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1주간 토요일
복음
<내일을 걱정하지 마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6,24-34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24 “아무도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다.
한쪽은 미워하고 다른 쪽은 사랑하며,
한쪽은 떠받들고 다른 쪽은 업신여기게 된다.
너희는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
25 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목숨을 부지하려고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또 몸을 보호하려고 무엇을 입을까 걱정하지 마라.
목숨이 음식보다 소중하고 몸이 옷보다 소중하지 않으냐?
26 하늘의 새들을 눈여겨보아라.
그것들은 씨를 뿌리지도 않고 거두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곳간에 모아들이지도 않는다.
그러나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는 그것들을 먹여 주신다.
너희는 그것들보다 더 귀하지 않으냐?
27 너희 가운데 누가 걱정한다고 해서
자기 수명을 조금이라도 늘릴 수 있느냐?
28 그리고 너희는 왜 옷 걱정을 하느냐?
들에 핀 나리꽃들이 어떻게 자라는지 지켜보아라.
그것들은 애쓰지도 않고 길쌈도 하지 않는다.
29 그러나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솔로몬도 그 온갖 영화 속에서 이 꽃 하나만큼 차려입지 못하였다.
30 오늘 서 있다가도 내일이면 아궁이에 던져질 들풀까지
하느님께서 이처럼 입히시거든,
너희야 훨씬 더 잘 입히시지 않겠느냐?
이 믿음이 약한 자들아!
31 그러므로 너희는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차려입을까?’ 하며 걱정하지 마라.
32 이런 것들은 모두 다른 민족들이 애써 찾는 것이다.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는 이 모든 것이 너희에게 필요함을 아신다.
33 너희는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찾아라.
그러면 이 모든 것도 곁들여 받게 될 것이다.
34 그러므로 내일을 걱정하지 마라.
내일 걱정은 내일이 할 것이다.
그날 고생은 그날로 충분하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조욱현 토마스 신부의 오늘 복음묵상
복음: 마태 6,24-34: 내일 걱정은 내일에 맡겨라.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과 재물은 동시에 섬길 수 없다고 단호히 말씀하신다(24절). 재물은 인간을 종으로 만들 수 있는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이를 “마음의 노예가 되는 것”이라고 표현한다. “재물이 마음을 지배할 때, 인간은 하느님의 은총을 잃고, 자신도 모르게 세상의 노예가 된다.”(De Civitate Dei, 10,13 요약) 따라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재물을 두려워하거나 섬기지 말고, 그것을 올바르게 관리할 줄 아는 주인이 되라고 가르치신다.
예수님은 하늘의 새와 들꽃을 예로 들어, “너희야 훨씬 더 잘 입히시지 않겠느냐?”(30절)라고 말씀하신다. 자연은 하느님의 섭리와 사랑을 보여 주는 거울이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이를 이렇게 해석한다. “자연의 모든 것은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선을 베푸시려는 신비로운 방법이다. 그분께서 우리를 위하여 모든 것을 마련하셨음을 믿는다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Homiliae in Matthaeum, 62,1 요약)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필요를 아시며, 우리가 먼저 하늘의 가치와 의로움을 추구할 때, 필요한 것을 더해 주신다.(33절)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찾아라.”(33절) 인간의 궁극적 선은 하느님과의 관계와 그분의 뜻을 실천하는 데 있다. 일상의 필요와 세상의 재물은 부차적이며, 하느님께 대한 신뢰 안에서 충분히 공급된다. 성 토마스 아퀴나스는 이를 이렇게 설명한다. “영혼의 구원과 하느님의 뜻을 추구하는 것이 모든 인간 활동의 최상 목표이며, 물질적 필요는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충족된다.”(Summa Theologiae, II-II, q.188, a.2 요약)
“그날 고생은 그날로 충분하다.”(34절)라는 말씀은 불필요한 미래 걱정을 내려놓고, 현재 하느님께 의지하라는 초대이다. 마음이 하느님께 향할 때, 우리의 일상적 필요와 영적 필요 모두가 하느님의 섭리에 맡겨진다는 것을 믿어야 한다. 재물이나 걱정에 사로잡히지 않고, 하느님을 주인으로 삼고 세상의 재물은 종으로 삼는 삶이 신앙인의 삶이다.
오늘 복음은 하느님 중심의 삶으로 우리 마음과 행동을 조율하라는 신학적·영성적 가르침이다. 재물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고, 하늘의 보물과 의를 우선하며, 하느님 안에서 현재에 충실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 참된 자유와 평화를 누리는 길이다. 우리가 매 순간, 재물을 주인으로 삼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을 주인으로 삼는 삶을 선택할 때, 모든 필요와 걱정은 자연스럽게 하느님의 손안에 맡겨지게 된다.
출처: 저는 주님의 종 입니다 원문보기 글쓴이: 如山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