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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회 전례,문화

[성공회 전례이야기] (5) 성찬기도의 단일성 - 장창경 신부

작성자禮사랑|작성시간10.11.26|조회수502 목록 댓글 0

성찬기도의 단일성

 

 

                                                                                          장창경 신부 (베레기아, 강남교회)

 

캐나다 공도문의 성찬례 지침의 한 문단을 보면 이런 내용이 있다.

“대감사기도(성찬기도)는 하나의 기도이므로 성찬기도 과정 중에 자세가 바뀌는 것은 이 기도의 단일성을 흐리게 할 수 있다.”

 

성찬기도가 단일한 하나의 기도라는 것은 기도서의 변천 역사가 짧은 대한성공회의 경우는 그다지 실감이 나지 않는 부분일 수 있다.

그러나 82년 미사 예문과 2004년 기도서를 비교해 보면 쉽게 그 이유를 생각할 수 있다.

82년 미사예문을 보면 성찬기도가 시작응답과 감사서문경 그리고 거룩하시다 까지는 하나이고, 그 이후 기도부터는 1, 2, 3양식의 기도문이 이어져 있다.

이에 반해서 2004년 기도서는 성찬기도 4양식 모두가 시작응답으로 시작해서 아멘으로 끝나게 되도록 구성되어 있다.

바로 이러한 구성의 이유는 성찬기도가 어떤 양식이든지 시작계응으로 시작해서 끝송영과 회중의 아멘으로 끝나는 하나의 기도라는 원칙을 표현하기 위해서 이다.

82년의 구조는 실제로 우리에게 거룩하시다 이후를 성찬기도 혹은 축성경으로 부르도록 만들어 주었다.

 

이러한 구성이 무슨 이유로 카나다 공도문 지침에서 언급할 정도의 중요성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그것은 로마 라틴예식에서 종교개혁과 현대에 이르기까지 성공회 기도서의 변천과정을 통해 보면 쉽게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로마라틴예식의 경우는 제정사를 축성문으로 여기면서 그 순간이 축성의 순간으로 강조되고 예수님의 말씀 부분은 다른 성찬기도문과는 달리 고딕체의 굵은 글씨로 때로는 붉은 글씨로 문단을 달리해서 인쇄하게 되었다.

따라서 제정사 이후에 거양과 경배가 따름으로 이 행위 이후의 기도는 필수기도가 아닌 부속적인 기도처럼 보이게 만들어졌다.

실제로 성찬기도 중에 지진이 나서 피신한다면 천주교 사제는 제정사까지 기도했다면 축성된 성체와 보혈을 안고 피신하는 것이 당연한 논리가 된다.

빵은 이미 그리스도의 성체로 축성되었기 때문이다.

 

성공회의 경우는 1549년 제1기도서는 예식의 많은 부분을 회중이 참여하도록 만들었지만, 중보기도를 회복시키면서 성찬기도의 거룩하시다 후에 삽입해서 사제의 기도로 위치시켰다.

그리고 1552년 기도서에서는 성찬기도에서 중보기도를 앞 순서로 이동시키고, 제정사 이후를 삭제함으로써 성찬기도가 짧아지자 거룩하시다 후에 “제단접근기도(겸공근주문)"를 삽입했다.

이러한 구성은 1662년 기도서가 통용되는 20세기 까지 지속되었다.

(물론 스코틀랜드기도서나 미국기도서(1928)의 경우는 더 이른 시기에 이를 교정하기는 했지만)

 

이렇게 되지 성찬기도는 회중과 사제의 응답으로 시작해서 회중의 아멘으로 마치는 하나의 공동기도가 아니라 시작응답과 서문경 그리고 거룩하시다 접근기도, 축성경(Cannon) 등으로 분리된 여러기도의 집합체가 되었다.

그리고 그 기도 중에는 제정사를 포함하는 소위 축성경 즉 캐논이 가장 중요한 기도가 되고 그 기도는 사제만이 하는 것으로 인식되었다.

더 이상 성찬기도는 회중이 사제와 함께 시작해서 함께 마치는 기도가 아니라 회중은 단지 그 기도의 시작만을 알리는 역활을 하게 된 것이다.

 

20세기에 들어서서 전례갱신운동이 일어나면서 성찬의 집전은 온 회중의 사역이라는 개념을 반영하기 위해서는 성찬기도의 단일한 구조회복이 초대교회의 정신과 부합한다고 여기게 되었다.

“집전”이라 번역되는 영어 “Celebrate” 란 말이 경축이란 의미를 가진다는 것을 염두에 두면 성찬례는 결코 사제가 혼자 경축하는 것이 아니라 세례 받은 모든 신자가 주님의 부활을 경축하는 것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었다.

 

전례운동은 이제 성찬기도가 사제와 회중이 서로 응답하는 것으로 시작해서 회중의 아멘으로 마치는 공동의 기도가 되게 했다.

특별히 어떤 기도가 더 중요하고 그래서 그것은 사제만이 하는 것이 아니라 성찬기도 전체가 회중의 기도가 된 것이다.

2004년 기도서에서 제정사를 다른 문장과 동일한 글씨로 만들어 준 것은 비록 반대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바로 그런 이유에서였다.

영국공동예배서(2000)는 이러한 공동체성을 높이기 위해 성찬기도 전체를 사제와 회중이 응답하는 양식을 여러개 작성해 주기도 했다.

그리고 이러한 형태는 초기 기독교 전통을 지키고 있는 동방교회의 보편화된 전통이기도 하다.

(어린이 성가에 수록된 성찬2양식이 바로 이러한 형태로 구성되었다)

 

그러나 이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는 성찬기도 본문만이 아니라 성찬기도의 자세도 문제가 되었다.

기도 중에 사제는 기도 자세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데 회중만 특정 부분에서 앉아버린다거나 무릎을 꿇는다면, 혹은 사제가 어느 특정 부분만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자세나 행위를 한다면 처음부터 끝까지 똑같이 중요한 하나의 기도 그리고 공동의 기도라는 개념이 약화되기 때문이다.

 

결국 성찬기도의 단일성 문제는 성찬기도가 모든 세례받은 신자들의 공동의 경축이며 기도라는 것을 반영하기 위한 문제이며 성친기도 중에 어떤 기도가 축성의 순간인가하는 모든 논쟁을 잠재우는 문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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