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떠나보자 이 겨울에
♣ 시, 박만엽 ♣
자고 일어나
혼탁한 공기에
숨이 막혀
창문을 열어젖히니
살을 에는 듯한 찬 공기가
친숙한 젖비린내와 함께
가슴속으로 파고든다
이렇게 하루 내내
수족관에 갇힌
물고기처럼
유리창 밖의 세계를
두려움과 동경에 찬
눈초리로 바라만 보면서
살다가 갈 것인가
살기 위해
커피 한 잔과
빵 몇 조각 먹으며
생존과 글쓰기를 핑계 삼아
컴퓨터를 켜고 보다가
피곤하면 쓰러져
나무토막처럼 시체가 되어진다
탯줄을 끊고 두 주먹
불끈 쥐며 태어나도
갈 때는 빈손으로 가는 세상
젖줄이 끊기더라도 새가 되어
새장을 박차고 날아보자
홀로 그리움 찾아 떠나보자
떠나지 않으면 만남도 없지 않는가
2022.01.05.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