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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人의 마을

비가 되어

작성자산마을풍경|작성시간24.07.17|조회수15 목록 댓글 0

비가 되어

/김홍래

 

 

 

 

한 점 바람 없이 무덥기만 하고

마른날이면 소리 없이 내리는

비가 되고 싶어요

어두운 골짜기를 지나

뿌옇게 흙먼지 날리는 황톳길을

바삐 걸어가는 사람들의

마른 어깨를 흠뻑 적셔줄

비가 되어 내리고 싶어요

비가 되어

저 수북한 들풀들을 흥건히 적시고

모난 돌맹이들 촘촘한 모래알들

보듬으며 오래 흘러갈 수 있는

강물이 될 수 있다면

그래서

그대의 젖은 가슴을 만져볼 수 있다면

비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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