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장경과 신기한 꿈, 그리고 지장경 읽기 릴레이
지난 해 몇 차례 지장경 읽은 후 제게 일어났던 변화를 올린 적이 있습니다. 이런 저런 작은 소원과 바람들이 이루어졌다는 내용들이었습니다. 이후 큰 변화가 없었는데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봤습니다. 결론은 기도로 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있고, 제가 직접 해야 기도의 가피를 입는 것이 있는데, 이제 남은 것은 제가 직접 해야 하는 것들임을 깨달았습니다.
예를 들어 공부를 잘 하고 싶은데 공부는 전혀 하지 않으면서 성적만 좋게 나오게 해달라는 기도는 어불성설이듯 말입니다. 해서 다시 마음을 다잡고 기도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지장경을 읽으면 유난히 꿈을 많이 꾸는 편인데 200독을 앞두고는 아주 특별한 꿈을 꾸었습니다. 대부분은 많은 사람들이 어디론가 가는 꿈들이었는데 이번은 허허벌판이 나왔고, 누군가 저를 한 의상실로 이끌어 옷을 맞춰주는 것이었습니다.
하의는 짙은 초록, 상의는 엷은 분홍빛이었습니다. 꿈속에서도 ‘이런 옷을 왜 맞춰줄까?’ 의아해 하며 완성된 옷을 입었는데, 상의를 먼저 줘서 입으니, 입자마자 어깨라인으로 많은 꽃잎이 부채살 펼쳐지듯 줄을 지어 펼쳐지는 것이었습니다. 어디서도 본 적이 없는 환상적인 옷이었는데 수수하면서도 화려한 빛깔을 어떻게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그렇게 신기해하다 꿈을 깼습니다. 그리고 나서 이 꿈이 의미하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가 생각해봤습니다. 그러다 일주일 후 제 나름의 해몽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전 지장경 독경 때는 꿈에 늘 사람이 어디론가 버스같은 걸 타고 떠났었는데 아무도 없는 빈 터가 나온 것은 많은 조상이 천도되어 깨끗해졌다는 의미이고, 형용할 수 없이 아름다웠던 상의는 연꽃이었음을 깨달았습니다. 하지만 이는 반쪽짜리 완성임을 의미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의가 아직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초록의 하의까지 입어야 한송이 연꽃이 완성될테니까요. 이 꿈을 꾼 후 저는 그동안의 게으름을 반성하며 다시 마음을 다잡고 기도에 임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200독 후부터 꾸는 꿈은 이전과 달랐습니다. 과거에는 허름한 버스 등에 사람들이 실려 어디론가 갔는데 이번에는 자가용을 타고서 가는 것이었습니다. 마치 명절날 톨게이트 앞에 있는 자동차들처럼 많은 차들이 어디론가 나가려고 줄을 서 있었습니다. 나름의 해몽으로 ‘이번 조상님들은 조금 급(級이) 있는지 편안하게 가시나보다’. 그랬습니다, 그리고 정말 꿈에 나오는 분들이 전생의 조상이라면 나는 얼마나 많은 생을 거듭하며 살아온 존재인가... 그 끝없는 수가 의아하고 믿기지도 않을 정도였습니다. 최근에는 등장(?)하는 분들의 숫자가 확연히 줄어들고 있어서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고 남은 초록 하의를 입기를 고대하고 있습니다.
스님 말씀으론 3년, 즉 천독은 해야 전생, 현생, 내생의 업장이 닦여진다고 하는데, 지금은 전생의 업장이 소멸되어가고 있는 과정은 아닐까 합니다.
사실, 지장경 읽은 후 가장 변화가 큰 사람은 제 남동생입니다. 제 권유로 작년 여름부터 지장경을 읽은 남동생은 하루에도 시간 날 때마다 몇 독씩 읽었다고 합니다. 그러자 거짓말처럼 하던 일이 잘 풀리기 시작했는데, 거래처에서 일을 모두 몰아주기도 하고, 수입은 전에 비해 비교도 할 수 없이 늘었다는 것입니다. 제 본인의 일이 아니어서 일일이 묘사할 수는 없지만 남동생 말로는 본인은 ‘기도로 원하는 것을 얻는 이치를 깨달았다’고 합니다. 저처럼 느슨하게 하는 사람은 느슨한 결과를, 동생처럼 단기속성일지라도 죽기살기로 매달리며 하는 사람은 결과도 차원이 다르게 나타나는 것같습니다. (물론 동생은 지금도 꾸준히 기도하고 있습니다. 이 생에 할 수 있는 한 꾸준히 기도 해서 내생은 다른 차원의 삶을 살려면 그래야 한다면서 말입니다)
이번에 대학에 가는 조카(동생의 아들)도 한국으로 치면 서울대나 연고대 수준 대학 중 선택만 하면 될 정도로 시험을 잘 봐 한시름 덜었다고 합니다. (남동생은 멜번에 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이 모든 것이 지장경 독경 덕분이라고 확신하더군요.
제가 권해서 시작했지만 남동생이 저보다 훨씬 원하는 것들을 빨리, 많이 이루고, 기대보다 더 이루는 것같아 살짝 부럽기도 합니다. 그리고 더 놀라운 것은 올케가 지장경을 읽기 시작했다는 사실입니다. 남동생이 지장경 읽으면 남동생이 출가라도 할 것처럼 싫어하고 소음을 내는 등 방해 아닌 방해를 했던 올케였는데 남동생이 원하는 것들이 하나 둘 이루어지는 것을 옆에서 보면서 호기심이 들었는지 죽어도 읽지 않을 것처럼 하던 경전을 읽는다는 것입니다.
물론 지금은 호기심 수준일테지만 일단 첫 장을 열어봤다는 점이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생색같지만 저도 올케도 불법에 귀의하게 해달라고 석달 이상 기도문에 그 내용을 썼었는데, 그 소원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어느 정도는 제 기도 공덕같기도 합니다.^^::
끝으로 저의 친정 엄마도 최근 지장경을 읽기 시작하셨습니다. 평생 불교를 가까이 하며 사셨지만 지장경은 읽지 않으셨었죠. 이전에 제가 스님 CD를 드리며 몇 차례나 지장경 읽기를 권했지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차일피일 미루셨던 엄마였습니다. 금강경, 법화경의 매력을 더 좋아하시는 것같았습니다. 그런데 최근 스님 CD를 들으신 후 드디어 지장경을 읽고 계십니다.
어느날 제가 차 안에서 스님 CD를 들려드리는데, ‘어둡고 긴 터널을 빠져나오는 것같았습니다’ 라는 대목부터 흘러나오는 것이 제겐 예사롭게 다가오지 않았습니다. 마치 엄마의 상황을 말하는 것같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사실 우리 엄마는 경제적으로는 여유 있으셨지만 늘 마음의 지독한 괴로움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사신 분이셨습니다. 가시나무로 만든 새장 속에 사는 새처럼 말입니다. 몇일 후 제가 일부러 그러려고 한 것도 아니었는데, 우연히 CD를 트니 또 같은 대목이 흘러나왔습니다.
‘어둡고 긴 터널을 빠져나오는 것같았습니다’
이 대목은 7년 동안 임용고시 후 마침내 합격한 법우님의 내용이 있는 부분이었는데, 공교롭게도 엄마가 들으실 때마다 그 내용이 나오니 정말 신기했습니다. 이후 엄마는 정말로 어둡고 긴 터널의 끝에 부처님 같은 분이 환하게 앉아있는 꿈을 꾸셨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엄마들이 다 그렇듯이 평생 마음에 맺힌 응어리가 조금씩 풀리고 마음의 해방을 느끼는 순간이 다가오는 것이겠지요. 꼭 세속적 성취가 아니더라도 이러한 심리적 성취도 누군가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부분일텐데 정말 지장경의 다양한 영험을 느끼게 하는 경험이었습니다.
이제 남은 한사람은 우리 오빠인데 아직 제가 권하지는 않았습니다. 가족 중 난공불락이거든요. 해서 얼마 전 제가 기도문에 오빠도 불법에 귀의하게 해달라고 써놓고 기도했었습니다. 그런데 기도 이틀만에 꿈 속에서 오빠가 근사한 고급 자동차를 타고 슝~ 하고 어디론가 가는 것이었습니다. 형제들 중 가장 많은 복을 누렸던 오빠였던지라 “음, 이건 뭐지? 복이 많은 사람은 기도발도 초스피드인가?” 그런 생각에 웬지 나만 손해 본다는 느낌마저 들었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남동생에게 하니 남동생은 ‘그게 누나에게 더 좋은 거겠지. 짐을 던 거니까 말이야.’ 하고 좋은 말을 해주었습니다. 듣고 보니 그 말도 맞는 것같았구요.
한편 남동생이나 엄마 꿈엔 차를 타고 어딘가로 가는 사람들이 안나온다는데 내 꿈만 그런다는 것이 사실 기분이 좋지는 않았습니다. 웬지 나 혼자서 무거운 짐을 지고서 뒤처지는 듯한 기분이 들기 때문이랄까요? 아마 저마다의 업이 다르기 때문일거라 생각은 합니다. (스님께서 그 이유를 알려주시면 더 감사하겠구요 ^^)
아무튼 ‘전설의 고향’같은 저의 꿈 얘기와 남동생의 사례를 두서없이 써보았는데 분명한 건 열심히 한만큼 분명 가피가 있다는 것을 법우님들께 알려드리고자 해서입니다.(사실은 남동생이 꼭 알려달라고 합니다)
그리고 설령 중간에 어쩔 수 없이 기도를 멈추셨었더라도 자책하지 마시고, 멈춘 끝에서부터 다시 시작하시기를 권합니다. 저도 꾸역꾸역 200독 마무리하고, 이런저런 일로 쉬었다 다시 마음 다 잡고 시작했으니까요.
그러면서 다시 크고 작은 바람들이 다시 이루어져가고 있음을 보고 느끼고 있습니다.
법우님들 기도에 무한한 가피가 있기를 기원합니다.
그리고 스님, 늘 감사드립니다. ()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반야행(셀리) 작성시간 18.01.03 아하~법우님 알겠습니다.우연히 본사찰 방문하여 스님도 뵙고 왔다 하시며 그전에도 기도성취 글 올려주셨는데, 역시 꾸준히 기도하시고 계셨군요. 멋집니다.박수도 보냅니다.
가족분들에게 기도를 권하여 소원성취하셨으니 그공덕이 참 좋습니다.
-()-()-()-아미타불 -
작성자법순이 작성시간 18.01.03 법우님의 기도에 감응하신 불보살님들의 기도가피 감동입니다.
저도 가족과 주변사람들에게 더 열심히 포교해야겠습니다.
2018년 50명을 포교하겠다고 마음먹었는데 법우님 글을 읽고
더욱 열심히 포교하겠다는 굳은 의지가 생깁니다.
감사합니다. -
작성자혜정심 작성시간 18.01.04 소중한 기도가피 이야기 잘 읽었습니다.
정말 잘 적어주셔서 감동입니다.
앞으로 더욱 잘되실겁니다
아미타불 ()()() -
답댓글 작성자달캣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8.01.11 좋음 말씀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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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묘심력 작성시간 18.01.08 축하합니다~
아미타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