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문예의 향기

접목(椄木)/복효근

작성자한강나루|작성시간26.06.19|조회수3 목록 댓글 0

 

접목(椄木)

 

복효근(1962~)

 

 

늘그막의 두 내외가

손을 잡고 걷는다

손이 맞닿은 자리, 실은

어느 한쪽은 뿌리를 잘라낸

다른 한쪽은 뿌리 윗부분을 잘라낸

두 상처가 맞닿은 곳일지도 몰라

혹은 예리한 칼날이 내고 간 자상에

또 어느 칼날에도 도리워진 살점이 옮겨와

서로의 눈이 되었을지도 몰라

더듬더듬 그 불구의 생을 부축하다보니 예까지 왔을 게다

이제는 이녁의 가지 끝에 꽃이 피면

제 뿌리 환해지는,

제 발가락이 아플 뿐인데

이녁이 몸살을 앓는,

어디까지가 고욤나무고

어디까지가 수수감나무인지 구별할 수 없는

저 접목

대신 살아주는 생이어서

비로소 온전히 일생이 되는

 

 

 

- 복효근 시집 <마늘촛불> 2009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