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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런두런 사랑방

사춘기 영혼

작성자샨티|작성시간21.11.08|조회수45 목록 댓글 0

프상- 3219

 

오늘, 왜 이렇게 눈물이 나나요?

줄곧 나를 떼어버리고

아프게 울리는 분은

대체 누구신가요?

 

이다지 무정한 당신은 누구신가요?

다 알면서도 모른 체하는 당신은 누구신가요?

어떻게 수만 갈래로 흐르는,

비를 쏟아부으시나요?

 

수만 번 당신에게 경배를 드립니다

지성으로는 알 수 없는 분

쉴 사이 없는 당신의 게임으로

나는 종종 울었다가 웃었다가 합니다

 

***

비가 제법 이리저리 흩날리는 아침,

버릇대로 산책을 갔다.

어제만 해도 그렇게 고운 단풍들이

오늘은 비바람에 우수수 떨어지고, 떨어져 있다.

어떤 낙엽은 아직 곱고

어떤 낙엽은 쭈그러지고 부서져 있다.

 

수북이 쌓여 뒹구는 낙엽을 밟으며

누구에게나 다가오는 생 노,병,사를 생각해본다.

더구나 지금 나는 노,병, 사만 남아있다.

무상하다!

불교에서는 삶은 고통이고 제행무상이라고 했던가?

순환이란 그저 오고 가는 것

담담하고 덤덤하게, 무심하게 삶을 지나가라 하였다.

나는 그 말에 깊이 동감한다.

 

하지만 바바는 다르다.

생노병사의 기쁨과 아픔을 우리와 똑같이 노래한다.

다만 삶이라는 창조계의 게임에서 각자 맡은 역할놀이를 하고 있다는 것

그 역할은 진화의 정도에 따른다는 것이다.

 

산책 후 약간의 아침식사를 하는데 문득

내가 먹는 것, 입는 것, 주거하는 것 중에서

내 힘으로 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어떤 힘인가가 나를 끊임없이 돌봐주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 내가 밥을 먹도록 허락한 것은

나의 역할이 남아있기 때문이 아닐까?

왜 바바는 우리에게 “남을 도와야 한다.”는 서약을 날마다 하도록 하셨을까?

 

지금껏 나는 남을 돕기는커녕

세상은 고통스럽고 나는 부족하다고 늘 불평하거나 어리광하고 있었다.

나의 삶을 돌아보면

오직 ‘나 자신을 어떻게 하면 만족하게 할 수 있을까’ 하는 데에 급급했다.

이생이 거의 지나간 지금까지

나는 “주여 내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소서”하며 주님을 하인같이 부리는 단계였던 것 같다.

언제쯤 나는 “주여, 당신이 원하는 것을 내가 하도록 하소서.”하는 단계의 문턱이라도 갈까?

아마 나는 사춘기 영혼의 단계에서 이제 막 청년의 영혼 단계로 가는 정도인가 보다.

그래도 아직 욕망이 넘치는 사춘기인 나를 어떤 힘인가가

어르고 달래고 때로는 야단을 치기도 하면서 돌봐주었다.

 

내가 프라밧 상기타를 좋아하는 이유는

바로 유치하고 어린 나의 마음을 나와 똑같이 공감해주고 실컷 달래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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