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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소설 기출 모음

[ㅇ(이응)]외등_전상국

작성자안인숙|작성시간11.04.12|조회수488 목록 댓글 0

   제목 '외등'의 의미부터 파악한다.

   제목이 '외등'이었기에, 제목을 붙잡고 지문을 읽어 간다.

   지문의 끝부분에 '외등' 이 나오는 것에 주목한다.

   하지만 그에 앞서 28번 문제의 <보기>에서 '외등'의 의미를 알려 주고 있음을 먼저 확인한 다음, 지문을 읽으면 훨씬 잘 읽히는 것을 발견할 것이다.

   이처럼, 수능 언어 영역의 문학 부문의 문제를 보면 <보기>에서 작품의 정보를 던져 주고 있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나방이 외등을 향하는 것으로 진술되는데, 이는 삶의 긍정적인 가치를 모색하는 인물의 모습을 작가가 의도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위에서 제시한 28번 <보기>를 읽은 다음 지문을 보면, '외등'은 삶의 긍정적인 가치를, '나방'은 그것을 모색하는 인물, 즉 박경사와 박경사의 아버지임을 추론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추론을 바탕으로 지문을 읽으면 박경사는 김광모 의원과 자신의 후견인으로 행세하는 오도민 씨의 유혹을 뿌리치고, 즉 불의를 거부하고 정의를 선택하는 삶을 지향한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고, 이것이 곧 작품 전체에서 말하고자 하는 핵심 내용임도 낚아챌 수 있다.

 

[25~28]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2011년 4월 고3 전국>

[앞부분의 줄거리] 박경사의 아버지는 일본의 밀정이었다고 동료들이 증언하여 배신자로 낙인찍힌다. 박경사는 경찰이 되어 아버지의 친구였다는 오도민을 찾아간다. 그리고 오도민을 통해 김광모 의원을 알게 되는데, 김광모 의원은 박경사에게 자신의 정적(政敵)이자 독립투사로 알려진 이종철이 박경사의 아버지를 모함한 인물이라고 말해준다.

 

-자세히 말씀해 주십시오. 어떻게 그걸 아셨습니까?

박경사는 헐떡거렸다. 그러나 김광모 의원은 서두르지 않았다. ㉠파이프에 잎담배를 담아 누르며 그가 말했다.

-자네 마음먹기에 달렸네. 그놈의 정체를 만천하에 드러내 보인 다음 자네 부친이 뒤집어쓴 누명을 벗기는 걸세.

-어떻게, 무슨 증거로 그렇게 하는 겁니까?

-다 방법이 있네. 우선 모든 일은 자네 부친과 죽마고우였던 오도민 씨가 다 알아서 도와 줄 걸세. 이종철이 그놈이 자네 부친을 모함했듯 우리도 그놈의 허상을 깨뜨리고 그 실체를 만천하에 공개하는 거야. 그 일의 증인이 바로 자네가 되어야 하네. 자네 부친을 위해서 자네가 나설 때가 온 거야.

-저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습니다.

-몰라도 좋아. 오히려 모르는 게 좋을 걸세. 오도민 씨가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되는 거야. ㉡내 말뜻 알아듣겠나?

박경사는 대답할 수가 없었다. 김광모 의원과 자신의 후견인으로 행세하는 오도민 씨의 속셈이 한번에 석연하게 잡혀들자 가슴이 떨렸다. 천 길 낭떠러지로 곤두박질쳐지는 낭패감이 엄습했다. 그것은 이 세상 모든 것에 대한 허망감이었다.

그러나 문득 박경사는 마음 한편에서 서서히 고개를 쳐드는 유혹의 손을 보았다. 아버지를 위해서, 어머니가 확신하고 있는 아버지의 실상을 살려내기 위해서 자식이 힘을 보태지 않으면 그것을 또 다른 누가 할 것인가. 그는 마음 밑바닥에 어떤 기꺼움 같은 게 벌렁벌렁 숨쉬기 시작한 걸 알고 있었다. 어쩌면 아버지는 김광모 의원의 말대로 배신자가 아니라 오히려 그들에게 배신을 당한 그런 억울한 입장일는지 모른다는 생각이었다. 그 억울함을 자식이 나서서 큰 소리로 외쳐 아버지의 결백을 주장한다-그렇게 해야 마땅할 일이다. 그것은 또 가능했다. 김광모 의원과 오도민 씨와…… 그 순간 박경사는 한 사람의 웃는 얼굴이 머리에 떠올랐다. 자기 자신의 얼굴이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아버지 얼굴 같기도 했다. 열 살 때 밤 눈을 떴을 때 등잔불 곁에 앉아 있던 아버지의 얼굴에다가 방금 전 머리에 그려진 웃는 얼굴을 겹쳐 보았다. 그러나 박경사는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아버지의 웃는 얼굴을 본 적이 없었다. 그에게 있어서 아버지의 웃는 얼굴이 보여진다는 것은 하나의 치욕이었다. 크고 옳은 것을 위해 일한다는 신념을 가진 사람은 결코 그런 웃음을 웃을 수 없는 일이라고 그는 못박아 생각했다.

-저는 지금 아버지의 실상을 찾고 있을 뿐입니다. 만들어진 아버지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아버지를 찾고 싶습니다.

-내 제의에 대한 거절의 뜻인가?

-그렇습니다. 저는 아버지에 대한 일은 저 혼자 해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박경사는 김의원의 얼굴에 불쾌한 그늘이 지는 걸 역력히 알 수 있었다. 그늘은 곧 낭패스러운 얼굴로 바뀌어 갔다.

박경사의 가슴에 한가닥 두려움 같은 게 끼어들었다. 그러나 ㉢그 두려움보다 몇배의 큰 희열이 어금니에 지그시 씹히고 있음을 그는 즐기고 있었던 것이다.

(중략)

-자네 김의원께서 제안한 걸 거절했다며? 방금 서울서 전화가 왔네.

-거절이 아니라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무슨 얘긴가, 자네 부친의 누명을 벗기는 데 자네가 협조할 수 없다는 건?

박경사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답할 성질의 것도 아니었다.

-자네 출세하기 싫다는 거군.

-저는 지금 이대로가 좋습니다.

-지금 이대로는 누구 덕택인데 그런 소릴 하나?

박경사는 안주머니에서 그 봉투를 꺼내 놓았다.

-김의원께서 여비나 하라고 주셨는데 아무래도 봉투가 바뀐 것 같습니다.

-이 사람, 이거 덜 떨어졌군.

오도민 씨는 박경사가 내놓은 봉투의 내용을 살펴보며 한심하다는 듯 혀를 찼다.

-이 사람아, 이런 건 남한테 내보이는 게 아냐. 자네 부인한테나 가지고 가 자랑을 할 것이지.

-오사장님께서 맡았다가 돌려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부담 가질 일이 아니니까 안심하고 넣어 두게. 누구를 위해서 일한다는 생각보다 바로 자네 자신을 위해서 힘이 닿는 데까지 일하면 되는 거야. 기회란 그렇게 흔한 게 아닐세. 자넨 이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되네.

오도민 씨는 자기를 위해서 일해 달라는 얘기만은 하지 않았다. 죽마고우 아들의 장래를 걱정하는 그의 얼굴은 결코 밝지 못했다. 박경사가 끝내 그 봉투를 놓고 일어섰던 것이다. 그가 앉은 채 방을 나서는 박경사한테 한마디 던졌다.

-자넨 역시 대단한 사람이군. 이까짓 걸 먹고 먹었다는 소린 듣기 싫다 그 얘긴가?

[A] 외등 주위에 몰려든 날벌레들의 어지러운 난무는 여전했다. 더 많은 날벌레들이 모여들어 서로 엉겨 돌았다. 좀전까지 그 큰 몸체를 사정없이 부딪쳐 가며 날뛰던 나방은 이제 보이지 않았다. 지쳐 떨어졌겠지. 그 나방처럼 사는 게 굵고 짧게 사는 걸까. 박경사는 혼자 웃었다. 그 나방처럼 격렬한 삶을 정말 잠시라도 누리고 싶다는 충동이 불쑥 치민 것이다. 어쩌면 아버지가 누린 그 일생은 저 나방과 같이 짧고 격렬한 것이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상국,「외등(外燈)」

25. 위 글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한 것은?

① 인물 간의 대화를 통해 가치관의 차이가 드러나고 있다.

② 독백적 어조로 현실과 단절된 의식 상태를 표현하고 있다.

③ 회상의 기법을 사용하여 과거에 대한 향수를 드러내고 있다.

④ 사건을 병렬적으로 구성하여 이야기의 입체감을 높이고 있다.

⑤ 장면에 따라 서술 시점을 달리해 사건을 분석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26. ㉠~㉤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 : 상대방에 대한 답답한 심정이 드러나 있다.

② ㉡ : 자신의 의도를 제대로 이해하는지 확인하고 있다.

③ ㉢ : 자신의 결정에 대한 인물의 만족감이 드러나 있다.

④ ㉣ : 상대방의 태도에 불쾌해하며 힐난하고 있다.

⑤ ㉤ : 상대방을 비꼬는 냉소적인 태도가 드러나 있다.

 

27. ‘봉투’의 전달 과정을 <보기>와 같이 도식화하였다. 이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기>

김광모

박경사

오도민

* ㉮, ㉯ : 봉투

① ㉮에는 ‘박경사’를 회유하려는 목적이 담겨 있다.

② ㉯를 전달하는 행위에는 ‘박경사’의 단호한 의지가 드러나 있다.

③ ‘한 사람의 웃는 얼굴’은 ㉮를 되돌려주려는 ‘박경사’의 결심과 관련이 있다.

④ ㉮와 ㉯는 인물들의 의사를 간접적으로 표현하는 수단이다.

⑤ ㉮는 인물 간의 타협을 이끌어 내고, ㉯는 인물 간의 관계를 단절시킨다.

 

28. <보기>를 참조하여 [A]를 이해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3점]

<보기>

「외등」은 ‘아버지 찾기’ 모티프를 통해 신념과 양심에 따라 행동하는 삶을 보여주려는 작품이다. ‘박경사’는 일제 강점 하에서 아버지가 항일 투사 활동을 했다고 믿는다. 이런 믿음을 바탕으로 그는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아버지의 삶의 방식을 이어가려 한다. 이러한 삶은 나방이 외등을 향하는 것으로 진술되는데, 이는 삶의 긍정적인 가치를 모색하는 인물의 모습을 작가가 의도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① 박경사는 ‘나방’의 모습을 통해 자신의 삶의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② ‘외등’은 아버지가 추구하고자 했던 긍정적인 삶의 목표라 볼 수 있다.

③ 부정한 방법을 거부하는 박경사는 ‘외등’을 향하는 ‘나방’으로 볼 수 있다.

④ 지쳐 떨어진 ‘나방’에 대해 느끼는 감정은 아버지의 삶에 대한 실망감으로 볼 수 있다.

⑤ 아버지의 삶에 대한 박경사의 믿음을 고려했을 때 아버지에게 ‘외등’은 조국의 광복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정답] 25. ①     26. ①     27. ⑤     28. ④

[해설]

25. [출제의도] 작품의 특징 파악하기

김광모가 박경사에게 말하는 것(“몰라도 좋아. 오히려 모르는 게 좋을 걸세. 오도민 씨가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되는 거야.” 등)으로 보아 자신의 정적인 이종철을 무너뜨리기 위해 박경사를 이용하려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정당하지 않은 방법도 이용할 수 있다는 가치관을 드러내고 있다. 반면 박경사는 김광모의 제안을 끝내 거절하면서(“만들어진 아버지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아버지를 찾고 싶습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아버지에 대한 일은 저 혼자 해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등) 정당하지 않은 방법을 취하지 않겠다는 가치관을 드러내고 있다. 박경사와 오도민과의 대화를 통해서도 위와 같은 가치관의 차이가 드러나 있다. ② 부분적으로 독백적 어조로 박경사의 내면을 드러내고 있지만 이를 통해 현실과 단절된 의식 상태를 표현하는 것은 아니다. ③ 박경사는 김광모에게 제안을 받고 아버지와 관련된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지만 이를 통해 과거의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심리는 드러나 있지 않다. ⑤ 부분적으로 독백적 어조가 나타나기는 하지만 이를 통해 사건을 분석적으로 제시하지는 않는다.

 

26. [출제의도] 인물의 심리 및 태도 파악하기

㉠은 박경사를 더욱 초조하게 만들려는 김광모의 행위로 볼 수 있지만, 박경사에 대한 답답한 심정을 드러낸다고는 볼 수 없다. ② ㉡은 자신의 의도를 박경사가 제대로 이해했는지 확인하기 위한 질문이다. ③ ㉢에는 김광모의 제안을 거절하기로 한 박경사 자신의 결정에 만족해하는 심리가 ‘희열’로 표현되어 있다. ④ ㉣에는 박경사의 꼿꼿한 태도에 대해 불쾌해하며 힐난하고 있는 오도민의 태도가 드러나 있다. ⑤ ㉤에는 끝내 봉투를 놓고 일어선 박경사의 태도를 비꼬는 냉소적인 태도가 드러나 있다.

 

27. [출제의도] 소재의 기능 및 소재와 관련된 사건의 의미 파악하기

㉮는 김광모가 박경사를 회유하기 위한 목적으로 건넨 것이나 결국 박경사는 김광모의 제안을 거절하므로 ㉮가 인물 간의 타협을 이끌어내지는 못한다. ② 박경사는 ㉯를 오도민에게 전달하면서 김광모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히므로 ㉯를 전달하는 행위에는 박경사의 단호한 의지가 드러나 있다고 볼 수 있다. ③ 박경사는 김광모의 제안을 받고 마음 한편에 어떤 기꺼움을 느끼는데 그 순간 ‘한 사람의 웃는 얼굴’을 떠올린다. 그러나 신념을 가진 사람에게는 그런 웃는 얼굴이 보여질 수 없다는 생각을 하고 김광모의 제안을 거절하기로 마음먹는다. 따라서 박경사가 김광모에게 받은 봉투를 오도민을 통해 돌려주려고 마음먹은 데는 한 사람의 웃는 얼굴이 하나의 계기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④ ㉮에는 박경사를 회유하기 위한 김광모의 의도가 담겨 있고, ㉯에는 김광모의 제안을 거절하는 박경사의 의사가 간접적으로 드러나 있다.

 

28. [출제의도] 작품 감상의 적절성 파악하기

박경사는 외등을 향해 사정없이 부딪치다가 지쳐 떨어졌을 나방을 통해 격렬한 삶을 살았을 아버지를 떠올린다. 그리고 나방처럼 격렬한 삶을 잠시라도 누리고 싶다는 충동을 느낀다. 이는 나방으로 상징되는 아버지의 삶에 대한 동경이자 연민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장면에서 아버지에 대한 실망감은 확인할 수 없다. ① ‘그 나방처럼 사는 게 굵고 짧게 사는 걸까.’에서 박경사는 자신의 삶의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②, ③ 현실과 타협하지 않는 아버지의 삶이 곧 외등을 향하는 나방으로 드러나며, 또한 아버지의 삶의 방식을 이어가려는 박경사의 태도로 볼 때, 박경사는 삶의 긍정적인 가치를 모색하는 인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A]에서 ‘나방’은 아버지를 의미하기도 하고 박경사를 의미하기도 한다. 그렇게 볼 때, ‘외등’은 아버지가 추구하고자 했던 긍정적인 삶의 목표라고 할 수 있다. ⑤ 아버지가 일제 강점 하의 항일 투사 활동을 했다고 믿는 박경사의 태도로 볼 때 아버지에게 있어서 ‘외등’은 조국의 광복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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