없습니다. 진정한 알맹이만 오롯이 남았습니다.
사리불이여, 이처럼 자만심으로 가득 찬 자들이라면
떠나는 것 또한 좋습니다.
이제 그대들을 위해 설하지 않을 수 없으니 마음을 집중하고
귀를 기울여 잘 들으시라."
사리불이 대답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세존이시여. 기꺼이 듣겠습니다."
世尊黙然 而不制止 爾時 佛告舍利弗
"我今此衆 無復枝葉 純有貞實
舍利弗 如是增上慢人 退亦佳矣 汝今善聽 當爲汝說"
舍利弗言 "唯然世尊 願樂欲聞"
【풀 이】
●我今此衆
<지금 나와 자리를 함께하고 있는 이 법회의 대중들>
*我見 ①자기의 편협한 見解, ②(불교)제멋대로의 생각.
*我心匪石不可轉
<돌 같으면 구를 것이나 단단한 나의 마음은 움직일 수 없다.>
-匪191 아닐 비(非와 同, 담을 비(상자에 넣다), 비적 비(兇漢)
●貞實1170 속이 꽉 찬 열매, 마음이 곧고 충실하다.
*貞1170 곧을 정(마음에 흔들림이 없고 꼿꼿하다)
●退亦佳矣
<(법회에 남아 분위기를 흐리게 하는 것보다)물러가는 것 또한 전혀 나쁘지
않다.>
*佳88 아름다울 가(佳人, 佳境), 좋아할 가, 좋을 가(佳作)
*矣879 의조사 의(句의 끝에 붙여 과거, 미래, 단정을 나타낸다.)
*兮139 어조사 혜(語句의 사이에 끼우거나 語句의 끝에 붙여 語氣가 일단
그쳤다가 音調가 다시 올라가는 것을 나타내는 조사, 詩賦에 사용)
-父兮生我 母兮育我(詩經)
아버지 날 낳으시고 어머니 날 기르시니.
●汝今善聽 當爲汝說
이 구절은 금강경 첫머리에 나오는 <汝今諦聽 當爲汝說>과 같은 뜻이다.
(계 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