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국립대성당: 미 국립대성당과 성공회
주인돈신부(미국성공회 시카고교구 한마음교회)
미국의 국가적 종교적 상징 장소는 어디일까? 미국은 기독교를 국교로 정하지는 않았지만 1776년 독립당시의 기독교 인구는 전체 인구의 99.8%였다. 그 중 대부분은 청교도, 성공회, 장로교 신자였고 그 다음이 독일교회, 네델란드교회, 퀘이커 등이었다. 현재 미국 인구의 85%가 스스로 기독교인이라고 고백한다. 미국은 분명 기독교국가라고 말할 수 있다. 그렇다면 국가적 기독교를 상징하는 장소는 어디일까? 그 장소는 저마다 속한 교단에 따라 다르게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미국의 역사적 사건에 근거하여 말한다면 워싱턴 국립대성당이다. 보통은 워싱턴 국립대성당(Washington National Cathedral)이라고 말하고 공식적인 이름은 미국성공회 워싱턴 DC 교구, 성 베드로와 성 바울로 대성당(The Cathedral Church of Saint Peter and Saint Paul, )이다. 성공회 워싱턴 국립대성당이 바로 미국의 기독교의 국가적 상징이라고 말할 수 있다.
성공회 워싱턴 국립대성당은 전 세계에서 6번째로 큰 대성당이고 미국에서는 두 번째로 큰 대성당이다. 전 세계에서 첫 번째로 큰 대성당은 로마의 성 베드로 바실리카대성당이고 미국에서 제일 큰 대성당은 뉴욕 맨하튼에 있는 성공회 성 요한 대성당(The Cathedral Church of St. John the Divine) 이다.
워싱턴 국립대성당은 국가적 주요 예배를 드리는 장소이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취임예배의 장소였으며 2001년 9월 14일에는 9월 11일 국가추모예배 및 기도회를 드린 장소이다. 또한 카터 대통령 재직 시 이란의 인질들이 석방되었을 때에 국가감사예배를 드렸던 장소이다. 대부분의 국가적 예배의 장소가 성공회 워싱턴 국립대성당이다.
국립대성당에 대한 착안은 워싱턴을 미국의 수도로 정할 때부터이다. 1791년 미국 의회가 미국의 수도로서 현재의 워싱턴 DC를 선택하였을 때에 조지 워싱턴 대통령은 소령 피에르 엥판트(Pierre I'Enfant)에게 미래의 수도를 위한 종합계획을 세우도록 하였다. 이 때 엥팥트의 계획 중에는 "국가적 공동예배, 국가적 감사예배, 국가적 장례식, 국가적 연설 등에 사용할 교회로서 어떤 특정 교파를 위한 것이 아니고 동시에 모든 교파에 등등하게 개방"되는 교회를 짓는 것이 포함되어 있었다. 1893년도에 미국 의회는 미국성공회 워싱턴 지역 대성당 설립위원회에 국립대성당과 고등교육기관을 건립하도록 승인하였다. 당시 벤자민 해리스 대통령이 서명함으로서 국립대성당이 역사적으로 탄생하게 되었다.
1896년 워싱턴 DC의 초대 주교가 된 헨리 세터리 박사(Dr. Henry Y. Satterlee)는 워싱턴 지역에서 가장 높은 자리인 성 알반 산정에 대성당의 부지를 마련하였다. 그래서 지금까지 대성당은 워싱턴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서 가장 높은 건물(30층 건물 높이)로서 사람들을 하늘로 향하도록 인도하고 있다. 데오도르 루즈벨트 대통령과 런던주교 그리고 일만 명의 회중이 운집한 가운데 1907년 9월 29일 정초식을 거행하였다. 당시 정초석은 베들레헴에서 가져왔고 그것을 큰 미국산 대리석 안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였다’(요한1:14)는 성경구절을 각인하였다.
국립대성당의 정초석이 놓여지고, 잔디, 나무가 심어진 이후에 그 나무는 가지를 뻗어 큰 그늘을 드리우는 우람한 수목이 되도록 국립대성당의 공사는 계속되었다. 1921년에 베들레헴 채플이 완성되었고 공식적인 예배를 거행한 이후로 매일 그곳에서 예배를 드리게 되었고 그날 이후로 국립대성당은 국가적 예배행사의 중심에 놓이게 되었다.
1976년에 대성당의 회중석과 서쪽 벽의 장미스테인글라스 윈도우가 완성되어 제럴드 포드 대통령과 엘리자벳 이세 여왕의 참석 하에 봉헌식을 하였다. 드디어 1990년에 서쪽 타워를 완성하여 83년간의 워싱턴 국립대성당의 공사를 완성하게 되었다.
베들레헴채플에서 첫 번째 예배를 거행한 이후 성공회 워싱턴 국립대성당은 모든 신앙을 가진 사람들에게 예배와 기도, 세계적 지도자들의 추모의 예배로 그리고 그 시대의 도덕적 사회적 문제들을 논의하고 제기하는 장소로서 문을 열어 오고 있다. 성공회의 신앙적 특징은 포용성에 있다. 바로 그 포용성의 중심에 워싱턴 국립대성당이 있다. 만인을 위한 국가적 기도의 집으로서 워싱턴 국립대성당은 오늘도 열려 있고 만인을 위한 기도와 예배를 계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