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아름다운 이유 / 청송 권규학
백로가 검어져 까마귀가 되면
다시 희게 되긴 쉽지 않은 법
하루에 새벽은 두 번 오지 않나니
착하게 살지는 못하더라도
교활한 삶을 살지는 말 일입니다
아름다운 꽃이라고 해서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건 아니며
밤에 돌아다닌다고 해서
모두가 다 도둑은 아닙니다
폭풍한설에도
꽃을 피워 열매를 맺는 나무가 있듯이
훤한 대낮임에도
세상을 훔치는 도둑은 널려 있습니다
황량한 사막이 아름다운 이유는
어딘가에 물을 품고 있기 때문이듯이
세상살이 그저 있는 듯 없는 듯
받은 상처는 모래에 기록하고
은혜는 대리석에 새길 일입니다.(22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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