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종합불교의 장

남회근 선생의 설법(235) : 당체꽃이 한쪽으로 기울어져있네

작성자자적헌|작성시간23.06.02|조회수88 목록 댓글 1
“당체꽃이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네, 어찌 그대를 생각하지 않으리? 다만 그대 집이 너무 머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이는 생각하지 않은 것이니, 생각한다면 멀 것이 있겠는가?”


唐棣之華, 偏其反而;豈不爾思, 室是遠而。子曰:未之思也, 夫何
당체지화 편기반이기불이사 실시원이자왈 미지사야부하
遠之有?
원지유
 
공자는 이 네 구절의 옛 시를 인용하여 묘하게 활용하고 있습니다. 당체唐棣는 식물의 일종으로, 꽃이 밤송이처럼 생겨서 5월에 흰색으로 피어납니다. 이 시를 통해 말하는 것은, 당체 꽃송이가 한쪽으로 치우쳐 있는 듯한 모습을 보고 일시적인 감상이 일어나, 어떤 사물이든지 모두 정正․반反 양면이 있음을 이해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어떤 일들을 일시적으로 똑똑히 볼 수 없는 것은 그것이 너무 친밀해져서 오히려 우리 자신을 가리고 있기 때문인데, 사실 이치는 바로 우리 눈앞에 있습니다. 마치 우리 집 안에 있음과 마찬가지여서 자세히 많이 사고해보기만 하면 우리 자신의 집에 본래 있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화근과 근심은 항상 미미한 것을 소홀히 하는 데서부터 쌓이고, 지혜나 용기는 대부분 탐닉하는 데서 곤경을 겪는다.”(禍患常積於忽微, 智勇多困於所溺)는 것이 바로 이런 뜻입니다.
당체꽃에 관한 네 구절의 시는 두 가지 의미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첫째, 앞에 있는 한 송이 꽃이 정말 예쁘지만 아쉽게도 한쪽으로 좀 치우쳤다는 것입니다. 둘째, 꽃이 기울어져 보이는 것은 자기가 주의 깊게 생각해 보지 않은 탓이란 것입니다. 사업을 하거나 사람 노릇을 하는 데 있어 가장 잘못하기 쉬운 점은 가장 알기 쉬운 일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거나 가장 가까운 사람을 지나치게 믿는 데 있습니다.
인생 경험과 역사상 교훈을 통해 우리가 알 수 있듯이, 어떤 사람을 실패하게 만들고 무너뜨리는 것은 적이 아니라 흔히 당신의 좌우에 있는 가장 믿는 측근입니다. 또, 좌우 측근들이 고의적으로 당신을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라, 그 측근 자신이 무의식중에 잘못을 범하거나 너무 큰 잘못을 범한 나머지 당신을 무너지도록 돕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사람은 자기와 한 집에서 사는 사람과, 가장 비근한 일을 분명하게 보기가 가장 쉽지 않습니다. 마치 우리가 안경을 쓰면 밖의 사물은 잘 볼 수 있지만 흔히 자신이 안경을 쓰고 있다는 사실은 잊어버리고, 안경알이 깨졌을 때 자신의 눈까지 상처를 입는 것과 같습니다. 이 시의 네 구절을 연결시켜 이해해 보면, 우리들이 뭔가를 애호하다 보면 사적인 정에 치우치고, 사적인 정에 치우치다 보면 흔히 일을 분명히 보지 못해서 친숙한 사물일수록 제대로 볼 수 없다는 뜻이 됩니다. 이 점을 특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이는 생각하지 않은 것이니, 생각한다면 멀 것이 있겠는가?’”(子曰:未之思也, 夫何遠之有). 이것은 공자의 결론입니다. 공자의 말은 이런 뜻입니다. “실제로는 자신이 애써 깊이 생각해 보려 하지 않기 때문에 제대로 볼 수 없는 것이다. 사실 가장 높고 심원한 이치는 가장 평범하고 가장 낮고 가까운 데 있는 것이다. 우리는 흔히 눈앞에 있는 것들을 대수롭지 않게 보아, 생각해 볼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여 실패의 씨앗을 뿌린다.”


논어강의에서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들마을(전법심) | 작성시간 23.06.02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_()_()_()_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