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바는 프상에서
“우리의 몸도, 마음도 내 것이 아니고 주님 것”이라고 하셨다.
날이 몹시 꾸무럭하다.
날씨가 궂으니 어김없이 무릎도, 어깨도 쑤시고 마음도 약간 침울해진다.
몸과 마음이 내 것이라면, 내 맘대로 안 쑤시게 하고 마음도 내 맘대로 할 수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몸과 마음은 시간, 공간, 인간의 조건으로 인해 끊임없이 영향을 받는다.
일어나는 사건에 의해, 날씨, 타고난 혹은 주입된 삼스카라, 심지어 우주 자체의 운행에 의해 크거나 작게 영향을 받는다.
재미있는 것은 전에 시어머님이 아기낳고 조리 못해서 물맞는다고 온천을 가거나 찜질하러 가곤 했던 기억이 난다.
나도 그런 느낌이 있다.
유독 해산했던 달에 몸이 더 힘든 것 같다.
나이들어서까지 힘들었던 고통을 몸이 기억하고 있다는 것은 흥미있는 일이다.
몸과 마음은 전생이나 이생의 기억과 습관, 즉 삼스카라일 뿐이라고 마하리지 는 말하고 있다.
삼스카라는 영혼이 입고 있는 악기, 옷이다.
‘옷이 날개’라고 한다.
옷이 멋지다면 좋겠지만 떨어지고 후줄근할 수도 있다.
그러나 옷을 벗기면 어차피 몸은 한 줌 흙이고 마음은 윤회를 하고자 잔존해 있는 욕구(초대뇌외의 기억, 전생의 업식)일 뿐이다.
암에 뇌졸중까지 와서 거의 생애 막바지에 이른 남편에게 내가 말했다.
“몸 잘 수선해서 오래 살게요.”
그러자 그가 고개를 가로저으며 가느다랗게 말했다.
“너무 낡았어”
나도 돌아보니
멋진 옷을 입고 싶어 깨나 버둥거렸던 것 같다.
몸은 어차피 낡아가니 어쩔 수 없다손치고 마음이라도 좋아져 보려고 기독교, 불교, 소위 정신 세계라는 곳을 여기저기 기웃거렸던 것 같다.
그런에 이제는 마음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겠다.
여전히 소심하고 이기적이고 덤벙거리고 변덕스롭고 잘 떠든다.
다만 몸과 마음이 내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내게 큰 안도를 준다.
이 말은 혹 게으른 나에 대한 합리화나 변명 같은 것일지 모르지만 그래도 이 나이에 어쩌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