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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얘기]컨닝(맞는 표현이야?)은 별로야~~~

작성자언제나교육학과(98태규)|작성시간10.04.16|조회수82 목록 댓글 2

오늘도 하나의 뻘글 고고씽 ㅋㅋ

※ 컨닝은 원래 잘못된 표현이라고 하지요? 영어로 원래 cheating인데 우리가 흔히 컨닝이라는 표현을 자주 쓰기 때문에 본글에서도 그냥 그렇게 쓰겠습니당.

 

나는 중학교 때 공부를 별로 잘 하지 못했다. 50여명의 학생 중에서 잘할 때는 한 20등 정도 못할 때는 30등 최악일 때는 거의 40등에 가까운 적도 있었으니 그리 공부를 잘했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나는 공부를 못한다고 크게 위축되지는 않았던 거 같다. 별 생각이 없었다고 해야하나? 공부에 대한 관심이 늘 부족했었다. 공부를 못해서 좀 그렇기는 했지만 특별하게 공부를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적어도 중학교 때에는 들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시험 때 컨닝에 관해서는 정말 관심이 많았다. 학교에서 컨닝은 일상적으로 많이 행해졌었고 나는 주로 컨닝을 주도하는 학생이었다. 공부를 지질이 못하는 학생이 무슨 컨닝을 주도하냐고 하겠지만 나와 컨닝을 하는 학생들은 적어도 나보다 공부를 무척이나 못했거나 혹은 특정한 과목을 나보다 못하는 학생들이었다. 나는 공부를 지질이도 못했지만 수학과 한문 과목에는 엄청나게 특화되어 있었다. 항상 80점이 넘었기 때문에 특히나 그 두 과목에서 나는 컨닝을 주도하였다. 물론 내가 수학을 잘한 것은 아니었지만 학교에서 보는 시험에서만큼은 나는 수학에서 엄청나게 높은 점수를 받았다.(80점 이상 ㅋㅋ)

 

일단 우리가 하는 컨닝의 특징은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는 것이었다. 즉 답안지를 가져다 베끼거나 바꿔치기 하거나 하는 등의 방법은 절대로 하지 않았다. 그런 것은 무모하며 세련되지도 않았고 사회의 암적 존재라고 생각했다. 그런 것을 할 바에는 차라리 하지 않는 것이 훨씬 더 낫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하는 컨닝은 100점을 맞기 위함도 아니고 다른 사람을 이기기 위함도 아니었다. 약간의 점수를 더 맞아보고자 하는 것이었다. 우리가 안전 다음으로 추구하는 것은 '정확성'이었다. 우리는 많은 수의 문제를 컨닝하지는 않았다. 통상적으로 약 3문제 정도가 실시되었으며 많으면 6문제 정도 되었다. 무척이나 적은 내용이었지만 정확도 면에서는 정말 뛰어났다. 실제로 내가 주도한 컨닝에서 나의 의사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경우는 한번도 없었다. 그리고 한가지의 법칙이 더 있었는데 시험의 결과가 어떻게 나왔든지 간에 그것을 누구의 탓으로 돌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설령 내가 틀린 답을 알려줘서 시험 문제에 정답을 하지 못해도 절대로 나를 원망하지 않았다. 내가 신호를 잘못 보내서 시험 문제를 틀렸어도 결과는 아마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그만큼 이 컨닝은 서로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와 인간적인 공감에 바탕을 두고 실시된 것이다.

 

우리가 주로 사용했던 방법은 시간 쟤기이다. 시험 시작 이후 5분 마다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시험 시작 후 5분후에 보내는 신호는 1번 문제에 대한 답이다. 10분 후에 보내는 신호는 2번 문제의 답이다. 그렇게 3-6문제 정도 신호를 보낸다. 신호는 1, 2번은 기침의 수로 결정된다. 5분 후에 기침 2번을 하면 1번 문제의 답은 2번이라는 얘기이다. 3번이 답인 경우는 기침이 아니라 '응'(헛기침)을 한번 한다. 4번이 정답인 경우는 책상을 가볍게 한번 치면 된다. 5번인 경우는???? 아무런 신호도 하지 않으면 된다. 정해진 시간에 아무런 신호가 없으면 정답은 5번이라는 얘기이다. 정말 교묘한 방법이다 걸릴 이유가 전혀 없었으며, 그 간격이 5분이기 때문에 간격도 적당했다. 게다가 대개 3-4문제에서 끝나기 때문에(6문제를 한 경우는 정말 공부를 못하던 친구가 간절하게 원해서 한 적 2번 밖에는 없었다.) 선생님께 걸릴 가능성은 전혀 없다. 실제로 걸린 적도 없고, 걸린다 한들 누가 했는지 전혀 알 길이 없다. 아니라고 우기면 그만이다.

 

그리고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되었는데. 내가 다니던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간 학생이 겨우 2명이었다. 지역적으로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너무 멀리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이사를 온 나는 친구들과 헤어지게 되었다. 그리고 나의 컨닝도 그렇게 사라져 갔다. 1학년 때 계속 성적이 바닥을 기던 나는 드디어 2학년이 되자 성적이 조금씩 오르기 시작했다. 담임 선생님을 잘 만난 댓가로 나는 급속도로 성적이 향상되어 갔으며, 다시금 예전의 컨닝이 생각나게 되었다. 하지만 이제는 중학교 때의 그 순수한(?) 마음이 아니었고, 다른 사람을 이기기 위해서...... 어떻게 하면 점수를 더 높여볼까 하는 마음에 컨닝을 하게 되었다. 나는 주로 다른 친구의 답안을 보게 되었고(많이는 아니었지만) 컨닝에 대한 유혹을 버리기는 쉽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 과학 시험이었을 것이다. 정말 어려운 문제 2문제가 있었는데, 이 두 문제만 맞으면 100점을 맞을 수 있을 거 같았다. 그런데 정말로 풀리지 않았다. 도저히 모르겠는데 시간은 많이 남아 있었다. 그런데 우연히도 우리 반에서 공부를 가장 잘하는 아이의 답안이 보이기 시작했다. 내가 정말 자신 있는 것 중에 하나가 시력이다. 나는 언제나 1.5를 넘어서는 시력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그렇기 때문에 그 아이의 답은 고스란히 나에게 노출되었다. 양심의 가책이 있었지만 나는 과학 100점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했다. 100점을 받아서 과학 선생님께 복수하고자하는 마음이 들었다. 나는 컨닝을 시전했고, 정말 100점을 받을 수 있을까라는 기대가 들었다..... 하지만 시험 결과가 나왔을 때 나의 점수는 80점을 밑돌고 있었다. 100점을 기대했는데 80점을 밑도는 점수를 받으니 이건 뭐 어안이 벙벙했다. 알고 보니 나는 맨 뒷장의 4문제가 있는 줄도 모르고 컨닝에 눈이 멀어서 시험을 망치고 만 것이다.(나머지 문제들 중에서도 1문제가 틀렸었다. 컨닝을 한 2문제는 모두 맞았지만 말이다.) 그리고 그 무렵은 지금까지도 나의 논리를 가정하고 있는 인과론을 깨닫기 시작한 때이다.(인과론이란 우리 세상은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인과의 적용을 받고 있으며, 그 누구도 인과율에 의해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다.) 그때부터 나는 컨닝은 절대로 해서는 안되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세상은 인과율의 법칙을 적용받고 있으며, 컨닝을 하게 되면 나에게 어떠한 형태로든 좋지 않은 영향이 오는 것을 뼈저리게 공감하게 되었다.(물론 컨닝을 하면 시험 점수가 무조건 낮게 나오는 것이 인과론은 아니다. 그 시험에서 100점을 받았어도 나에게는 반드시 어떤한 좋지 못한 다른 영향이 왔을 것이다.)

 

그 뒤로 나는 컨닝을 절대로 하지 않았다. 대학교 때에 와서도 컨닝할 기회가 많이 있었지만 인과론을 이해한 이후부터는 그리고 인과론이 내 인생의 기본 가정이 된 이후에는 나는 컨닝을 절대로 하지 않고 있다. 물론 길바닥에 우유곽을 버리지도 않는다. 내가 도덕적으로 온당한 인간이어서가 아니라 인과론적 재앙이 두려워서이기 때문이다. 98학번 동기 중에 컨닝을 기가막히게 잘 하는 동기가 있었다. 정말 그의 컨닝은 대담하고 획기적이었으며, 혁명적이었다. 대다수의 컨닝을 하는 아이들이 공부는 거의 안하고 컨닝에만 의존하려는 경향과는 달리 공부도 열심히 하는데다 컨닝을 하니 학점도 당연히 높게 나왔다. 다른 동기는 그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하였다. '공부하고 컨닝하는 것들은 못당한다'라고 말이다. 하지만 나는 별로 불평을 하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그 동기는 인과론적 재앙을 반드시 받게 되기 때문일 것이다. 학점이 높게 나왔더라도, 아마 다른 곳에서 재앙을 받았을 것이다.(혹은 만일 컨닝을 하지 않았으면 그 친구의 학점은 더 높게 나왔을지도 모른다. 아니 나는 그렇게 확신하고 있다.)

 

컨닝을 예로 들었지만 다른 것들도 마찬가지다. 언젠가도 쓴 내용이지만 길바닥에 아무렇게나 우유곽을 버리면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형벌을 받게 되어 있다. 다른 사람에게 좋지 못한 행위를 했다면 다른 사람을 괴롭게 했다면 나에게도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댓가가 따라오기 마련이다. 그것이 인과의 법칙이며 나의 사고와 행동을 지배하는 두번째 법칙이다.(제1법칙은 예전에도 언급한 적이 있지만 결정론이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나는 나 자신을 단속해야 한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아야 하고, 혼자 있을 때에도 행동을 조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세계의 질서를 주관하는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끊임없이 형벌을 받게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유 없이 자신에게 좋지 않은 일이 생기는 사람들..... 하는 일이 잘 풀지지 않는 사람들은 우선 자신의 행동에 문제가 없는지를 돌아보아야 한다. 나에게 일어난 좋지 못한 일들이 보이지 않는 존재의 형벌일런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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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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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07김주원 | 작성시간 10.04.18 아... 무섭네요.ㅎ 마치 이것은 강철의 연금술사 도입에서 맨날 나오는 등가교환의 법칙과 비슷한 얘기네요.ㅎ 인과론이나 등과교환 이런거 생각하면 꽤 무서워요. 내가 한 일은 내가 책임을 져야하니까요. 나이가 한살, 두살씩 먹어가면서 져야하는 책임이 점점 많아지는 사람으로선 정말 무섭고도 큰 교훈을 주는 글입니다. 감사합니당~ㅎ
  • 작성자언제나교육학과(98태규)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0.04.19 실제로 그러한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나는 적어도 그렇게 믿고 있으니까. 암튼 나 자신을 단속해야하는 것은 맞는 거 같아. 인과론이 틀린다 하더라도 말이지. 그래도 잘 안되는건 어쩔 수 없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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