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개전되었으나,
그 경위는 자세히 기록되지 않았습니다.
종전 또한 선언되지 않았습니다.
총성은 자연히 잦아들었고,
울음과 연기는 들판 위에서 각자 흩어졌습니다.
이는 승패의 결과가 아니라,
모든 전제가 소진된 뒤의 정지였습니다.
울타리는 쓰러져 있었고, 우리에는 발자국만 남아 있었습니다.
양의 흔적은 찾기 어려웠습니다. 피도, 뼈도, 울음도 없었습니다.
마치 한때 그 자리에 있었던 존재 자체가 이야기에서 삭제된 것처럼, 들판은 비어 있었습니다.
인간들은 늦게 돌아왔습니다.
서로 다른 명분과 계산을 품고 돌아왔지만,
그들이 다시 마주한 것은 관리할 대상도, 나눌 몫도 없는 목장이었습니다.
젖도 없었고, 털도 없었으며, 더 이상 고기를 둘러싼 계약을 논의할 상대도 없었습니다.
총은 쓸모를 잃었고, 불은 목적을 잃었습니다.
늑대들도 흩어졌습니다.
젊은 늑대들은 숲 깊숙이 사라졌고, 더 많은 고기를 약속하던 길은 끝내 그들을 먹이지 못했습니다.
푸른 늑대는 마지막까지 명령을 내리지 않았습니다.
그는 패배하지도, 승리하지도 않은 채,
무너진 울타리 곁에서 조용히 누웠다고 전해집니다.
그의 죽음을 본 이는 없었고, 다만 이후로 그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사라졌을 뿐입니다.
사람들은 나중에 이 일을 이렇게 설명하려 했습니다.
누군가는 탐욕 때문이라 했고,
누군가는 불가피한 충돌이라 했으며,
누군가는 서로를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들판은 그 어떤 설명에도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한때 그곳에는 질서가 있었고,
규칙이 있었으며,
서로를 관리하고 길들이는 언어가 오갔다고 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
제단도, 계약서도, 중재자도 없이
바람만이 풀 사이를 지나갈 뿐입니다.
그리고 전해지는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그 이후에 무엇이 시작되었는지는, 아무도 말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