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사진 기행 (2012-4) / 시골 식당과 유목민 게르 방문 포토 에세이 : mrkhan 이정식 사장

작성자아리수|작성시간12.09.24|조회수192 목록 댓글 2

 

몽골 사진 기행 (2012-4)

시골 식당과 유목민 게르 방문 포토 에세이

 

8월 8일 새벽, 갑자기 시동이 걸리지 않는 2호차를 간신히 고쳐 예정시간보다 조금 늦은 새벽 4시 20분 흡스굴 캠프를 떠나게 되었다. 울란바타르로 돌아가는 여정이 시작된 것이다. 비포장 길 6백킬로미터를 하루에 가야했기 때문에 서둘러 출발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날 아침은 꽤 싸늘했다. 누군가 최저기온이 영하2도라고 말했는데 확실한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아무튼 출발한지 한 시간쯤 후 동틀 무렵 차에서 내려 초원의 야크들을 찍었는데 카메라를 잡은 손이 시려웠다.

아직 잠에서 깨어나지 않았는지 풀밭에 앉은 채로 있는 소와 야크도 보였다.

길에서 양떼, 말떼 등을 계속 만났다.


 

 

 


아침은 캠프에서 싸준 약식 런치박스로 차안에서 때웠다. 박스는 컸지만 내용물은 달걀 하나, 작은 빵 한 개와 조그만 버터. 손가락만한 소시지 2개가 전부였다.

머릉시를 거쳐 에르든트시로 가는 도중 바이칼 호수로 흘러들어가는 셀렝게강을 건너게 되었는데, 다리가 군에서 작전용으로 임시로 사용하는 부교였다. 셀렝게강은 강물의 양도 많았고 유속도 빨랐다.


 

 

어느 시골 식당의 풍경

 

점심 먹을 곳을 찾지 못한 채 차는 계속 달렸다. 오후 3시쯤, 라샹트군(郡)의 한 마을을 지나던 중 조그만 식당 앞에 차가 멈춰 섰다. 겉으로 봐서는 그곳이 식당인지 무엇인지 금방 알 수 없었다.

식당의 작은 간판이 가이드 바타르씨의 눈에 띄지 않았다면 우리는 또다시 땡볕 아래 초원위에서 라면 등으로 점심을 때울 참이었다.

식당에 들어간 목적은 그곳 음식을 먹으려는 것보다는 우선 따가운 한낮의 햇빛을 피해 일행이 가지고간 우리 음식을 먹기 위해서였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 식당의 음식을 얼마라도 주문해야 하는데 식당 안에서는 마침 한 젊은 부인이 딸과 함께 칼국수 같은 면발의 볶은 국수를 먹고 있었다. 그것이 그럴 듯 해보여 우리는 우선 그 음식을 6인분 시켰다.


 

 

주인 가족은 우리가 들어가자 신이 났다. 온 식구가 부지런히 주문한 음식을 만들기 시작했다.

주방을 들여다보았는데 면 만드는 것이 우리네 칼국수 면 만드는 식과 비슷했다. 밀가루 반죽을 작은 나무봉으로 눌러 둥글납작하게 만든 뒤 칼로 썰어내었다.

어머니가 만든 반죽을 눌러 둥글납작하게 만드는 일은 어린 딸의 몫이었고, 아버지는 그것을 말아서 칼로 썰어냈다. 이리저리 분주한 어머니는 총 지휘자다.

사는 형편이야 넉넉할 리 없지만 단란하고 행복한 가정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하긴, 행복이란 마음먹기 달린 것 아닌가?

우리가 이번 출사에서 가난한 유목민들(우리 눈으로 볼 때)을 많이 보았지만, 그들의 어느 구석에서도 불행의 그림자를 읽을 수 없었다. 자신들의 삶의 방식대로 자유롭게 살면서 뜻하지 않은 불운한 일을 겪지 않고 가족 구성원끼리 서로 화목하게 사랑하며 산다면 그것이 바로 행복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을 하였다.

나뿐만 아니라 함께 갔던 다른 사람들 모두 비슷한 생각들을 하였을 것이다.

아무튼 주문한 음식이 나오기 전에 한쪽 테이블에는 컵라면, 햇반 그리고 김치와 몇 가지 밑반찬 등으로 조촐한 우리식 밥상이 차려졌다. 옆 테이블에는 커다란 대야안에 삶은 양의 간, 콩팥, 염통 등 내장이 들어있었는데, 몽골 운전기사들이 작은 칼로 이 내장들을 먹기 시작하자 일행 중 몇 사람도 여기에 가담했다.

우리가 주문한 음식은 한참 후에 나왔다. 음식의 이름은 ‘초이왕’. 몽골 남자들이 좋아하는 음식이란다. 물론 여기에도 양고기가 들어있다. 우리말로 양고기 볶음 국수라고 하면 좋을 것 같았다. ‘초이왕’은 가이드 바타르씨와 세 명의 운전기사 그리고 우리 일행 중 몇 사람이 나눠 먹었다.

식당을 떠나면서 일행중 한 사람이 식당 주인 식구들의 가족사진을 폴라로이드 즉석 카메라로 찍어주었다.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찍어 그 자리에서 건네는 사진 선물은 여러 곳에서 현지인들이 초면의 우리 일행에게 친근감을 갖도록 하는데 좋은 촉매제 역할을 하였다.

일행은 점심을 각자의 취향대로 잘 먹은 뒤 식당을 뒤로 하고 다시 길을 재촉했다. 차가 떠나기 전에 보니 식당 옆 마을 초지에서 어린 소들이 머리를 맞대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었다. 머리를 맞대고 힘을 겨루는 소싸움은 어른 소나 하는 것인줄 알았는데

이번에 보니 송아지 때부터 하는 짓이었다. 근처에 이 송아지들의 어미소들이 있을까? ‘애들 싸움이 어른 싸움 될라!’하는 생각이 들어 혼자 피식 웃었다.


 

 

유목민 게르 방문

식당을 나와 한참을 가다가 저녁 무렵 초원의 한 게르를 불쑥 방문하였다. 게르가 몽골 유목민의 둥근 텐트집인 것은 다 아는 사실. 가족들은 팔순 노모부터 어린 아이들까지 갑자기 방문한 우리를 거리낌없이 맞아주었다. 일행이 양해를 구하고 게르의 내부를 보기 위해 안으로 들어가자 말젖을 발효시켜 만든 약한 술인 아이락(마유주, 馬乳酒)와 말린 치즈 같은 유제품을 먹으라고 내주었다. 게르 내부도 마음대로 찍게 했다.

미국 같으면 이런 경우 긴 장총 같은 것을 꺼내 들고 나와 “꼼짝 마라”고 소리쳤을 것이다. 서부시대에 얼마나 불한당들이 많았으면 그렇게 됐겠는가? 몽골에서는 지나가는 나그네가 게르를 방문하면 따뜻하게 맞이하고 먹고 마실 것을 주는 것이 유목민들의 관습이라고 했다.

허허벌판에서 누구라도 어려움에 처할 수 있으므로 오랜 역사 속에서 그러한 태도가 몸에 밴 듯 했다.

길을 가던 차가 고장이 나 서있으면 지나던 차가 멈춰서서 “도와줄 일이 없는가?”고 묻는다.

그런 것도 우리가 목격한 흐믓한 광경이었다.


 

 

 

이날 저녁은 해가 완전히 넘어간 후인 밤 10시쯤 길가의 또 다른 식당에서 몽골식 양고기 만두인 보오츠로 대충 해결했다. 접시에 보오츠가 4개씩 담겨져 나왔다. 그게 전부였다. 우리가 보통 만두 먹을 때 찍어먹는 간장이고 뭐고 아무것도 없었다. 흡스굴 호수를 새벽에 떠나 6백킬로미터의 여정 끝에 에르든트시 에르든트 호텔에 도착한 시간은 다음날인 9일 새벽 1시였다. (*)

 

 

출처 http://nocutkorea.egloos.com

 

 

 


(요람곡)Hodoo ... Urna Chahar Tugc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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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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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송선례 | 작성시간 12.09.24 몽골여행이 쉽지 않다는 말은 많이 들었지만 이렇듯 보여주시니 실감이 납니다.
    그래도 초원의 풍경은 영화에서 본 듯 아름답기만 한데...
    게르 안 모습이 생각보다 넓어 보이는게 구조가 참 신기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아리수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2.09.25 몽골여행하려면 음식이 제일 여렵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년 여름 여행 계획하시면 지금부터 체력보강과 건강관리 잘 하셔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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