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진다고 그대를 잊은 적 없다,에 부쳐... *
꽃이 진다고 당신을 잊다니요?
아니에요.
진정 아니랍니다.
산천에 핀 꽃 다 질지라도
당신은 떠나가지 않는 봄인걸요.
봄비 내린다고 당신을 떠나다니요?
아니에요.
진정 아니랍니다.
빗물 따라 상념 다 떠내려가도
당신은 고여있는 그리움인걸요.
계절이 바뀐다고 사랑이 변하다니요?
아니에요.
진정 아니랍니다.
파도 따라 바다 얼굴 다 변해도
당신은 꿈쩍 않는 바위섬인걸요.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니요?
아니에요.
진정 아니랍니다.
시간조차 서운하게 달아날지라도
당신은 멀리 있어 더 소중한 사람인걸요.
이젠
당신이 알려주시겠어요?
사랑스런 봄이
얼마만큼 돌아와야 당신을 잊을 수 있고
얼마만큼 멀리가야 당신을 떠날 수 있는지를......
2003. 4. 8. 淸顔愛語
봄길과 동행하다
움 돋는 풀잎 외에도
오늘 저 들판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꽃 피는 일 외에도
오늘 저 산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종일 풀잎들은 초록의 생각에 빠져 있다
젊은 들길이 아침마다 파란 수저를 들 때
그때는 우리도 한번쯤
그리움을 그리워해 볼 일이다
마을 밖으로 달려나온 어린 길 위에
네 이름도 한번 쓸 일이다
길을 데리고 그리움을 마중하다 보면
세상이 한 번은 저물고 한 번은 밝아 오는
이유를 안다
이런 나절엔 바람의 발길에 끝없이
짓밟혀라도 보았으면
꽃들이 함께 피어나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로
편지를 보내는 것이다
그 꽃의 언어로 편지를 쓰고
나도 너를 찾아
봄길과 동행하고 싶다
봄 속에서 길 잃고
봄 속에서 깨어나고 싶다
詩 이기철
사진: 제비꽃님 칼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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