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그레브(Zagreb) - 크로아티의 수도
자그레브는 이미 두 번이나 방문했던 도시라 이번에는 특별한 계획 없이 그저 발길 닿는 대로 둘러볼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도착해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지진의 상처가 훨씬 깊게 남아 있었습니다. 시내 곳곳에서는 아직도 복구
공사가 한창이었고, 건물들 사이로 드러난 균열과 가림막이 재난의 흔적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특히 화려하고 우아하던 대성당을 보고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내부는 마치 부상병이 붕대를 두른 것처럼 보수 패널과
가림막으로 뒤덮여 있었고, 예전의 공간과 웅장함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외부 종탑은 원래도 1990년부터 장기 복원
사업이 진행 중이었는데, 2013년 10월 방문 당시에는 공사가 거의 마무리 단계여서 완성된 모습을 곧 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2020년 지진으로 양쪽 종탑이 다시 큰 피해를 입으면서, 복원 작업은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돌라츠 시장도 예전의 활기찬 모습을 온전히 유지하지 못하고, 반 옐라치치 광장 곳곳에 분산되어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평소의 활기를 기대했던 여행자에게는 낯선 광경이었지만, 한편으로는 도시가 조금씩 회복해가는 과정의 한 장면처럼
느껴졌습니다. 재난은 서민들에게 특히 큰 부담이지만, 거리에서 마주친 사람들의 표정은 의외로 밝았습니다. 아마도 한국
인들처럼 강인한 생활력을 가진 모양입니다. 더운 날씨와 복구 상황 때문에 계획했던 시내 관광을 충분히 즐기진 못했지
만, 아쉬움보다는 하루빨리 자그레브가 회복되어 시민들과 도시가 평온한 일상을 되찾기를 바라는 마음이 더 컸습니다.
간단하게 저녁식사를 하고 호텔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