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먼곳/문태준

작성자쏘피아♥이연순|작성시간17.03.27|조회수37 목록 댓글 1

먼 곳/ 문태준

오늘은 이별의 말이 공중에
꽉 차 있다
나는 이별의 말을 한움큼, 한움큼,
호흡한다
먼 곳이 생겨난다
나를 조금조금 밀어내며
먼 곳이 생겨난다
새로 돋은 첫 잎과 그 입술과
부끄러워하는 붉은 뺨과
눈웃음을 가져가겠다고 했다
대기는 살얼음판 같은 가슴을 세워들고
내 앞을 지나간다
나목은 다 벗고 다 벗고
바위는 돌 그림자의 먹빛을
거느리고
갈 데 없는 벤치는 종일
누구도 앉힌 적이 없는
몸으로 한곳에 앉아있다
손은 떨리고 눈언저리는 젖고
말문은 막혔다
모두가 이별을 말할 때
먼 곳은 생겨난다
헤아려 내다볼 수 없는 곳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신고 센터로 신고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김명숙(tiger) | 작성시간 17.03.27 좋은 詩 감사드립니다 회장님...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