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6년 최고의 사회적 이슈, 집값폭등
올해의 최고의 사회적 이슈는 단연 집값폭등이다.
그 여파는 부동산시장을 넘어서 경제, 사회 전체영역까지 확장하여 2006년 최고의 사회문제로
자리잡았다.
아래 일간지에 수록된 취재여록만 봐도 그 사태의 심각성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아파트나 사둘 걸 괜히 장사를 시작해 후회막급입니다.'
경기도 구리시 구리시장 앞에서 피자집을 개업한 A씨는 요즘 일손이 잡히지 않는다.
4개월 전 가게를 차릴 당시 차라리 아파트를 살까 고민하다가 '그래도 땀 흘려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에 피자집을 열었지만,집값은 급등한 반면 장사는 인건비 건지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구리지역 아파트 값은 수도권을 통틀어 가장 많이 오른 터라 그때 눈을 딱 감고 인근 아파트를
샀다면 지금은 2억원 정도의 시세 차익을 거뒀을 것이란 생각에 A씨는 스스로 끓어오르는 화를
참기 어렵다.
더 기가 막힌 것은 앞으로 전망도 좋지 않다는 점이다.
집값이 오르면 소비심리가 살아날지 모른다는 기대를 내심 가져 보기도 했지만,
다들 주택담보대출을 갚아야 한다며 오히려 허리띠를 졸라매는 바람에 희망은 산산조각났다.
급기야 얼마 전에 직원 3명을 모두 내보내기까지 한 A씨는 더 버티기가 어려워 결국 부동산
중개업소에 가게를 내놨다.
몇달 전에 서울 명일동 삼익아파트를 팔고 호프집을 차린 B씨 역시 장사가 너무 안돼 아파트값이
올랐다는 뉴스만 나오면 한숨이 나오기는 마찬가지지만,그래도 A씨와는 달리 위안거리가 하나
있다. 혹시 몰라 남양주시 주변에 사놓았던 땅 수백평의 가격이 오르고 있어서다.
B씨는 '아이러니한 일이지만,땅값이 오른다는 소식에 위안을 삼고 산다'면서 '요즘에는 장사를
아무리 잘 해봐야 헛일이라는 생각 밖에 안든다'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오랜 불황에 집값이 급등하자 많은 자영업자들이 허탈해 하고 있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일해봐야 가게를 지탱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만나는 사람마다 '차라리 여윳돈을 아파트에나
투자할 걸 그랬다'는 회한의 소리만 나온다.
◈ 또!
문제를 해결할 때는 우선적으로 그 근본원인을 파악해야한다.
집값폭등으로 표현된 부동산시장의 불안정성은 이미 오래전부터 전문가들에게 지적되었던
사항이었다.
요사이 등장했던 강력한 부동산규제책들은 현장성과 현실성을 간과한 주먹구구식 이론적 접근방식
이었으며 그 부작용은 그리 멀지 않은 시간에 우리의 터전을 급습했다.
부동산대책이 발표될때마다 서민들의 내집마련시기는 더욱 늦춰졌고 빈부격차는 더욱 커지는
상황만 초래하였다.
그리고 또! 정부는 규제로 인해 생겨난 문제를 또! 규제로 해결하려 한다.
◈ 전세대란, 잔금대란, 이주대란의 가해자와 피해자
주먹구구식 정책 퍼레이드로 인해 나타난 공급부족은 전세대란으로 이어졌으며
주택담보대출 억제를 슬로건으로 내건 이번 11.15대책의 부작용으로 현재 우리는 잔금대란을
겪고 있다.
또한 현장성을 배제한 재건축/재개발사업의 인허가절차로 인해 우리는 또다른 태풍인
이주대란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전세대란, 잔금대란, 이주대란... 이 태풍들의 직격탄을 맞은 사람들은 아직 내집장만을 하지못한
서민과 서울수도권 변두리 비인기지역의 주택소유자들, 그리고 지방에 삶의 터전을 내리고 사는
사람들이다.
분양가상한제와 분양원가공개, 용적률 혜택를 통한 집값 때려잡기,
주택담보대출 억제를 통한 수요 억제책으로 이러한 피해자들을 치유할 수 있을까?
◈ 현장의 숨결과 서민의 영혼이 곁든 부동산정책을 바라며
환매조건부, 토지임대부 분양방식은 또다른 형태의 임대주택사업이고 정부수익사업의
확장 개념으로 해석된다. 이것은 단편적인 규제책으로 분석되며 대다수의 전문가의 시각이
그러하듯이 필자 또한 실효성이 가득 담긴 정책이라고 생각되진 않는다.
물론 분양가상한제와 분양원가공개, 신도시건설, 도시재정비촉진지구 확대 지정 등의 정부 방침에
대하여 100% 부정적인 시각만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다만, 몇십년동안 쌓여온 부동산시장의 불안정성을 하루 아침에 해결하려는 의지는 버리고
한단계 한단계 점차적인 안정책을 펼치는 것은 물론 가장 중요한 테마인 현장의 숨소리를
환경이 허락하는 선에서 최대한 담아내는 작업을 요구하는 바이다.
* 2006년을 마무리하는 현 시점에서, 정부를 향한 몇가지 당부
1. 규제로 인해 발생한 문제를 또! 규제로만 해결하지 말라.
2. 5년후에나 공급가능한 신도시건설테마는 현재의 부동산시장에 대한 영향력이 없다.
3. 몇십년동안 쌓여온 부동산시장의 불안정성을 하루아침에 해결하려 들지 말라.
4. 전세대란, 잔금대란 다음의 태풍인 이주대란에 대비하여야 한다.
5. 이주대란을 막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안은 도심재개발사업의 인허가절차에 따른 사업기간
단축이다.
6. 뉴타운/재개발사업을 예정대로 진행시키려면 조합원들의 이익을 극대화시켜주어야 한다.
7. 수요, 공급의 경제원리를 수학적으로 접근하는 것 보다는 도덕적, 사회적 관점에서
접근하여야 한다.
8. 국지적 집값상승의 저지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멀리보고 안정책을 펼치는 안목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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