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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의 말씀

[교구주보설교]"안식일을 거룩하게 지켜라(Let It Be)" (루가13:10-17) 이쁜이 사제(원주나눔의 집 원장)

작성자월둔|작성시간13.08.24|조회수39 목록 댓글 0

말씀 안에 ‘안식일’을 바라봅니다. 현대인으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안식일은 어떤 의미일까. 가만히 돌아봅니다. 너무 바쁜 일상과 많은 정보를 처리하는 데 지친 내 몸을 잠깐 멈추게 하는 날, 그것만으로 족할까. 주님과 동행하며 잠시 머물러 봅니다.

안식일은 “이리하여 하늘과 땅과 그 가운데 있는 모든 것이 다 이루어졌다(창2:1)”란 성서의 문구를 통해 그 옛날 역사적인 전례의 안식일이 아닌 내 안으로 가져와 다시 바라봅니다. ‘내 안의 평화”로 평화란 창조질서 안에서 모두 제자리를 차지했을 때 일어나는 실질적인 오늘, 지금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모든 것이 제자리에서 그 빛을 바라고 있으니“참 좋았다”는 감탄이 나오며 어긋나고 도망간 일들에 대한 ‘제자리 찾기 날’이라 부를 수 있습니다. 오늘 말씀 속에 회당장을 지켜봅니다. 자기 마음 안에 창조주, 하느님의 자리는 없고 옛 율법 안에서만 움직이는 하느님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악을 씁니다.

회당장은 ‘사람이 낫는 기적’을 통한 하느님의 자리 잡음 대신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는 날의 의미만이 남아 있어 예수님에게 반발하고 나섭니다. 그리고 일할 수 있는 다른 날 동안 그 일을 행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안식일을 무엇이라 여기는지 그들의 답변 속에서 드러납니다.

하느님이 하신 것처럼 제자리를 만드시고 기뻐하신 참 좋았다의 감탄사, 모든 것이 평화 안에 온전히 머무는 상태에 대해서는 들여다보지 않고 움직이지 않는 것으로만 기억하고 있으니 그 움직이지 않음이 다른 이들에게는 잣대요, 판단의 근거가 되었을 것입니다. 온전히 자기 안의 하느님과 머물며 내 행동을 그분의 손과 발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그저 다른 사람들에게 눈이 가있는 그들의 가엾고 불쌍한 상태를 여지없이 드러나는 순간입니다. 그렇다면 창조질서란 무엇일까요. 내 안의 하느님이 만들고 선사하신 어둠, 빛 모두를 다루고 그들 안에서 누리고 하느님을 닮아 살아가는 우리의 자리를 확인할 때 이루어집니다. 1독서의 말씀 안에서 예레미야의 두려움도 사실은 회당장의 지적과 다르지 않습니다. 자신이 부여받은 온전한 권위와 내면을 들여다보지 못하고 내 안의 그리스도를 인정하지 못하는 이들이 갖게 되는 두려움, 자기 안을 파괴시키는 그 두려움을 주인 삼아 살아갑니다. 그런 이들에게 하느님은 다시 말씀해주십니다. 창조의 질서를 되새김질 해주십니다.

“보아라! 나는 오늘 세계만방을 너의 손에 맡긴다. 뽑기도 하고 무너뜨리기도 하고 멸하기도 하고 헐어버리기도 하고, 세우기도 하고 심기도 하여라(예1:40).”그 말씀 안에서는 구체적인 비전과 능력이 함께 동반합니다. 입을 축복하시고 담아주시는 야훼의 손길, 18년 동안이나 허리를 피지 못한 여인을 고치는 그 온기가 우리들에게는 생생히 말씀 속에서 머물 수 있게 이끕니다.

안식일을 세우기 위해 오신 사람의 아들, 예수님은 오늘 안식일에 사람을 고치며 안식일을 세우십니다. 예배의 주인을 죽이지 말고 산제사를 드리라는 말씀하십니다. 아픈 이들을 고치고 낫게 해서 본연의 은총 안에 머물게 하는 일을 허락하라고 말씀하십니다. 군중을 해방시키십니다. 안식일은 우리를 창조하시고 우리를 제자리에 있을 때 기뻐드리는 그 자체이며 ‘제자리 찾기 여행’의 끝이며 또 다른 시작입니다.

주일 마다 우리는 감사성찬례를 드리며 말씀을 새기고 봉사하며 기뻐하며 다시 돌아갑니다. 말씀 안에서 머물고 살아가는 이들은 ‘내가 제자리 찾았구나. 나의 본연의 고향은 여기구나’로 깨달음을 얻어갑니다. 그리하여 계명을 무너뜨리기 위해 오신 것이 아니라 손수 세우시기 위해 오신 역사의 현장에 왔음을 확인하는 말씀이 이번 주간 말씀 가운데 차례대로 울려 퍼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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