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6월 고3 모의평가에 출제된 김광균의 <수철리>는 ebs 교재 수능특강(p.26)에 나오는 현대시다.
그 동안 김광균 시는 수능 시험에서 외인촌(2000 수능), 와사등(2008 수능)이 출제되었고,
은수저, 설야, 노신 등이 각종 모의고사에서 출제되었는데 <수철리>는 이번 시험에 처음 출제된 낯선 시라 할 수 있지만,
ebs 교재에 나오는 작품이기 때문에 고3 학생들은 낯설어하지 않았을 것이다.
'수철리'라는 제목의 의미는 '공동묘지가 있던 서울의 한 마을'이라는 주를 통해 알 수 있고,
시 전문을 읽어내려 가면 공동묘지에 묻힌 사람은 죽은 누이동생임을 알 수 있다.
즉, 제목과 시 전문을 통해 이 작품은 죽은 누이동생에 대한 그리움을 담고 있는 시라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처음 보는 낯선 시였다고 해도 (나)와 관련된 문제는 대체적으로 평이했고, 시 전문에 주어진 텍스트 중심으로 공부한 학생은 전혀 어려움을 느끼지 않았을 것이다.
<언감생詩>에서 강조한 낯선 시 공부법의 중요성이 다시 한 번 더 강조된다.
[19~24]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2011년 6월 고3 모의평가>
(가)
조국을 언제 떠났노,
파초*의 꿈은 가련하다.
남국을 향한 불타는 향수,
너의 넋은 수녀보다도 더욱 외롭구나.
[A] 소낙비를 그리는 너는 정열의 여인,
나는 샘물을 길어 네 발등에 붓는다.
이제 밤이 차다,
나는 또 너를 내 머리맡에 있게 하마.
나는 즐겨 너를 위해 종이 되리니,
너의 그 드리운 치맛자락으로 우리의 겨울을 가리우자.
- 김동명, 「파초」-
* 파초 : 잎이 긴 타원형이며 키가 큰 여러해살이풀.
(나) 산비탈엔 들국화가 환 ― 하고 누이동생의 무덤 옆엔 밤나무 하나가 오뚝 서서 바람이 올 때마다 아득 ― 한 공중을 향하여 여윈 가지를 내어 저었다. 갈 길을 못 찾는 영혼 같애 절로 눈이 감긴다. 무덤 옆엔 작은 시내가 은실을 긋고 등 뒤에 서걱이는 떡갈나무 수풀 앞에 차단 ― 한 비석이 하나 노을에 젖어 있었다. 흰나비처럼 여윈 모습 아울러 어느 무형(無形)한 공중에 그 체온이 꺼져 버린 후 밤낮으로 찾아 주는 건 비인 묘지의 물소리와 바람 소리뿐. 동생의 가슴 우엔 비가 나리고 눈이 쌓이고 적막한 황혼이면 별들은 이마 우에서 무엇을 속삭였는지. 한 줌 흙을 헤치고 나즉 ― 히 부르면 함박꽃처럼 눈뜰 것만 같애 서러운 생각이
옷소매에 스몄다.
- 김광균, 「수철리(水鐵里)
* 수철리 : 공동묘지가 있던 서울의 한 마을.
(다)
슬프나 즐거오나 옳다 하나 외다 하나
내 몸의 해올 일만 닦고 닦을 뿐이언정
그 밧긔 여남은 일이야 분별할 줄 이시랴.
<제 1 수>
내 일 망령된* 줄을 내라 하여 모를쏜가
이 마음 어리기도 임 위한 탓이로세
아무가 아무리 일러도 임이 혜여 보소서.
<제 2 수>
[B] 추성(楸城) 진호루(鎭胡樓)* 밧긔 울어 예는 저 시내야
므음 호리라* 주야에 흐르는다
임 향한 내 뜻을 조차 그칠 뉘를 모르나다.
<제 3 수>
뫼흔 길고 길고 물은 멀고 멀고
어버이 그린 뜻은 많고 많고 하고 하고
어디서 외기러기는 울고 울고 가느니.
<제 4 수>
어버이 그릴 줄을 처음부터 알아마는
임금 향한 뜻도 하늘이 삼겨시니
진실로 임금을 잊으면 긔 불효인가 여기노라.
<제 5 수>
- 윤선도, 「견회요(遣懷謡)」-
* 망령된 : 언행이 상식에서 벗어나 주책이 없는.
* 추성 진호루 : 함경북도 경원에 있는 누각.
* 므음 호리라 : 무엇을 하려고.
19. (가)~(다)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가)와 (나)에서는 현실과 이상의 괴리가 심화되고 있다.
② (가)와 (다)는 자연의 섭리를 깨닫는 과정을 보여 주고 있다.
③ (나)와 (다)에는 화자가 대상을 만날 수 없는 정황이 나타나 있다.
④ (가)~(다)에는 대립적 가치가 첨예하게 표출되고 있다.
⑤ (가)~(다)에서는 시간의 변화를 중심으로 시상이 전개되고 있다.
20. 시적 화자의 태도를 중심으로 (가)와 (나)를 비교한 것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가)에는 대상에 대한 유화적인 태도가, (나)에는 독단적인 태도가 드러난다.
② (가)에는 대상에 대한 단정적인 태도가, (나)에는 회의적인 태도가 드러난다.
③ (가)에는 대상과의 관계 단절을 두려워하는 태도가, (나)에는 관계 형성을 열망하는 태도가 나타난다.
④ (가)에는 현실 상황에 대한 낙천적인 태도가, (나)에는 비관적인 태도가 드러난다.
⑤ (가)에는 현실 상황의 변화를 기대하는 태도가, (나)에는 변화될 수 없는 현실 상황을 안타까워하는 태도가 나타난다.
21. [A]와 [B]에 나타난 공통된 표현 효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문답 형식을 통해 친밀감을 드러내고 있다.
② 감각적 이미지를 통해 정서를 구체화하고 있다.
③ 대구를 통해 안정적인 운율감을 조성하고 있다.
④ 반어적 표현을 통해 시적 긴장감을 고조하고 있다.
⑤ 어조 변화를 통해 정적인 분위기를 강화하고 있다.
22. (가)를 감상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파초를 ‘또’ 머리맡에 둔다고 한 것을 보니, 계속해서 파초를 돌보겠다는 의지를 알 수 있군.
② 파초를 위해 ‘종’이 된다고 한 것을 보니, 파초를 아끼는 마음을 알 수 있군.
③ 파초의 잎을 ‘치맛자락’으로 비유한 것을 보니, 파초는 ‘나’에게 모성적 존재임을 알 수 있군.
④ ‘나’와 파초를 ‘우리’로 묶어 표현한 것을 보니, ‘나’는 파초에 대해서 일체감을 느끼고 있음을 알 수 있군.
⑤ 파초와 ‘나’가 처한 상황이 차가운 겨울밤인 것을 보니, 시련과 고난의 상황에 놓여 있음을 알 수 있군.
23. (나)의 시어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환 ― 하고’, ‘아득 ― 한’ 등의 ‘―’는 시어의 느낌을 풍부하게 한다.
② ‘밤나무’의 ‘여윈 가지’는 쓸쓸한 시적 분위기를 형성한다.
③ ‘흰나비’는 ‘누이동생’의 여윈 모습을 연상시킨다.
④ ‘묘지’는 화자가 죽은 누이를 떠올리는 공간이다.
⑤ ‘비’, ‘눈’, ‘별’ 등은 화자의 의지를 상징한다.
24. (다)의 각 수를 연결하여 이해할 때, 적절하지 않은 것은? [3점]
① 제 1 수의 ‘옳다 하나 외다 하나’는 제 2 수의 ‘아무가’의 행위로 볼 수 있다.
② 제 2 수의 망령된 ‘내 일’은 제 3 수의 ‘내 뜻’에 상반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③ 제 3 수의 ‘추성’은 제 4 수의 ‘뫼’와 ‘물’에 의해 그리움의 대상으로부터 먼 공간으로 인식될 수 있다.
④ 제 4 수의 ‘뜻’은 제 5 수의 ‘뜻’에 와서 더욱 확대되어 표출된 것으로 볼 수 있다.
⑤ 제 5 수의 ‘임금 향한 뜻’은 제 1 수의 ‘내 몸의 해올 일’을 직접적으로 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정답]
19. ③ 20. ⑤ 21.② 22. ③ 23. ⑤ 24. 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