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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바새계경 강의]

삶을 바꾼 만남 <저 같은 아이도 공부할 수 있나요?>

작성자승의제|작성시간12.02.14|조회수192 목록 댓글 9

소년이 어렵게 입을 연다.

 

- 선생님! 그런데 제게 세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첫째는 너무 둔하고, 둘째는 앞뒤가 꼭 막혔으며, 셋째는 답답합니다.

 

저 같은 아이도 정말 공부할 수 있나요?

 

- 그렇구나, 내 이야기를 좀 들어보렴, 배우는 사람은 보통 세 가지 큰 문제가 있다. 너는 그 세 가지 중 하나도 없구나.

 

- 그것이 무엇입니까?

 

- 첫째는 민첩하게 금세 외우는 것이다.

이런 아이들은 가르치면 한 번만 읽고도 바로 외우지, 정작 문제는 제 머리를 믿고 대충 소홀히 넘어가는 데 있다. 완전히 제 것으로 만들지 못하지.

 

 둘째, 예리하게 글을 잘 짓는 것이다.

이런 사람은 질문의 의도와 문제의 핵심을 금세 파악해낸다.

바로 알아듣고 글을 짓는것은 좋은데, 다만 재주를 못 이겨 들떠 날리는 게 문제다. 자꾸 튀려고만 하고, 진중하고 듬직한 맛이 없다.

 

셋째, 깨달음이 재빠른 것이다.

대번에 깨닫지만 투철하지 않고 대충 하고 마니까 오래가지 못한다.

 

내 생각을 말해줄까?

공부는 꼭 너 같은 사람이 해야 한다. 

 

둔하다고 했지?

송곳은 구멍을 쉬 뚫어도 곧 다시 막히고 만다.

둔탁한 끝으로는 구멍을 뚫기가 쉽지 않지만 계속 들이파면 구멍이 뚫리게 되지. 뚫기가 어려워서 그렇지 한번 구멍이 뻥 뚫리면 절대로 막히는 법이 없다.

 

앞뒤가 꼭 막혔다고? 융통성이 없다고 했지?

여름 장마철의 봇물을 보렴. 막힌 물은 답답하게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채 제자리를 빙빙 돈다. 그러다가 농부가 삽을 들어 막힌 봇물을 터뜨리면 그 성대한 흐름을 아무도 막을

수가 없단다. 얼마나 통쾌하냐?

 

어근버근 답답하다고 했지?

처음에는 누구나 공부가 익지 않아 힘들고 버벅거리고 들쭉날쭉하게 마련이다. 그럴수록 꾸준히 연마하면 나중에는 튀어나와 울퉁불퉁하던 것이 반질반질 반반해져서 마침내 반짝반짝 빛나게 된다.

 

구멍은 어떻게 뚫어야 할까? 부지런히 하면 된다.

막힌 것을 틔우는 것은? 부지런히 하면 된다.

연마하는 것은 어찌해야 하지? 부지런히 하면 된다.

 

 

어찌해야 부지런히 할 수 있겠니? 마음을 확고하게 다잡으면 된다.

그렇게 할 수 있겠지?

 

스승은 감격해서 고개를 끄덕이는 소년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이 소년의 이름은 황상이었다. 그는 감격했다.

서울에서 오신 하늘 같은 선생님이 너도 할 수 있다고, 너라야 할 수 있다고 북돋워준 한 마디가 소년의 삶을 온통 뒤흔들어놓았다.

이 한 번의 가르침 이후 소년의 인생이 문득 변했다.

 

 

<삶을 바꾼 만남>-----스승 정약용과 제자 황상,         정민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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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어질현 | 작성시간 12.02.15 삶을 바꿀 수 있는 스승님을 만난것도 큰 복 인거같습니다. 칭찬이야 말로 큰 힘이 되듯이..
  • 작성자반야월 | 작성시간 12.02.15 감사합니다 이아침 아름답고 따듯한 글을 읽고 갑니다
  • 작성자섬진강 | 작성시간 12.02.15 스님 법문에서 칭찬하자는 말이 생각납니다.. 믿음을 갖고 열심히 기도 하겠습니다. 아미타불()()()..
  • 작성자길마중 | 작성시간 12.02.15 정말 그렇습니다.
    감사합니다.
  • 작성자깐순이 | 작성시간 12.02.15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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