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월 9일 수요일 : 루가 6:20-26
그때에 예수께서 제자들을 바라보시며 말씀하셨다. “가난한 사람들아, 너희는 행복하다. 하느님 나라가 너희의 것이다. 지금 굶주린 사람들아, 너희는 행복하다. 너희가 배부르게 될 것이다. 지금 우는 사람들아, 너희는 행복하다. 너희가 웃게 될 것이다. 사람의 아들 때문에 사람들에게 미움을 사고 내어쫓기고 욕을 먹고 누명을 쓰면 너희는 행복하다. 그럴 때에 너희는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하늘에서 너희가 받을 상이 클 것이다. 그들의 조상들도 예언자들을 그렇게 대하였다. 그러나 부요한 사람들아, 너희는 불행하다. 너희는 이미 받을 위로를 다 받았다. 지금 배불리 먹고 지내는 사람들아, 너희는 불행하다. 너희가 굶주릴 날이 올 것이다. 지금 웃고 지내는 사람들아, 너희는 불행하다. 너희가 슬퍼하며 울 날이 올 것이다. 모든 사람에게 칭찬을 받는 사람들아, 너희는 불행하다. 그들의 조상들도 거짓 예언자들을 그렇게 대하였다.”
■ 오늘의 말씀
너희는 행복하다.
■ 오늘의 묵상 : 행복과 불행
여름휴가를 봉천동 국사봉 아래 동네에서 보냈습니다. 크고 작은 연립주택들이 골목길 사이로 다닥다닥 조밀하게 이어진 곳입니다. 힘겹게 오르내리는 마을버스에 호기심을 넘어 외경심마저 들었습니다. 시골에서 나서 자랐고 지금도 살고 있는 제게는 정서의 밑바닥까지 낮선 곳입니다. 식지 않는 후덥지근한 더위와 함께 하루를 꼬박 방에서 보내는 그 시간의 ‘하루’는 그날 내가 풀어야 하는 삶의 화두였습니다. 내가 잡은 화두는 “오늘도 신비의 샘인 하루를 맞는다.”(구상, 오늘”)가 아닌 “오늘도 신비의 샘인 하루를 무사히 마쳤다.”였습니다. 휴가 끝날 나름 작심하고 밤에 국사봉에 올랐습니다. 아래로 보이는 도심의 야경은 남은 열기 속에서 혼란스럽고 외로워 보였습니다. 보름을 앞둔 커다란 달도 우울해 보였고, 이를 쳐다보는 저의 마음도 그러했습니다. 이런 심상을 담은 짧은 전화문자를 지인에게 보내면서 휴가 마지막 날이 끝났습니다.
다음날 집으로 가는 차편에서 지인한테서 짧지 않은 문자를 받았습니다. 지방에 사는 자신도 어젯밤 올라오는 길에 국사봉 위에 뜬 달을 보았다는 겁니다. 그 달은 아름다웠고 그래서 행복했다는 겁니다. 국사봉 아래 사는 부모님과 동생을 찾아가는 길이었기 때문입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 샘이 있는 사막은 아름답습니다. 지금 사랑하는 이웃과 형제가 있는 이들은 행복하고, 그들에게 가는 발걸음은 웃게 될 것입니다. 하루가 영원으로 통하는 신비의 샘이 됩니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사람은 불행하고, 그렇지 못한 곳은 화가 있을 겁니다. 그때 제자들을 바라보시며 말씀하셨듯이, 오늘 예수님께서 연민어린 마음으로 우리를 바라보시며 말씀하십니다. “지금 사랑하고 있는 이들은 행복하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이들은 불행하다.” 우리의 실정을 아시고 바라보시며 진심으로 행복을 선언하시는 예수님이 계시기에 우리는 오늘도 행복합니다.
■ 오늘의 기도
사랑의 주님, 주님을 따라 오늘 이곳에서 사랑하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