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수경 해설 (2)
천수경이 언제 어떻게 만들어졌으며
그 구성은 어떻게 되어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동방문화대학원과 동국대 교수이신 이 성 운 박사의 저서인
‘천수경, 의궤로 읽다’에 보면
반야심경과 함께 우리나라 불자들이 가장 많이
독송하고 있는 천수경이지만
부처님께서 설하신 경전을 모아놓은 대장경에는
‘천수경’ 이라는 경이 없습니다.
천수경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의식경전’ 입니다.
천수경은 그 중심에 ‘신묘장구대다라니’를 놓고
앞, 뒤로 귀의부터 서원, 삼귀의 등 여러 가지
진언을 실어
기도의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게
새롭게 엮은 것입니다.
천수경이라는 이름은
1881년에 ‘고왕관세음천수다라니경’이라는 이름이 생겨났을 뿐,
우리나라 근대 불교의례의 근본서인
1931년 판 ‘석문의범’에도
천수경의 이름은 보이지 않습니다.
1965년에 발간된 ‘불경보감’에서
비로소 ‘천수경’이라는 명칭이
독립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하였으니
천수경의 역사는 반세기가 조금 넘었습니다.
천수경은 내용에 따라서
① 개경 : 정구업진언 - 입으로 지은 업을 청정하게 해달라는 진언
② 계청 : 천수천안 - 천개의 손과 눈을 가진 관세음보살의 자비심을 청원함
③ 발원[wishing] : 나무대비관세음 - 관세음보살의 자비를 내가 직접 실천하겠다는 강한 의지
④ 귀의[homage], : 나무관세음보살 - 이 구절에서 32관음보살의 여러 이름들이 불려 집니다.
⑤ 다라니 : 신묘장구대다라니 - 관세음보살님의 자비심과 자비의 행적을 찬탄하는 다라니
⑥ 찬탄[praise] : 사방찬 - 사방을 모두 청정한 도량으로서 모시겠다는 게송
⑦ 참회의식[repentance] : 참회게 - 참회의 게송
⑧ 준제주 : 준제공덕취 - 업장참회를 해주시는 열 두 부처님께 귀의하는 게송
⑨ 총원 : 여래십대발원문 - 관세음보살의 도리를 이루기 위한 열 가지 발원문
⑩ 총귀의 : 삼귀의 - 삼보에 귀의하는 게송
① 개경 : 정구업진언은 천수경 만이 아니라
다른 경전을 독송할 때에도 먼저 읽는 내용이므로
독경의식의 기본이며
⑦ 참회의식 중 참회진언은 염불보권문(1764)에서 시작되었으며,
참회업장십이존불은 1965년부터 천수경에 등장하였고,
십악참회는 1969년 ‘행자수지’에 비로소 등장하여
현재의 천수경이 완성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천수경은 가짜 불경이 아닌가?
아닙니다.
우리나라의 천수경은 한 번 읽음으로
귀의, 발원, 찬탄, 참회, 다라니염송, 기도, 회향까지
한 번에 모두 행할 수 있는 것이며,
어떻게 기도를 해야 하는지 모르는 초보 불자들을 위하여
저절로 완벽한 기도가 되도록 만든 경전이
바로 ‘천수경’입니다.
우리나라의 큰 스님들이
부처님께서 설하신 경전의 내용을 중심에 놓고
기도를 함에 있어서 꼭 필요한 것을 함께 모아서
기도를 가장 완벽하게 할 수 있도록 만든
기도지침서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천수경을 독송하며
관세음보살의 원력을 찬탄하고 귀의하여,
우리가 관세음보살이 되도록 참회하기를 바랍니다.
앞으로 공부할 천수경의 핵심 내용은
석가모니 부처님이 깨닫고 많은 제자들과 조사들이 실천하고 익힌,
참선에 대한 공부인 선학과,
말씀에 대한 공부인 교학을 중심으로
일반 불자들이 믿고 따라야 할,
그리고 지키고 발원하여 실천하여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즉 불자들의 신행 생활의 핵심을 요약한
의례집이기에
발원의 내용은 관세음보살이 주로 실천하신
보살행에 대한 내용으로
많은 진언이나 다라니가 나쁜 목적이 아닌
이타의 목적을 위해서 실천되고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불교는 절대자가 구원을 해 주지 않으면
구제될 수 없음을 강조하는 종교가 아니기에
그 누구든 관세음보살과 벗하는 독경의
아름다운 시간을 가질 때
우리는 평화로움과 고요함과 자유로움과
행복감을 함께 느낄 수 있으며,
천수경을 통하여 이러한 삶을 이룰 것을
발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