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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칼럼

밤이 깊을수록...

작성자stephano|작성시간19.12.29|조회수131 목록 댓글 0

밤이 깊을수록 별은 빛나기 마련 (12/23)

한 해의 마지막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연말에 분주하고 마무리 못한 이들을 해결하느라 번잡하실 것입니다.

또 반대로 새로운 한 해를 계획하는 희망이 시기이기도 합니다.

이제 며칠 후면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는 크리스마스입니다.

아기 예수님은 한밤중에 태어나셨습니다.

깊은 밤.... 교회에서 말하는 밤은 어둠입니다. 두려움과 고난의 시간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예수님은 한밤중에 태어나셨고 이를 제일 먼저 알아본 이들도

밤에 잠 못 이루고 일하던 목자들이었습니다.

어둠 가운데 희망으로 오셨다는 의미입니다.

 

작고하신 신영복 교수님의 글이 떠오릅니다.

야심성유휘(夜深星逾輝)라고 했습니다.

야심 즉 밤이 깊을수록 성유희 즉 별은 더 빛납니다.”

밤이 깊을수록 별은 더 빛나기 마련이라는 말입니다.

 

이 말은 밤하늘의 별의 이야기일 뿐만 아니라,

어둔 밤길을 걸어가는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것입니다.

밤이 깊을수록 별이 더욱 빛난다는 사실은

힘겹게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의 위로입니다.

몸이 차가울수록 정신은 더욱 맑아지고,

길이 험할수록 함께 걸어갈 길벗을 더욱 그리워합니다.

맑은 정신과 따뜻한 우정이야말로

숱한 고뇌와 끝없는 방황에도 불구하고

그 먼 길을 함께하는

따뜻한 위로이고 격려이기 때문입니다.

 

목자들은 매우 추웠을 것입니다.

잠을 잘 수가 없으니 피곤하였을 것입니다.

고단한 삶의 모습입니다.

아마 그들은 서로의 몸을 의지하면서 밤을 새웠을 것입니다.

어둠과 추위를 참고 견디며 그들은 새벽을 기다렸고 주님의 탄생을 목격합니다.

온 인류의 구원과 희망으로 오신 분의 탄생을 직접 목격한 사람들이 된 것입니다.

깊은 밤의 혼돈과 고통을 지나서 밝은 빛으로 나아가기를 소망하는

우리들이어야 합니다.

어둠이 깊어갈수록 우리의 아픔과 고난이 길어지고 심해질수록

주님의 계획하심과 이끄심은 더욱 분명하게 드러날 것입니다.

 

착한 목자는 잃은 양을 찾아 헤매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습니다.

잃어버린 은전을 찾기 위해 온 집안을 샅샅이 뒤지는 번거로움도 괜찮습니다.

그것은 번거롭고 수고스럽더라도 목적을 달성했을 때의 기쁨이

훨씬 크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감당하는 것입니다.

고난 후에 오는 축복이 더 큰 기쁨이라는 사실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은총은 거저 얻지 못한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우리는,

아직 덜 깊은 밤입니다.

앞으로 올 더 깊어질 밤에도 우리는 빛을 낼 것입니다.

우리 앞에 놓여진 많은 장애물과 고난과 역경이 깊어가는 밤처럼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별처럼 더욱 밝게 빛을 낼 것이라 믿습니다.

그것이 혼자 힘으로는 절대로 불가능하다는 사실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함께 할 때 가능합니다.

서로가 서로를 위해 염려하고 기도해 주는 시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죄 많은 곳에 은총도 많다는 사실을 깊이 깨달아 알고 있는 우리는,

서로에게 격려와 용기가 되어 깊은 밤에 더욱 밝게 빛나도록

함께 하는 그리스도인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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