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ㆍ1ㆍ 9(한국 10)
열사흘째
윌리엄 포크너(William faulkner) 생가를 찾아서 1/Shine
Rowan oak 가는 길
오늘부터 남편과 나 둘만의 여행을 떠난다. 영어가 아직 서툴고 낯선 땅에서 랜트카를 운전하는 일은 처음인지라 다소 긴장은 되지만 우리에겐 즐거운 도전이다. 아이들은 걱정 투성이지만 더 나이들면 어러운 일이겠기에 문학 기행, 그보다 먼저 새로운 일을 과감히 시도하려던 것이 애초의 작전이었던 것처럼 과감히 출발한다.
아침 9시 출발한 후 샘은 하루 종일 운전을 했다.
어느 한 곳을 정하여 여유롭게 여행하는 것이 5,60대 일반의 경우이지만 우리는 이번 여행에서 조지아주, 프로리다주, 미시시피주, 알라바마주 4 개주를 여행한다. 미국에서의 주 1곳은 우리나라 보다 넓다고 하니 아이들이 걱정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다. 그것도 비교적 쉬운 방법인 패케지 관광이 아니기 때문에 더 걱정이 클 것이다. 하지만 여행사 여행은 기호에 맞지 않아 직접 관심있는 곳을 찾아 떠나는 여행을 시도하고 있다.
오늘은 미국 두번째 코스에서 딸이 짜준 계획표 대로 아틀란타에서 가장 먼 곳인 미시시피주를 향해 달려왔다. 가장 먼 곳에서부터 집쪽을 행해 가는 코스이다. 넓은 지역을 넘나들다 보니 지역을 넘어갈 때미다 풍광이 확확 바뀌는 것이 또 하나 새로이 얻는 여행 소득이다.
프로리다주는 미국의 최 남단답게 남국의 정취가, 조지아주는 드넓은 평야가, 알라바마주는 깊은 숲의 정경을 보여주었다.
미시시피주에서는 정감이 가는 농촌 풍경이 우리를 맞는다. 미국의 시골 마을 집들은 우리나라 처럼 옹기종기 모여있는 것이 아니라 뚝 뚝 떨어져 있다. 집은 길가에 있기도 하고 숲속에 가려져 있기도 하다. 우편함은 모두 길가에 나와 있다. 우리나라 대문 앞에 있는 것과는 다른 풍경이다. 집들이 떨어져 있으니 우체부가 숲속까지 일일히 찾아 다니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또 미국은 자동차의 나라이니 만큼 우편차가 큰 도로를 벗어나 숲으로 들어갔다 나왔다 하기는 어려울 것 같기도 하다. 우리나라 우편 배달부는 자전거, 요즘엔 스쿠터를 타고 다닌다. 우편함이 큰길가에 나와 있는 저런 배치는 우체부를 배려하기 위한 것일 것이다. 그 마음 따뜻하게 느껴진다.
고속도로 처럼 쭉쭉 시원하게 나있는 마을로 이어지는 길을 달리면서 우편함이 보이면 집이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숲 속 농가를 찾아보게 된다. 그 재미 또한 쏠쏠하다. 저 집도 우편함은 큰길 가에, 집은 한참 떨어진 숲 속에 있다.
미국의 도로엔 엄청 큰 화물차들이 많다. 큰 집 한 채를 싣고 달리는 엄청난 트럭을 만났다. 대단한 나라이다.
도로에 차가 많지 않아 가능한 일일까? 차 뒤에 오버사이즈 화물을 싣고 달린다는 표시가 있다.
첫 운행 중 주유를 위해 주유소에 들렀다. 지난 일주일 실습이 충실해서 여려울 것은 없었다. 먹거리 서너가지를 샀는데 과자도 샌드위치도 모두 엄청 짜다. 채식주의자라는 용어도 늘 채식을 섭취하는 우리보다 서양에서 먼저 사용하였고 한국 음식이 짜다는 평도 서양인들이 내린 평가로 알고 있었다. 그래서 미국의 먹거리는 싱겁고 느끼할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이들의 음식 심하게 짜다. 독일, 터키에서도 그랬던 것 같다.
그동안은 딸내미가 골라주는 것들만 먹어서 몰랐었는데 편의점에서 랜덤으로 고른 스넥, 샌드위치 너무 짜 다 먹지 못하고 결국 버리고 말았다.
네비게이션이 있어 숙소를 찾는 일도 어렵지 않았다.
샘이 오랜 운전으로 피곤해 한다.
잠시 쉬는 동안 난 프론트로 내려가 악스포드 씨티 지도와 시내 관광에 대한 정보를 얻어 왔다.
너무 깊은 시골
관광지도 아닌 이런 곳만을 골라 일 주일씩 걸려 여행하다니 아이들이 의아해 하는 것도 당연하다.
와 보니 더욱 그 마음이 헤아려진다. 특별히 연구해야할 의무도 없는데
화려한 관광지 모두 제치고 작가 한 사람의 흔적을 찾아 이런 시골마을 큰 돈 써 가며 찾아다니는 일이니……
나이 들어하는 여행 그동안 못한 의미있는 여행을 하고 싶었다.
울릉도 갔을 때도 단편을 썼다. 평생 다시 찾기 힘든 곳을 여행하면서 시진 찍고 가는 여행은 하고 싶지 않았다.
책 한 권 쓰고 싶었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마가렛 미첼 같은 작품을 쓰고 싶었다.
아이들에게 심려를 끼치며 남편에게 힘든 주문을 하여 시도하는 여행… 돌아가면 심혈을 기울여 글을 써야 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지친 나의 샘이 이른 시간 벌써 코를 곤다.
윌리엄 포크너
윌리엄 포크너는 지난주 키웨스트로 찾아가 보았던 어니스트 헤밍워이와 더불어 미국 최고의 작가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이다 . 그의 유적지 외엔 이렇다할 관광지가 없는 미시시피주 악스포드에 오게된 것은 온전히 그의 생가를 찾아가기 위해서이다.
오늘은 운전만 하기에도 샘이 지쳐 일찍 쉬기로 했다. 내일 아침 10시 개관하는 그의 생가 Rowan oak를 방문 하기로 하고 깊은 잠 청하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