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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글]겨울 산 아래에 서서 / 성봉수

작성자성봉수|작성시간22.01.06|조회수129 목록 댓글 6


겨울 산 아래에 서서
/ 성봉수

  
시린 바람이 기억을 후리는 겨울 산에서야
감춰 두었던 골짝을 보았습니다
골마다 버티고 선 나무를 보았습니다
나무마다 밟고 선 낙엽을 보았습니다
햇살과 비와 바람의 순리로만 알았던 것들,
버린 줄 알았던 시간들을 차곡히 쌓아
켜켜이 쌓은 제 몸을 삭혀 거름을 만들고
그 힘으로 푸르름을 지키고 섰었음을
겨울 산 아래 서서야 나는 알았습니다
푸른 산을 바라보던 철없던 오만
겨울의 앙상한 밑둥이 되어서야
나에게 닿았던 모든 것들이
우연도 만약도 없었다는 것을
당신이 버린 줄 알았던 이별을 잡고
겨울 산의 나무 아래 마주 서서야 알았습니다


20120120쓰고壬辰元日0230옮김

 

■ 성봉수 詩集 『너의 끈』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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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성봉수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2.01.06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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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따뜻한 날 | 작성시간 22.01.06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관세음보살
  • 답댓글 작성자성봉수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2.01.06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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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들마을(전법심) | 작성시간 22.01.07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_()_()_()_
  • 답댓글 작성자성봉수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2.01.08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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