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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이야기들

복은 지어도 지어도 만족할 수 없다.

작성자신증信證|작성시간20.06.02|조회수422 목록 댓글 13

아이들이 아침에 조깅을 하겠다고 밖에 나가고 운동을 하고 있는데 급하게 저를 불렀습니다. 둘째 수희가 손에 작은 새를 들고 있었습니다. 몸부림을 치는데 목을 보니 이미 둥지에서 떨어지면서 심하게 꺾여 살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았습니다. 아이들은 이미 살려달라고 난리가 났고... 제가 10분만 더 운동하자고 했더니 수희가 "내가 이렇게 있다면 아빠는 나를 놔두고 운동을 할건가요?"라고 했다. 일단 재빨리 뉘우치고... 얼른 동물 보호소를 찾아보니 24시간 연다고 해서 차에 염불을 틀고 20분을 달려 보호소까지 갔습니다. 보호소에 도착해 상자 안을 보니 새는 이미 죽음의 과정을 지나고 있었습니다. 그나마 염불을 들으며 왔으니... 그래도 모르니 일단 보호소에 맏겨두고 나왔습니다. 차를 타고 오는 내내 마음이 울적했습니다. 


그나마 복이 있어 지옥 중생이나 아귀로 태어나지 않고, 축생 가운데도 남극 바다 저 아래 산호 속에 갇혀 20년을 사는 새우로 태어나지 않고 새로 태어났는데, 그나마 있던 복이 다 해서 날개도 펴지 못한 채 다시 윤회의 흐름으로 들어갑니다. 다시 잠시 생각해보았습니다. 축생으로 살면서 얼마만큼의 복을 지을 수 있을까 생각하다, 그래도 지옥 중생이나 아귀로 태어난 것보다는 찰나의 순간이도 조금이라도 복을 더 지을 기회가 있었을텐데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윤회의 여섯 부류의 중생은 다양한 시각에서 해석이 가능합다. 예를 들어, 의식의 발달 정도, 고통의 강도, 등등인데, 오늘 보니 복덕을 지을 수 있는 기회의 정도에 의해서도 이해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윤회의 사슬은 너무나 강합다. 그리고 이 사슬을 끊을 수 있는 것은 큰스님께서 말씀하시듯 지혜와 복덕 밖에 없습니다.

 

한문본 증일아함경에는 부처님께서 가행정진 중 눈이 먼 아누룻다의 옷을 꿰메주면서 이런 말씀을 하신다고 합니다. 


"세상에서 복을 구하는 사람으로 나보다 더한 사람은 없다. 여래는 여섯 가지 법에 있어서 만족할 줄을 모른다. 무엇이 여섯 가지인가? 첫째는 보시요, 둘째는 교훈이며, 셋째는 인욕이요, 넷째는 법다운 설명과 이치에 맞는 설명이며, 다섯째는 중생을 보호하는 것이요, 여섯째는 위없이 바르고 참된 도를 구하는 것이다."


그리고 부처님은 이렇게 노래를 하십니다. 

"이 세상에 있는 모든 힘 중에

  천상과 인간에서 노닐게 하는 것

  복의 힘이 가장 훌륭하나니

  그 복으로 불도도 성취하네."


다음에 태어날 때는 지은 악업을 조금이라도 더 벗고 복을 한 번이라도 더 지을 수 있는 중생으로 태어나기를 기원하며 집에 도착했습니다.

무거운 마음으로 차에서 내리니 아마 이 죽은 새가 컸으면 되었을 어른 새 두 마리가 울타리에 앉아있다가 조금 멀리서 나를 보다가 날아갔습니다. 


기도와 보시는 해도 해도 끝이 없습니다. 우리의 좁은 소견으로 "이만큼 하면 됐지"라는 말을 하면 그것은 지혜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윤회의 근원인 무지로 판단하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도 복덕을 갈구하신다는 것을 염두에 두시고 부디 지금까지 지은 복덕에 스스로 배불러하지 마시고 큰스님의 인도를 따라 십선업을 지으시고 오계를 지키시면서 끊임없이 정진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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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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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주연(셀리) | 작성시간 20.06.03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글을 읽는 내내 마음을 돌아보며 깨우칩니다.
    깨우침으로 끝나지않고
    내내 바르게 살고자 똑바로 걷고자 노력하겠습니다.
    -()-()-()-
    나모대원본존지장왕보살마하살
  • 작성자법명:혜정(아지타) 정말잘돼!!! | 작성시간 20.06.05 가르침에 감사드리며 복짓는데 더 매진하겠습니다.
    나모 대원본존 지장왕보살마하살_()()()_
  • 작성자불법을 만나 감사한 규양 | 작성시간 20.06.05 복지을 수 있는 것도 얼마나 소중한지 알았습니다
    사람으로 태어나 좋은 법 듣고
    선행도 하며 살아야겠습니다

  • 작성자자광화 | 작성시간 20.06.05 좋은 가르침 감사합니다

    아미타불!!!
  • 작성자동소 | 작성시간 20.06.08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좋은 가르침 잊지 않고 또다시 가슴에 새기며 살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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