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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런두런 사랑방

연꽃

작성자샨티|작성시간22.08.13|조회수14 목록 댓글 0

 

주여

침침한 잿빛, 흐린 날

하얀 연꽃보다 연분홍 연꽃이 너무 고와요

이제 눈, 귀, 코, 혀, 살이 무뎌지고

기억도, 생각도, 감정도 어둔해졌어요

그래도 나는 내 것, 네 것, 애착이 깊어

때로 많이 아파요

분별할 날 얼마 남지 않은 지금도

왜 이렇게 밀치고 잡아당길까요?

 

너도 당신, 나도 당신

너도 없고 나도 없고

분별할 나마져 없다는데

아직도 무엇과 무엇을 가려내고

좋아하고 피하고 있을까요?

 

분별하거나

울거나

웃거나

알 수 없는 당신의 회전목마놀이

얼마나 먼 길을 돌고 돌아야

바라보는 당신과 놀고 있는 내가

그대로 하나임을 알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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