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계의 원로라고 자부하는 60대 사장이 50대 편집국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어.
사장이 “내 친구 출판사에는 40대 미술부장이 있다는데 만화그림을
그렇게 잘 그린다네.”
하자 국장이 “그런 전문가가 있으면 좋겠지만 우리 사정으로는
그런 사람 바라다볼 수나 있나요.”
“사장이 월급을 얼마나 주면 될까?” 하자 국장이 연봉 1억이라면……. 하자
사장은 “1억? 나와 자네 수입을 합쳐도 그 반밖에 안 되지 않는가” 했다.
국장이 “그래서 올라가지 못할 나무는 쳐다보지도 말라고 한 속담이 있지 않나요.”
사장이 “내 친구네 출판사에서는 그 화가가 있어서 무슨
그림이든 척척해낸다는 거야. 부럽네.”
이때 20대 신입사원이 귀를 기울이고 있었어.
그것을 안 국장이 “뭘 그렇게 듣고 있는가?”
하자 사장이 “자네는 교정이나 잘 봐. 어른들 일에 끼어들지 말고.”
그 말에 사원이 “알겠습니다” 하자 국장이
“요새 애들은 에티켓이 엉망이에요. 입사한 지 할 달도 안 된 것이
어른들 이야기나 엇듣고.”
사장이 “그러나 이번에 출판할 동화는 그림이 많이 들어가는데 어디서 화가를 구하나?”
국장이 “돈만 많이 준다면 구할 수 있겠지만…….”
사장이 “돈이 들더라도 구해야겠지.”
이때 신입사원이 또 다가와 귀를 기울였어. 국장이 화난 소리를 질렀어.
“이봐, 자네는 어째서 어른들 이야기를 엿듣는가?”
“사원은 아닙니다. 지금 교정하고 있는 원고에
삽화를 잘 넣으면 대박날 것 같습니다.” 했어.
그러자 국장이 “누가 그걸 몰라서 이러나,
교정이나 잘 봐” 했고 사원은 돌아가 뭔가 하더니
그림이 그려진 교정지를 들고 와서 말했어.
“이 장면은 이런 그림이 들어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사장과 국장이 그것을 들여다보고 놀라서 물었어.
“야아! 이 그림 그린 화가를 자네는 아는가?”
사원 : 예. 압니다.
사장 : 그게 누군가. 그 정도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라면 1억을 주어도 좋아. 모셔오게.
사원 : 알겠습니다. 다음 장면을 더 넣어서 편집해 보겠습니다.
그리고 돌아가 잠깐 사이에 그림을 넣은 교정지를 들고 왔어.
사장이 놀라서 물었어.
사장 : 이 그림 그린 화가가 친구인가?
사원 : 네. 친구입니다.
사장 : 당장에 그 사람 데리고 와 봐.
사원 : 사장님, 보시지요. 제 친구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이름은 쳇지피티입니다.
신입사원이 컴퓨터에 대고 이런 저런 말을 하고 기다리자
잠깐 사이에 화려한 그림이 모니터에 떠올랐어.
사장 : 자네가 보고 있는 원고 전부를 그렇게 그려 넣을 수 있는가?
출판계의 원로라고 으스대던 두 어른이
신입사원 앞에 꺾였지. 사장이 크게 웃으며 말했어.
“하하하, 등잔 밑이 어둡다더니 바로 우리가
이 젊은 등잔 아래 있지 않나.
나이만 먹고 세상 돌아가는 것도 모르고 우쭐거리고 있었네.”
참 우습지?
시니어들은 주니어들의 진짜 실력을 모르고
권위주의에 빠져 허우적거린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