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이 학교 다닐 때 우리 과에는 타자의 고수들이 참 많았었습니다.
새내기 때 그 모습을 보고는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었죠.
지나다니는 선배들 모두 손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타자를 잘 쳤습니다.
하지만 저는 타자를 전혀 치지 못했습니다. 아니 컴터를 접해본 적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컴퓨터 자체에 익숙해지지 못했었습니다.
하지만 레포트를 내야 했기에 타자연습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저의 손은 호빗의 손입니다. 손의 크기가 일단 무척이나 작고(20세 이상 중에서 저보다 손 작은 사람 아직 못 봄) 손가락의 길이가 짧습니다. 어느 정도인가 하면 타자 치는데 어려움이 있을 정도입니다.
이것은 비밀인데(알고 있는 사람도 극히 소수일지도 모름) 본인은 다른 사람들과 타자를 다르게 칩니다.
당장 여러분들이 타자를 치기 위해 양손을 키보드에 대 보십시요.
오른 손의 위치가 어디입니까? 아마 오른손의 위치가 각각 ㅓ ㅏ ㅣ ; 의 자판에 각각 가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2벌식 타자의 정석입니다. 하지만 본인이 ㅓ ㅏ ㅣ ;에 오른 손을 올려놓으면 타자치는데 상당한 지장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ㅛ와 ㅠ를 치는데 상당히 어려움이 있기 때문입니다.(본인은 ㅠ를 오른손으로 칩니다.) 손가락이 짧아서 자연스럽게 ㅛ에 가지 못하고 의식적으로 가야합니다. 이래서는 타자를 빠르게 치지 못합니다. 그래서 동원한 방법이 본인은 손가락을 ㅗ ㅓ ㅏ ㅣ에 놓습니다. ㅋㅋㅋㅋㅋ. 이것은 비밀입니다만 그리고 창피한 일이긴 합니다만 사실입니다. 당연히 타자가 잘 늘지 않습니다. 뭐든지 정석대로 해야하는데 저주받은 호빗의 손이라 시작부터 어긋난 것입니다.
하지만 본인은 타자 연습을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아마 이 글을 보고 있는 사람들 중에 본인보다 타자 연습을 더 많이 한 사람은 별로 없다는 것을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1학년 때에는 하루에 평균 5시간 이상을 연습했고, 방학 때는 하루 종일 연습한 적도 있습니다. 게다가 그 방법 또한 참 다양했습니다. 한컴 타자는 기본이구요. 두꺼운 전공 서적을 기약도 없이 쳐댔습니다. 한 권을 다 친적도 있었구요. 워드 아르바이트도 많이 했었습니다. 700페이지 가량 되는 교육심리학 책을 일주일도 안 되어 다 친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타자 실력은 노력에 비해 늘지 않았습니다. 보통 이정도의 노력을 했다면 타자가 거의 궁극에 이르러야 하는데 본인은 그러지 못했으며 오히려 최고 타수는 다른 우리과 사람들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도 보여주었습니다.(본인의 최고타는 짧은 글을 기준으로 1050여타인데요. 우리 과 타자의 고수들 몇몇은 그것을 능가했습니다.) 하지만 최고 타수는 그렇게 큰 의미가 없다며 위로했고 본인은 평균 타수를 늘리는데 최선을 다했습니다. 타자에 대한 집착은 호빗의 손에 대한 원망과 겹쳐 저를 더욱더 타오르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저의 타자는 벽에 부딪혔습니다. 어느 순간인가에는 아무리 노력을 해도 타수가 오르지 않았습니다. 한컴타자 타자 검증을 기준으로(5분동안 치는 것)평균 약 600여타 정도 되는 거 같았습니다.(혹시 한컴 타자 검정으로 650타 이상 나오는 분은 저에게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650타 이상이 나오는지 좀 비법을 전수받고 싶네요) 그 이후는 아무리 해도 늘지 않아. 시간만 낭비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타자 연습을 더이상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본인의 타자에 대한 애증은 그칠 줄 몰랐습니다. 군대에 가서 다시 타오르기 시작했지만 더이상 늘지는 않는 거 같았습니다.
타자 연습을 하지 않자 타자수는 예전보다 더 줄었고 이제는 타자 검정을 기준으로 약 600타 정도도 나오지 않는 거 같네요. 하지만 타자에 대한 집착은 최근에도 계속되어. 드디어 궁극의 타자를 마스터 하기 위해 본인은 극약의 처방을 시작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3벌식으로의 전환입니다. 알고 있는 사람도 있겠지만 지금 우리가 일반적으로 치는 타자는 2벌식이며 2벌식으로 낼 수 있는 인간의 한계는 약 1200타 정도 된다고 합니다. 즉 아무리 노력을 해도 1200타를 넘기 힘들다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3벌식은 그 가능성이 무한하여 최고타가 1500여타에 이르는 기적의 자판 배열입니다.
하지만........... 애초에 정석에 어긋났던 저는 3벌식을 연습하는 과정에서 또 한번의 좌절을 맞보았습니다. ㅗㅓㅏㅣ에 오른손을 두는 저의 방식은 3벌식에서는 더욱더 통하지 않게 되었고, 3벌식은 숫자키까지 자판으로 활용하기 때문에 손가락 크기는 더욱더 저를 압박하였습니다. 그래도 손가락이 짧으면 연습이라도 죽어라 하자고 없는 시간을 쪼개 하루에 3시간 이상 죽어라 했지만 더이상 그 한계는 극복하지 못할 거 같습니다. 그래서 이 글도 2벌식으로 쓰고 있습니다. 3벌식 자판 배열을 프린터 해 놓은 것을 발기발기 찢는 것으로 본인의 짧은 3벌식 도전기는 이것으로 끝을 내야할 거 같습니다. 한때는 타자의 최고수가 되자며 열심히 했건만 타고난 재능이 이토록 크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는 날이었습니다. 정말 안타깝습니다.
※ 한글의 자판 배열은 2벌식과 3벌식으로 나눌 수 있는데요. 우리가 흔히 쓰는 자판 배열은 2벌식입니다. 3벌식은 많이 쓰지 않는 자판 배열 방식인데요 쓰는 사람들도 꽤나 있습니다. 3벌식의 특징은 초성 중성 종성의 자판 배열이 모두 다르다는 것입니다. 쉽게 얘기하면 같은 ㄱ 이라도 초성과 종성이 다르게 됩니다. '각'자를 친다고 하면 2벌식에서는 ㄱ ㅏ ㄱ 을 치고 앞뒤의 ㄱ이 같은 자판인데 3벌식에서는 ㄱ ㅏ ㄱ 에서 앞뒤의 ㄱ 자판이 모두 다릅니다. 따라서 '각'이라는 단어를 칠 때 3벌식에서는 ㄱ을 동시에 누르기가 가능합니다. 게다가 ㅢ, ㄶ, ㅂㅅ 등의 자판도 따로 있어 한번에 입력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더욱더 빠른 것이구요. 하지만 자판이 너무 많아 처음에 학습하기가 어렵습니다.(숫자 키까지 모두 사용) 아직 2벌식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3벌식으로 도전해 보세요. 궁극의 타자를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본인은 이미 너무 늦었고 저주받은 호빗의 손으로는 어려울 거 같습니다. 눈물을 머금고 3벌식을 접도록 하겠습니다. 정말 슬픈 일입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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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언제나교육학과(98태규)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0.05.16 ㅋㅋㅋㅋㅋㅋ 동지를 만났구만. 하지만 내가 더 심한 호빗 손일걸. 지난번에 오락실에서 기억나는지 모르겠다. 난 lk랑 rp가 동시에 눌러지지 않았었다고...... 그래서 계속 콤보 실수 연발. ㅋㅋㅋㅋㅋㅋ. 나중에 에듀크래쉬할 때 손가락 크기 대보자. 정말 좋은 승부가 될 거 같아. 하지만 난 여지껏 이 승부에서 한번도 져본적이 없는데. 그나저나 신기하네 나와 같이 타자를 치는 사람이 있었다니 ㅋㅋㅋㅋㅋㅋㅋ. 조금은 위로가 되는걸. 근데 벌써 저 위에 누가 55초 안에 쳤네. 세호야 너가 호빗을 대표해서 꼭 성공하도록 하여라. 같이 고기 먹자. 호빗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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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10이숙연 작성시간 10.05.16 오빠 저도 호빗손이예요. 저는 손가락 네개로 타자를 칩니닷 ㅜ_ㅜ
저의 새끼손가락은 ㅂ,ㅋ에 닿지 않아요. ㅋ_ㅋ
제가 타자를 칠때는 새끼손가락을 하늘을 향하게 하고 친답니다ㅋ_ㅋ
쉬프트가 왼손으로 대부분 치시던데 저는 왼손으로 쉬프트를 치기 힘든 손가락을 가지고 있어서 오른손으로 쉬프트를 치죠...
저는 왼손 두번째손가락으로 ㄱ,ㅅㄹ,ㅎ,ㅊ,ㅍㅇ 을 다 친답니닷_ㅋ
물론 저는 48초의 벽에 무너졌지만 호빗손은 승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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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10이숙연 작성시간 10.05.16 어!!!!저도 지금 안 사실이예요... 저도 ㅛ와 ㅠ를 오른손으로 치고있어요........
근데.. 그거 원래 오른손으로 치는거 아니였나요?....하하하하하ㅏ ㅋㅋ
몰랐는데 저도 ㅗㅓㅏㅣ에 오른손놓고 키보드 쳐요!!!!!...........
전 사실 제가 새끼손가락을 사용하지 않는다는것도 작년에 친구들이 알려줘서 알았는데..
아.. 언제 한번 같이 타자검정 해보고싶습니다 선배님ㅋ_ㅋ -
작성자언제나교육학과(98태규)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0.05.16 오 할렐루야. 우리 호빗의 승리군요. 그동안 항상 최고 타수를 다른 사람들에게 내주면서 손을 원망했는데 우리 호빗들도 이제 양지로 나올 수 있게 되었군요. 이제는 당당히 말합시다. 우리는 ㅗㅓㅏㅣ에 오른손가락을 놓고 타자를 친다고 말이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제 여한이 없습니다. 호빗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으니까요. 오 마이갓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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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언제나교육학과(98태규)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0.05.16 근데 10이숙연님은 저보다 더한 호빗의 손을 가지고 있었군요. 왼손까지 호빗의 손으로..... 저는 그래도 왼손은 정상이었는데. 제 자신이 부끄럽군요. 왼쪽 새끼 손가락이 하늘을 향하고 있는 타자라... 말은 쉽지만 그걸 극복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피와 땀을 흘렸을까요? 왼쪽 검지손가락으로 ㄱㅅㄹㅎㅊㅍㅇ커버하는 놀라운 발상......정말 존경합니다. 평생 저의 타자 정신적 지주로 모시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