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켜쥐고 있는 것
†오늘의 말씀 요한8:31-42
예수께서는 당신을 믿는 유다인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가 내 말을 마음에 새기고 산다면 너희는 참으로 나의 제자이다. 그러면 너희는 진리를 알게 될 것이며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 그들은 이 말씀을 듣고 "우리는 아브라함의 후손이고, 아무한테도 종살이를 한 적이 없는데 선생님은 우리더러 자유를 얻을 것이라고 하시니 어떻게 된 일입니까?" 하고 따졌다. 예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정말 잘 들어두어라. 죄를 짓는 사람은 누구나 다 죄의 노예이다. 노예는 자기가 있는 집에서 끝내 살 수 없지만 아들은 영원히 그 집에서 살 수 있다. 그러므로 아들이 너희에게 자유를 준다면 너희는 참으로 자유로운 사람이 될 것이다.（요한8:3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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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막연한 불안과 두려움 탓으로 남몰래 고통 받습니다. 그래서 무언가 의지할 것을 찾아 움켜쥐려고 하고, 그것을 통해 안정감과 위로를 얻고자 합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무언가를 움켜쥐려고 하면 할수록, 우리들은 불행한 나날을 보내게 됩니다. 왜일까요?
인도네시아 원주민들은 총을 쏘지 않고 항아리와 바나나 하나로 원숭이를 생포한다고 합니다. 우선 원숭이 손이 겨우 들어갈 정도의 구멍이 있는 무겁고 단단한 항아리를 준비합니다. 그리고 그 속에는 원숭이가 좋아하는 바나나를 넣어둔다고 합니다. 그러면 냄새를 맡은 원숭이가 다가와 항아리에 손을 넣고 바나나를 집어 듭니다. 그러나 바나나를 잡은 채로는 손이 빠지지 않지요. 그때 사람들이 달려들어 그물을 던져 간단히 잡는다고 합니다.
민첩한 원숭이가 그렇게 간단히 잡히다니 좀 이상하지요. 그러나 문제는 원숭이의 욕심에 있습니다. 사람들이 달려드는 순간에도 원숭이는 움켜쥔 바나나를 결코 놓지 않는다고 합니다. 믿기지 않지만 정말 아둔한 원숭이는 자신의 집착으로 인해 모든 것을 잃게 됩니다.
일평생 예수님의 제자로서 살아왔다고 자부하는 사람이, 돌연 오늘 말씀을 읽고 “나는 진정한 자유인인가?”라고 스스로 반문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것은 순례자라면 반드시 거치게 되는 터널이기 때문입니다. 그곳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조용히 하느님 앞에 나아가 입고 있는 모든 것을 벗어 던지고, 주님 앞에 무릎 꿇고 「내가 지금까지 무엇을 움켜쥐고 왔던가」, 「내가 마지막까지 움켜쥐고 놓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자신의 주먹을 펴고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손에 쥐고 있는 것을 주님 앞에 내려 놓을 때, 우리들은 비로소 자유롭게 됩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해방시켜 주셔서 우리는 자유의 몸이 되었습니다. 그러니 마음을 굳게 먹고 다시는 종의 멍에를 메지 마십시오.」（갈라디아5:1）
†黙想: 사람은 대부분 자신이 무엇을 움켜쥐고 사는지 모릅니다. 무엇 때문에 자신의 인생이 힘든지, 그 원인을 알기 위해서는 자신의 주먹 속을 들여다 보아야 하는데, 이것은 대단한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 속에 나의 어린 날의 상처가 있을 수도 있고, 남에게 보여주기 싫은 내 치부, 욕망이 있을 수도 있고, 어쩌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또 들여다 보았다 하더라도 그것을 인정하는 것은 또 다른 과정이며 뼈를 깎는 고통이 동반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무언가를 꼭 움켜쥔 채로는 그것들에 메여서 사랑하는 사람 곁으로 다가 갈수도, 안을 수도 없습니다. 결국, 어디에도 가지 못하고, 하느님 품으로도 돌아가지 못하는 집착의 노예가 되는 것입니다. 나는 무엇을 움켜쥔 채로 살아가고 있습니까?
†黙想: 진리란 무엇일까요? 1+1=2가 진리일까요? 아니면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어떤 것일까요? 그리스도교 영성에서 바라볼 때 진리란 "내가 누구인가?" 즉, "내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고 있는지, 또 지금 어디에 서있는지, 내 인생의 의미를 깨닫는 것"을 의미합니다. 내가 왜 이땅에 오게 됐는지 가슴으로 깨닫게 될 때, 나를 괴롭히던 수많은 인생의 고통에서 자유로워 집니다. 나는 누구일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