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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이야기들

강아지 목에 럭키체인이...

작성자각혜행 覺慧行|작성시간20.03.22|조회수708 목록 댓글 28

지극한 마음으로 삼보께 귀의합니다


큰스님, 법우님들, 어찌 지내시는지요?

요즘은 안녕하세요~ 라는 인사를 선뜻 건네기 힘든 날들의 연속입니다


저는 올해 1월부터  200일 기도를 목표로 정해서 지금 지장경 독경기도 중이예요

정확히 날짜를 세보진 않았지만 60일을 지나 70일쯤 되었습니다

큰스님께서 지장경 기도를 3천독 하라고 하셨잖아요~

저는 다른 법우님들처럼 단시간에 3천독을 할 만한 근기가 아니라고 생각되어...

1년에 200일씩, 15년에 걸쳐서 3천독을 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재작년 안심정사 처음 와서 200일 기도하고

작년에 또 200일...

올해 기도까지 마치면 600일이 될 거예요

느리더라도 꾸준히  큰스님께서 가르쳐주신 이 기도를 놓지 않고 평생 할 생각입니다


저는 다른 법우님들처럼 인시기도를 제대로 하는 것도 아니고

외출하는 날에는 아침에 1품~ 13품까지 완독하지 못하고

1,2품까지 읽고 공양금 올리고 이동하는 시간에 전철 같은 데서 나머지 13품까지를 속으로 읽거든요...

솔직히 다른 법우님들 하시는 기도처럼 제대로 하는 기도라고 할 수도 없어서

15년이 지나 3천독을 마친다 해도...

많이 부족한 만큼 더 더 독경할 생각입니다


서설이 길었는데요!

어제 꿈에 대해 글을 쓰고 싶은 게 있어요!


지난 일요일은 제가 키우던 강아지가 세상 떠난 양력 기일이었습니다

저는 부모님과 함께 산 시간보다, 동생과 함께 산 시간이 더 길어요

성인이 되고 나서는 동생이랑 강아지, 저 이렇게 2인 1견조의 한 가족이었습니다


강아지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유난떠는 일이 될지 모르지만

저에게 있어 제가 키웠던 강아지는 사람 가족이나 다를 바 없어요

제가 부처님께 귀의하기 전에 같이 살다가 세상을 떠났기에

강아지 생전에 불보살님 명호 한 번 들려주지 못한 게 내내 한이었습니다

다른 불자들이 집에 키우는 강아지들한테

독경 소리도 들려주고,축생이 경전을 등에 지고 나르면 내세에 좋은 과보를 받는다 하여

등에 불경도 얹어주고... 하는 걸 보면서

저는 제 소중한 강아지한테 부처님 명호 한 번 들려줄 기회가 없었던 것이 언제나 많이 속상했습니다


큰스님께서 천도해주신 동생과 엄마와는 달리

다른 소중한 가족인 제 강아지는 사람 영가가 아니어서 

불공이나 천도재 때 구제되지 못했을 거라 생각해서

강아지를 위해 뭘 해줄 수 있는 게 없을까 늘 생각했습니다

절에 올리는 인등이나 부처님 오신 날 다는 연등 같은 걸

강아지 이름으로 올리는 경우도 가능할까 종무실에 문의해볼 생각도 여러 번 했습니다...만

차마 여쭤보진 못했네요


작년 강아지 기일엔 강아지 이름을 써서 백미공양을 서울도량에 올렸었는데

올해는 법당에는 가지도 못하고 공양도 올리지 못하고

집에서 지장보살님께 기도만 올렸어요

그리고 담담하게 일주일을 지내다가

어제 저녁에 낮잠 아닌 저녁잠을 잠깐 자는데

제 강아지가 럭키체인 세 줄을 목걸이로 걸고 나왔어요!


생전에 보던 그 얼굴 그대로 제 품에 안겨 있는데

들리는 말로는 제 강아지가 아니고 제 강아지가 낳은 새끼라고

제 강아지는 기도 전에 세상을 떠났다고...

다른 강아지라고 하는 말을 옆에서 누가 해줬는데

품종과 얼굴이 완전히 같았구요,

한 가지 특징으로, 제 강아지는 어릴 때 꼬리가 반으로 잘리는 사고가 있어서

다른 강아지보다 꼬리가 짧았었는데

그 짧은 꼬리가 다시 길어져서 온전한 모습으로 복구가 되어 있었어요

제 강아지가 아니라는 말 같은 건 어차피 논리정연하지 않은 꿈의 내용이니까 중요치않다고 생각되고

생전과 똑같은 모습으로 목에 럭키체인을 걸고 나왔다는 사실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작년 가을 여행갔다 와서 서울 법당 법회 참석을 못한 이후

한동안 럭키체인을  차지 않고 지냈습니다

그냥 집에 잘 보이는 곳에 놓고 왔다갔다 하면서 보기만 했어요

그러다가 요즘 아시다시피 신종 전염병이 크게 퍼져서

제가 사는 곳에도 하루에 몇 번씩 확진자가 나왔다는 비상 알림 문자가 울리는 시국이라...

외출할 때 불보살님 보호를 받고 싶어서 다시 손목에 차고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제 강아지가 꿈에 럭키체인을 걸고 나온 걸 보니까

여러 가지 의미로 굉장히 안심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법우님들께서 정성으로 만들어주시고 큰스님께서 축원해주시는 럭키체인이

그냥 절에서 나눠주는 플라스틱 단주... 정도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럭키체인이 제 강아지 목에 걸려 있는 꿈을 꾸고

지장보살님께 감사한 마음이 밀려왔습니다


제가 지장기도 할 때 빼놓지 않고 올리는 소원이

금생에 저와 인연있는 모든 분들과 그 중에서도 먼저 세상 떠난 제 가족,

엄마, 동생, 제 강아지 등등이

그들의 윤회의 삶에서 꼭 저처럼 불법을 만나고, 부처님께 귀의하게 해주십사 하는 것인데요


일주일 전 강아지 기일 전후로도 당연히...

강아지 생각을 하면서 지장보살님께 기도드렸었습니다

앞으로 제 강아지가 윤회할 때에

더는 삼악도에 나지 않고 언제나 인간계나 천상계에 태어나서

매 윤회의 삶마다 꼭 부처님께 귀의하게 해주세요... 하고요

제 강아지의 윤회의 삶을 지장보살님께서 살펴주세요... 하고요


그리고 나서 꾼 꿈에  강아지가 목에 럭키체인을 걸고 나와서

한참을 저랑 놀아주고 갔는데

깨고 나서 제가 지장보살님께 드린 기도에 대해

지장보살님께서 대답을 해주신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제 남은 생의 날들에 대해 큰 기대가 없어요

나이는 들어가는데 딱히 갖춘 것도 이룬 것도 없고

뭔가 성취할 수 있는 시기는 이미 많이 지났고...


아침에 일어나면  번거롭고 수고로운 인간의 삶이 싫고

언제나 휴식의 시간이 올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육식을 끊지 못하는 재가불자의 삶이라서

하루를 산 만큼 다른 축생의 생명을 먹게되는 상황도 정말 싫구요

(예전에 기도하면서 완전 채식을 시도했다가 실패하고, 요즘은 집에서는 잘 안먹지만 밖에서는 육식을 하고 있어요)


다만,

제가 살아가면서 뭔가 작은 것이라도 좋은 일을 할 때마다 널리 법계 회향하면서 

저와 인연있었던 분들의 이름을 부르고, 그들을 생각하고, 그들을 잊지 않고 그들에게 회향하고

매일매일 지장경 기도하면서 그들도 부처님께 인연있게 해주세요 하고 기도하고 하는 것이

그렇게 하루하루 살아가면서 날짜가 쌓이면 그들에게도 계속해서 도움이 되는 거니까

그것이 제가 아직 죽지 않고 살아가는 의미로...  그렇게 여기며 살고 있습니다

제가 오래 살면서 회향을 해주면 해줄수록

그들에게도 그만큼 도움이 되는 것이려니... 하고요


저는 금생에 불교에 귀의하게 된 것이

그냥 우연히 된 것이 아니고 반드시 그렇게 되도록 정해져있었다는 확신이 있습니다

어렸을 때 저도 모르게 불(佛)가 그려진 필통을 사온 것이라든가

제가 그렇게 생각할 만한 일들이 더러 있었는데요


그게...

전생에서도 불교신도였던 적이 있어서 그 인연이 남아서일 수도 있지만

어쩌면 그 어떤 전생의 삶에서 제가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그 누군가가

저를 위해서 제가 부처님께 귀의할 수 있도록

기도해 준 적이 있지 않았을까

그런 사람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평소에 많이 했습니다

부처님께 귀의하고 나서는

그 기억도 나지 않는 저를 위해 기도해주었을 인연들에게

한없이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었어요

저한테 부처님 법은

생명줄이나 다름없거든요...

세상에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누군가 절 위해 제가 부처님께 귀의할 수 있도록 기도해주었듯이

저 또한 금생에, 숨이 붙어있고 기도할 수 있을 때

제가 소중히 생각하는 인연들을 위해 늘 기도해주고 싶습니다


제가 금생의 몸을 벗게 되고, 금생의 기억을 잃으면

제 강아지의 존재도, 제 가족들의 존재도 생각나지 않아서

더는 그런 기도를 올리지 못하잖아요

하여 금생에 살아있는 날들 만큼은 부지런히

그들을 위해 기도하고, 회향하고, 불보살님께 부탁드릴 것입니다

부족한 중생이 드리는 서툰 기도라도

불보살님들께서 다 받아주신다는 걸 믿어요


어제 꿈에서 강아지가 럭키체인을 하고 나온 걸 보고

저 정말 지장보살님께 감사했습니다

그 동안 기도하면서 여러 가피를 입었지만

제가 매일 드리는 독경기도를 

지장보살님께서 늘 보아주시고 계시다는 걸 다시금 일깨워주셨어요

제대로 못하는 부족한 기도라도... 너그러운 자비심으로 받아주신다는 것도요!


큰스님, 이토록 좋은 지장경 기도를 가르쳐주셔서 감사합니다!

금생에 큰스님이 계시다는 걸 알게 되어, 감사합니다

부처님 생시에, 부처님이 계시다는 것만 듣고서도 수다원 과를 얻은 자들이 많았다는데

저 또한 큰스님께서 계시다는 걸 알았다는 것 만으로도

금생의 많은 고통이 사라지고, 이 힘든 윤회를 벗어날 희망을 갖게 되었어요

가장 좋은 공양과 존경을 받으셔야 마땅하신 큰스승님이십니다


지금은 모두에게 힘든 시기고

당장 좋아질 것 같지도 않아 우울하지만

불보살님 가피는 끊이지 않아요...

큰스님 계시는 안심정사 법우님들 모두

불보살님들께서 살펴 주시리라 믿어요!


모든 부처님,모든 보살님께 감사드립니다

큰스님,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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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각혜행 覺慧行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0.03.23 아이고 아직도 기억을 하고 계시다니... 감사하고 부끄럽습니다 ^^ 이렇게 매번 언급해주시니 제가 더 감사합니다!
    마음이 굉장히 섬세하신 분이신가봐요 다른 생명을 만지는 것도 조심스럽고, 또 불쌍한 마음에 배고플까봐 먹을 것 챙겨주시고... 안심정사에는 큰스님 따르시는 분들이라 좋으신 법우님들이 많아요! 언제 논산 본찰 가면 뵙고 싶습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고, 나날이 좋은 날 되세요! 감사합니다... 아미타불!
  • 작성자강연주 | 작성시간 20.03.23 제가 개인사정으로 논산을못갑니다 공양주님께서 너무좋아하시는모습에 그럼제가 좋은기름더좋게 해드린다고 프라이팬새것으로 교체해주고왔는데 못가서맘쓰여 자주언급하게됐네요 논산법우로서 한마음이라 행복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각혜행 覺慧行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0.03.23 네에... 저도 논산본찰엔 1년에 몇 번 못가요... 그래도 이렇게 댓글로 인사도 나누고 하니깐! 언젠가 뵐 수 있겠죠!
    그리고 법우님, 새 프라이팬 제가 감사드립니다 그렇게 마음써 주시고 좋은 새것으로 바꿔주셔서 감사합니다
    공양주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얼굴도 못뵙고 댓글로만 대화를 나누는데도 마음이 따뜻하신 분들이심을 알겠어요 뭉클합니다...
    감사합니다, 편안한 밤 되시고, 내일도 모레도 항상 기쁘고 좋은 일 가득하시길!

  • 작성자강연주 | 작성시간 20.03.23 복많은 불자님과 대화감사 합니다 저도어지러운 심경이 정리되면 가겠습니다 답글감사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각혜행 覺慧行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0.03.23 네~ 편히 주무세요! 동시간대 접속이라 실시간 댓글 대화가 되었네요 반갑고 행복했습니다 좋은 마음을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무언가 마음이 편치 않으시다면... 빨리 안정되시고 편안해지셨으면 좋겠습니다 요즘은 누구나 어려운 일들이 있는 때잖아요 저도 마찬가지구요... 불보살님 가피가 늘 함께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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