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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찬님 방

만남의 부가가치!

작성자신종찬|작성시간04.07.06|조회수141 목록 댓글 7

오늘은 토요일데도 피곤하여

퇴근 후 저녁 먹고 9시도 되기 전에 잠이 들었다.

잠을 깨니 새벽 1시가 조금 넘었다.

태풍 민들레 때문에 나라가 소동을 벌리고 있으나

비가 숨죽여 내리고 있을 뿐 그저 조용하고 생각에 들기 좋은 밤이다.

나는 이런 새벽이면 중학시절 시골에서 처음 안동으로 유학 왔을 때

기차 소리에 이불 속에서 잠이 살작 깨는 경험을 하곤했다.

기차역에서 들리는 부드럽고 큰 기적소리가 소도시 전체를 울리고

약간의 메아리와 함께 들리는 것이 아주 인상적이었는데,

오늘처럼 비 오는 새벽이면 더 메아리가 크고 선명하였다.

이즈음 이런 부드럽고 큰 메아리가 선명한 기적소리 같은 글을 읽었다.

최근에 관심을 갖게 된 소설가 이문구씨가 쓴 산문집을 감명깊게

읽고 있어 간추려 소개하고 내가 사랑하는 내 딸과 아들과 아내,

다른 내가 만남의 관계를 이문구씨의 표현을 빌리면

부가가치가 있게 하고 싶은 분들에게 보내려고 한다.


최근 철학자 안병욱 선생님은 자신의 말년의 철학적 결론을

관계의 철학으로 완성하려 한다는 말씀을 들었다.

관계란 어떤 형식이던지 만남을 전제로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다.

 

 

-간추린 내용-

사람과의 만남이 인생의 시작이며 마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람은 사람과의 만남으로 인간관계를 이루며

삶에 다른 모든 일도 인간관계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자라고 배우고 깨닫고 철들고 하는 것이 친구와의 만남,

스승과의 만남, 이웃과의 만남, 선후배와의 만남, 사랑하는 사람과의 만남,

배우자와의 만남, 부모 자식 등 혈육과의 만남 등 만남에서 비롯될진데,

사람의 인간관계야말로 그 사람의 생명이며 또한 역사인 것이다.


누구를 만난다는 것은

누구를 알게 된다는 뜻의 포장된 절차라고도 할 수 있다.

누구를 알게 된다는 것은 타인에 견주는 자기 실험이며

미지의 세계에 대한 가장 적극적인 접촉자의 탐색이다.

타인을 통한 자기 자기의 정체성 확인이며

미지의 세계에 비춘 자기 세계의 비교평가인 것이다.

그러므로 인간관계를 위한 의욕적이며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은

자기 인생의 환경개선을 내다보는 끊임없는 투자이며

담보를 확대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런 까닭에 우리의 만남은

서로 아무 거짓이 없는 참되고 깨끗한 만남이어야 한다.

자기밖에 없는 식의 이기주의적인 만남이나 일시적인 만남과 같은

계산된 만남은 부가가치가 없는 덧없는 만남에 불과할 것이기 때문이다.

 

만남의 부가가치란 무엇인가.

자신도 모르게 느껴 일어나는 마음의 움직임,

즉 정에 대한 세속적인 표현이다.

만나고 만나도 정이 우러나지 않는 만남, 정나미가 가지 않는 만남은

실없는 만남이거나 만나지 않음만도 못한 만남일 수가 있다.

그것은 자기의 인생 환경 개선을 내다본 투자가 아니라 내다보지 못한 낭비며,

담보를 잡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담보를 잡히는 꼴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참되고 깨끗한 만남은 서로가 느끼는 바가 있음으로 인하여

스스로 일어나는 마음에 있게 마련이다.

그렇게 일어난 마음에는 반드시 체온이 실려 있어서 항상 제 온도를 유지한다.

사람들은 그것을 일러서 잔정이라고도 하고 속정이라도 한다.

정나미는 이것들을 모두 아울러 부르는 이름이며,

상대방에 가거나 떨어지는 정나미의 상황에 따라 상대방의 인격을 가늠하기도 한다.

그리하여 다정할 수도 있고 매정할 수도 있다.

인간은 정이 있고 없음에 인품이 매겨질 수도 있고 벗겨질 수도 있다.

사람이 사람값을 한다는 것도

그 사람의 정에 대한 긍정적인 품평이 아닌지 모르겠다.

누구와 누구의 만남이야말로 사람이 사는 일 그 자체이니

그 얼마나 어렵고 조심스러우며 또한 희망적인 사건이겠는가.

 -끝-

 

지난 날을 되새겨보면 작은 일에도 화내기도 하고,

아는 것도 없이 잘난척하고, 남에게 정나미 없이 산 것이 부끄럽다.

앞으로도 금방 고쳐질 것 같지 않아서 더 부끄럽지만

평생 배우고 익히다가 가는 것이 인생이라고

죽고 난 뒤에 제사 때 지방에 고 학생(學生) 누구라고 적지 않는가!

 

잘 될 것 같지 않지만

간절(懇切)히 바라건데

앞으로의 만남이 이런 만남이 많았으면 좋겠다.

그 옛날 안동역에서 들려오던

비 오는 날의 기적소리처럼

부드럽고 메아리가 선명한

영원히 따뜻한 체온이 느껴지는 만남이... .

 

새벽이 더 조용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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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심심풀이 | 작성시간 04.07.05 젊은 시절에는 시를 좋아하고, 중년기에는 소설을 좋아하고(요즈음은 드라마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노년기에는 수필을 통하여 깨달음을 느낄 줄 아는 것이 인생이라더니. 깨달음의 경지로 향하여 가는구나. 축하한다.
  • 작성자강성만 | 작성시간 04.07.06 만남이 곧 인생이되는 거야 부모와의 만남 부인과의 만남 자식과의 만남도 만남은 만남이제잉...
  • 작성자신종찬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4.07.08 옛날 고등하교 때를 回想해보면 지금 이 카페같은 만남은 상상도 못했지! 정말 비 오는 날 汽笛소리 같은 奇蹟이 일어나고 있고 우리의 이런 만남도 또한 기적이지!
  • 작성자서교현 | 작성시간 04.07.08 신박사! 탈무드에 "고대 유대 사회의 이에시바(학교)에서는 1학년생을 현자라고 불렀고, 2학년생은 철학자라고 불렀다. 그리고 마지막 학년인 3학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학생이라 불렀다. 사람들한테 겸허하게 배우는 사람이 가장 지위가 높으며, 학생이 되려면 몇 년 동안 수업을 쌓아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 작성자신종찬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4.07.08 그래! 참 좋은 것을 배웠네! 학생이란 그런 깊은 뜻이 있을 수도 있구나. 고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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