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유를 가르쳐 주는 영화 『 Il Postino 』 감상과 이해

작성자신옥철|작성시간21.04.18|조회수1,560 목록 댓글 0

<은유를 가르쳐 주는 영화 『 Il Postino 』 감상과 이해> / 신옥철

일 포스티노 (Il Postino / The Postman) 1996년 3월 개봉

 

“사랑에 빠지게 되면 누구나 시를 쓰게 되고 세상이 아름다워진다”

 

-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 파블로 네루다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


- 감독 : 마이클 레드포드 / 이 감독의 다른 작품 조지 <오엘의 1884>
- 주연 : 마시모 트로이시(마리오) / 필립 르와레(파블로 네루다)
- 68회 아카데미 음악상 수상.
- 영화 음악 작곡 : 루리스 바칼로프
- 원제는 일 포스티노( Il Postino ) 영어로는 우편배달부( The Postman)
- 책 제목 : 안토니오 스카르메타 지음 『네루다의 우편배달부』 우리나라 번역본 : 『파블로네루다와 우편배달부』(1996년 사람과 책, 2004년 민음사 두 출판사에서 발간하였음)

 

추천의 말
<일 포스티노>는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칠레의 파블로 네루다와 젊은 우편배달부의 우정을 그린 잔잔한 파도 같은, 바람 같은 영화이다. 시인이자 공산당원이며 민주투사였던 파블로 네루다의 인간다운 면을 그리면서 그의 삶과 문학, 또 겨우 글을 읽는 정도의 지식 밖에 없는 한 시골 마을의 순박한 청년(17세)이 시, 문학에 젖어드는 내용을 잔잔하게 그리고 있다.

영화 <일 포스티노>(Il postino / The Postman)는 1994년 벨기에에서 제작된 ‘마이클 래드포드’ 감독의 드라마, 멜로, 로맨스 영화이다. ‘필립 느와레’ 등이 주연으로 출연하였고 ‘마리오 세치 고리’ 등이 제작에 참여하였다.
주연 ‘마시모 트로이시’는 영화 촬영이 끝나고 다음 날 치명적인 심근 경색을 맞아 사망하였다.(촬영을 마친 후 12시간) 촬영 중 위기가 찾아와 수술 받을 것을 권했지만 산소 호흡기를 사용하면서 심장 수술을 연기함으로써 영화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

영화속 마리오는 네루다를 알기 전까지 그저 아무런 목표도 감동도 없이 무의미한 삶을 살아가던 청년이었다. 그러던 그가 한 시인을 만나 삶이 바뀌게 된다.
이 이야기의 핵심은 바로 이 무의미한 삶을 바꾸는 시, 문학, 예술의 힘이다.
특히 백지와도 같은 무지한 사람에게 시가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 주는 이야기가 문학도 들에게는 특별히 다가오는 관전 포인트이다.
문학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라면 시/문학에서 메타포 얼마나 중요한가 하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문제이다.
이 영화가 무지한 사람에게 고급한 언어인 문학 용어를 깨닫게 하고 예술로 가능한 인간관계를 전하는 것이 핵심인 만큼 은유(메타포)의 사전적 의미를 넘어서는 정확한 이해가 필요한 학생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교재이다.
마리오가 이해 해 가듯, 파블로가 이끄는 대로 따라가다 보면 ‘엄마 얼굴은 사과’ 보다 더 깊은 ‘파도가 말했어.’ ‘그녀의 미소는 한 마리 나비의 소리 없는 날개 짓’의 의미를 이해하게 된다.
‘파도가 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미소가 나비가 되는 것’도 불가능하다. 역시 기초적인 은유에서의 ‘엄마 얼굴이 사과가 되는 것’도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문학은 불가능한 것을 말하는 것이라는 정의는 틀리지 않다. 그렇다면 문학은 불가능에 대한 도전인 것이다.
쥘 베른의 상상력이 인간으로 하여금 바다 속을, 우주 공간을 누비게 하지 않았는가.
문학은 말을 많이 하면 진부하게 된다. 말하지 않고 보여주어야 한다. 보여주어 직접 체험하고 느끼게 하는 일, 그 방법인 메타포를 전하는 파블로 네루다의 잔잔하고, 친절한 교수법, 또 그를 깨달아 가는 젊은 시인의 열정, 무엇보다도 사랑을 이루게 하고, 사회의 옳은 일에 목숨 바치는 일을 두려워하지 않게 하는 시/문학의 힘을 이 영화를 통해 만날 수 있다.
목숨이 경각에 달려 있음을 알면서도 예술을 위해 헌신한 배우의 열정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지병이 있는 사람이어서 표정이 더 그러하였을까. 영화 속 청년은 마르고 연약하고 힘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그 순진한 눈망울은 잊혀지지 않는다. 순박함을 표현하는 그의 눈 빛, 미소 등의 연기는 전무후무한 명품 연기임이 틀림없다.

네루다가 실제로 이탈리아에서 망명생황에 머문 곳은 ‘카프리’라는 섬이었다. 하지만 영화 는 ‘프로치다’ 라는 아름다운 섬에서 촬영되었다.

 

 

이탈리아 프로치다 섬

 

남우 주연인 ‘마시모 트로이시’는 이탈리아에서 감독 겸 배우로 유명했다. 이 영화에서도 공동 감독을 맡기로 했으나 건강 문제로 불가능해졌다. 그래서 훨씬 더 에너지가 필요한 감독의 역할을 포기한 대신 남우 주연을 맡았고, 이 작품은 그의 예술 사랑이 녹아들어 더욱 심금을 울리는 작품이 되었다.
이렇게 자신의 생애 마지막 혼을 불어넣은 연기로 아키데미상에서 남우주연상의 후보에 올랐으나 이루지 못하고 이 영화는 음악상만 수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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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인상에 남는 말

1
“병에 걸린 것 같아요. 사랑에 빠졌어요.”
“그건 약이 있지”
“안돼요, 안돼요, 싫어요. 낫고 싶지 않아요.”
“치료되고 싶지 않아요! 계속 아프고 싶어요. 전 사랑에 빠졌어요.”

2
“마리오 내가 쓴 시 구절은 설명할 수 없다네. 시란 설명하면 진부해 지고 말아. 시를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감정을 직접 경험해 보는 것뿐이야.”

3
“시인이 되고 싶어요. 시를 쓰면 여자들이 좋아하잖아요?”

4
“어떻게 시를 쓰지요?”
“해변을 거닐며 느껴보게.”

5
“나는 못해요. 내가 시를 쓰면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을 거여요.”
“자신의 소신으로 말하는 것이 남들이 좋아하는 말만 하는 것보다 훨씬 좋은 것이라네.”

6
“마리오 의지만 있으면 세상을 바꿀 수 있어.”

7
“하늘이 운다고 하면 그게 무슨 뜻이지?”
“비가 온다는 것이죠”
“맞았어. 그게 은유야.”

8
“단어가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는 것 같아요.”
“배가 단어의 파도에 이리저리 튕기는 것처럼..."
“뱃전에 부딪히는 파도처럼 말이지?”
"멀미를 느낄 것 같아요."
“그게 은유야.”
“하늘, 바다, 파도와 같은 세상의 모든 것이 다른 것의 은유라는 말이지요?”

9
“자네는 왜 내 시를 도용하나?”
“시는 필요한 사람에게 쓰라고 있는 거잖아요,”

10
“베아뜨리체 당신의 미소는 나비의 날개 짓처럼 당신의 얼굴에서 펼쳐져요.”

“순수한 여인 곁에 있으니 하얀 바다 위에 있는 것처럼 편안해요.”

“섬에 드리운 밤처럼 섬세한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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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리오가 네루다에게 보내주려고 채집한 것들

 

1. 바다의 작은 파도
2. 큰 파도
3. 나뭇가지에 부는 바람 소리
4. 아버지의 서글픈 그물
5. 신부님이치는 교회의 종소리
6.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
8. 뱃속에 있는 파블리토의 심장소리


기타

- 문학의 존재 이유 : 사람이 세상과 관계를 맺고 행복으로 더 나아 갈 수 있게 하는 것.


- 니체
진실은 은유 환유 비유들의 무리, 군단 일 것이다.
은유는 진실을 만나는 유일한 방법.

파주에 살던 시인 김광림 시인의 아피소드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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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블로 네루다의 시

 

내가 그 나이였을 때
詩가 나를 찾아 왔다
난 그게 어디서 왔는지 모른다
그게 겨울이었는지, 강이었는지
(.......)
뜻하지 않은 타인에게서
활활 타오르는 불길 속에서
고독한 귀로 길에서
그곳에서 나의 마음을 움직였다.

-네루다<스므편의 사랑의 시와 한편의 절망의 노래>중에서 -


나는 어렴풋 시를 썼다.
(.......)
아무것도 모르는 어떤 순수한 지혜
그리고 나는 문득 보았다
풀리고 열린 하늘을
유성들을
휘감아 도는 밤, 우주를

                             < 네루다의 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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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클 레드포드 감독
마이클 레드포드는 1946년 2월 24일 인도의 뉴델리에서 영국인 아버지와 오스트리아인 어머니 밑에서 태어났다. 그는 영국군으로 파병된 그의 아버지와 함께 중동에서 자라났다. 이후 영국으로 유학을 간 그는 베드포드 스쿨과 옥스포드 워체스터 대학을 졸업하고 교사직을 맡다가 영국 국립 영화학교에 25명의 학생 중 한명으로 입학을 하게 된다.
1974년 국립영화학교를 졸업하고 BBC 방송국에서 첫 번째 다큐멘터리 시리즈인 < The 마돈나Madonna and the 볼케노Volcano >를 제작한다. 콘서트 다큐멘터리인 <밴 모리슨 인 아일랜드>로 그 명성을 쌓았고,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영화 1983년작 <다른 시간, 다른 장소>로 첫 번째 장편영화에 데뷔를 한다.
데뷔작에 대한 평단의 반응이 좋았음에도 불구하고 이후 별다른 작품을 만들어내지 못한 그는 몇 년간 TV 시리즈에 전념을 하다가 1994년 파블로 네루다와 집배원 간의 뜨거운 우정을 그린 <일 포스티노> 를 만들면서 전 세계인으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마이클 래드포드 감독은 조지 오웰의 ‘1084’ 이라는 작품도 제작했다. '1984'는 전체주의 체제 하에서 빅브라더의 지시로 사람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는 디스토피아 오세아니아의 세계를 그린 영화이다.


- 칠레의 민중시인, 파블로 네루다
2010년 10월 칠레 산호세 광산 붕괴로 지하 7백미터 갱에 69일 동안 갇혔던 칠레 광부들이 파블로 네루다의 시를 낭송하며 희망을 잃지 않고 버텨냈다고 할 만큼 민중의 사랑을 받는 시인이다.
시인 파블로 네루다는 1904년 칠레 중부의 파랄(Parral)에서 철도원의 아들로 태어나 1920년부터 필명으로 파블로 네루다라는 이름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는 1924년 '스무 편의 사랑의 시와 한 편의 절망의 노래'로 주목받기 시작했으며, 이후 왕성한 시작 활동과 함께 다양한 사회활동을 전개했다. 1936년 파블로 네루다가 스페인 대사로 지낼 당시에 스페인 내전이 발발하면서 많은 예술가들이 파시스트에게 죽임을 당했고, 파블로 네루다는 파리 등지에서 파시즘에 저항하는 활동을 펼쳤다. 1943년 칠레로 귀국한 그는 특히 광부들의 열렬한 지지로 1945년 상원의원에 당선되어 정치 활동을 펼쳤으며, 왕성한 창작 활동으로 많은 시집과 저작을 남기고 또한 권위있는 문학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시인으로서 명성을 떨쳤다.
그는 칠레공산당에 의해 대통령 예비후보로 지목되기도 했지만, 살바도르 아옌데가 인민연합 단일후보에 추대되도록 입후보를 철회하기도 했다. 1970년 네루다는 산티아고 국립경기장에서 7만 명 군중 앞에서 시낭송을 하기도 했으며 이듬해 그는 1971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독재자 피노체트는 1973년 군사쿠데타 직후 바로 그 산티아고 국립경기장에서 수많은 시민들을 체포, 구금하고 고문 처형했다. 파블로 네루다는 1973년 69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으며 태평양이 내다보는 이슬라 네그라 해안의 별장을 광부들에게 유증(遺贈)하기도 했을 만큼 민중을 사랑하고 그것을 실천에 옮기는 칠레의 민중시인이었다.


여러분과 함께 이탈리아로 여행가고 싶어요.....(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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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드러나는 문체, 은유의 의미


-강릉 원주대학교 강사흠의 연구 논문에서 발췌-

  이 영화는 은유의 소통적 가능성을 중심으로 문체가 한 인물에게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가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영화
  안토니오 스카르메타의 『네루다의 우편배달부』와 이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 ≪일 포스티노≫는 시와는 무관하던 주인공 마리오가 네루다와의 친교를 계기로 하여 시인이 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이를 통해 문채가 인간의 유대를 가능케 해주는 기제가 되고 있음을 유머러스하고도 맛깔나게 보여준다. 이를 위해 이들 작품은 몇 가지 서술 전략을 사용한다.
  첫째, 구조적이고 극적인 아이러니를 사용하여 문채의 대현실적 영향력을 강조한다. 원작과 영화는 비유를 유효적절하게 구사할 뿐 아니라 그 힘을 몸으로 알고 있는 인물을 등장시켜 문체가 현실에 대해 실질적 영향력을 가지고 있음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둘째, 시인으로 변모해 가는 마리오의 모습을 통해 문체가 사회와 제도의 구심적 유혹과 억압을 극복할 수 있는 원심력을 고양시켜 스스로의 욕망을 비판적으로 인식하는 힘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은유가 이러한 인식을 가능케 하는 이유는 그것의 추상적 성격이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고, 주어진 것으로부터 미지의 것을 유추하도록 하는 기능을 하기 때문인데 마리오는 네루다의 시를 계기로 그것의 원심성을 내면화한다.
  셋째, 네루다의 시적 영향력이 마리오로 하여금 부조리한 사회에 대한 적대심을 의식의 표면으로 끌어 올릴 수 있게 하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넷째, 소설과 영화는 고향을 비하하고 헐리우드 영화가 보여주는 미국식 풍요를 동경하던 마리오가 네루다를 위해 마리오가 이슬라 네그라의 파도소리, 바람소리, ‘서글픈’ 그물 당기는 소리 등등을 녹음하고 그것이 네루다가 자신을 위해 남겨 둔 것이라고 말하는 데서 네루다가 민중 시인으로 변신하면서 삶의 지표로 삼았던 ‘인간들끼리의 진정한 연대’가 이루어져 있는 상황을 보여준다.
  그것은 문체 훈련이 새로운 각도에서 사물을 볼 수 있게 하며 은폐된 채 구심력을 발휘하는 언어의 지배력을 극복하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 이상, 여러분의 창작에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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