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부정맥 치료 경험담

[심방세동/조동]전극도자절제술 시술후기

작성자황고|작성시간11.01.29|조회수10,530 목록 댓글 10

안녕하신지요?

 

지난 수요일 고대안암병원에서 김영훈 교수님 집도로 전극도자절제술을 받고 어제 퇴원한 사람입니다. 이 카페를 통해서 많은 도움을 얻었던 만큼 제 시술 후기를 잘 남겨서 다른 분들께 도움을 드려야 한다는 생각에 글을 적게 되었습니다. 아무쪼록 이 글이 부정맥으로 고생하시는 분들께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편의상 일지 형식으로 시술후기를 적어보았습니다.

 

(1) 부정맥 이력

- 2008년 여름 위내시경을 하기 전 받았던 심전도 상에서 심방세동 증상이 기록되어 순환기내과에서 진료를 받기 시작함. 24시간 홀터 검사, 운동부하검사, 심장초음파 검사 등을 시행하고 발작성 심방세동으로 진단받은 후, 혈압약 2, 저용량 아스피린, 탬보코(1 50 mg 2, 하루 2)를 처방 받아 복용 시작.

- 1 6개월 정도 심방세동 증상이 잘 억제되어 편하게 생활하였으나 2010년 봄부터 약을 복용함에도 불구하고 심방세동 증상이 간헐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하였고 시간이 지날수록 빈도수가 증가함. 2010 11월 담당의사와 상의한 끝에 고대병원을 소개받아 12월 중 방문한 후에 시술을 결정함. 시술일은 올해 126일로 결정.

 

(2) 시술 후기

 

<시술 전 상태>

- 시술 1주일 전 탬보코 정을 끊어 부정맥이 잘 유발될 수 있는 상태를 만들라는 의사선생님의 지시에 따라 약을 끊으니 처음 하루는 이상하게 부정맥 증상이 없어지는 듯 하더니 이틀째부터 심장이 요동치면서 심방세동 증상이 현저히 나타남. 한 번은 심한 현기증을 동반한 심방세동 증상이 출현. 여하튼 심방세동이 잘 나타난다는 것은 시술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하고 기분 좋게 고대 병원을 향함.

 

<1일차>

- 병원에 도착한 후 6인실을 배정받고 환자복으로 갈아 입음. 피검사, 심전도 검사, 엑스레이 사진 측정 후 경식도초음파검사 및 심장 CT조영술 시행.

- 경식도초음파검사는 위내시경과 형태가 비슷한 내시경 장치를 식도를 통해 위에 집어 넣은 후 일반초음파검사로는 검사할 수 없는 심방의 후면을 초음파로 검사하는 장치라고 함. 주 목적은 심장 내 혈전의 존재 유무를 조사하기 위한 것으로써 혈전이 발견된다면 시술을 시행하지 않고 혈전을 제거하는 조치를 먼저 취한다고 함. 위내시경 검사와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되지만 시간이 다소 오래 걸려 위내시경보다는 힘들었으나 생각보다는 견딜만 했음.

- 심장 CT조영술은 심장의 형상을 정확히 측정하여 카테타가 자리잡을 수 있는 길을 정확히 찾기 위한 목적에서 시행한다고 함. CT기계 내에 누운 자세에서 조영제가 투입되면 온 몸이 후끈해지는 느낌이 강하게 옴. 경식도초음파검사에 비해 훨씬 편안히 검사받을 수 있었음.

- 하루 종일 금식하느라 녹초가 된 상태에서 받은 저녁식사를 맛있게 비움. 저녁에 회진을 오신 김영훈 교수께 1주일 간의 몸의 상황을 간단히 말씀드림. 12시부터 다시 금식. ㅠㅠ~

 

<2일차>

- 첫 번째 시술 대상자라서 아침부터 긴장하여 대기함. 미리 화장실을 다녀와서 큰일, 작은일을 모두 해결함. 오전 10시경 침대차에 실려 시술을 향함.

- 온갖 모니터와 각종 기계들이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시술대 위에 올라가 앉은 상태에서 가슴과 배의 앞뒤로 온갖 센서들을 달고 누움. 다른분들의 시술 후기로만 듣던 사타구니 부분의 제모가 진행되었고 (워낙 많이 들었던 내용이라 당황하지 않음) 소독약이 발려짐. 김영훈 교수님 오셔서 마음 편히 갖고 시술 받으라 얘기하심. 입에 파란색 약을 세 번 주입 받아 먹고 가슴사진(식도촬영???)을 찍음. 카테터가 들어갈 자리에 국소마취가 진행되는 동안에 왼쪽 팔뚝을 통해 수면마취제가 들어오면서 의식을 잃음.

- wife에 의하면 시술은 오후 2시경 끝났다고 함. 시술에 걸린 시간은 총 3시간 40분 정도. Wife가 바라본 모니터 상에 3차원 심장 형상이 나타나고 절제술이 시행된 부위가 표시되었는데, 심장이 모니터 상에 회전되면서 시술 부위가 순차적으로 나타났다고 함. 의사선생님이 심장이 규칙적으로 뛰는 심전도 형상을 보여주면서 시술이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얘기를 하셨다고 함. 퇴원 전에 레지던트로부터 시술 과정에 대한 좀더 상세한 설명을 들었는데, 우선 심방세동을 일으키는 주요 통로를 따라 전극도자절제술을 시행한 뒤에 부정맥을 유발하였으나 부정맥이 유발되지 않아서 비교적 짧은 시간인 4시간 이내에 시술이 마무리되었다고 함. 

- 수면마취에서 깨어보니 중환자실이었음. 허벅지는 지혈대에 의해 고정되어 있고 팔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었음. 의식이 돌아온 후에 몸의 상태를 느껴보니 시술을 받았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아 내가 정말 시술 받은 게 맞아?”라는 생각이 들었음. 맥을 집어보니 다행히 정상적으로 뛰고 있음을 확인. 간호사 얘기로도 부정맥은 보이지 않았다고 함. 이 때부터 말로만 듣던 허리가 끊어질 듯한 괴로움과의 싸움이 시작됨. 4시간이 지난 후인 오후 6시경 지혈대를 제거하고 모래주머니를 얹음. 소변을 볼 수가 없어서 인턴이 와서 요도관을 삽입한 후에 소변을 빼줌. 

- 저녁에 일반병실로 이동한 후에 (원래는 중환자실에서 하룻밤을 보내기로 되어 있었으나 뒤에 시술하신 분이 들어와야 하는 상황에서 침상이 부족하여 일반병실로 옮기게 됨) 12시까지 허리통증과의 싸움에 돌입. 일반병실로 옮긴 후에는 그럭저럭 버틸만 한 상태였음. Wife가 먹여주는 죽을 누운 상태에서 게눈 감추듯이 얌얌.. 모래주머니는 오후 8시경 제거함. 허리가 너무 아픈 탓인지 열이 나고 오한기가 들어 간호사가 체크함. 이불을 두 개나 덮고 누워 떨면서 움직임의 유혹을 참아가며 시간과의 싸움을 벌임. Wife가 허리 뒤편을 약간 들어 마사지를 해준 것이 다소나마 도움이 됨.

- 기다리던 밤 12, 드디어 몸을 움직이기 시작. 사타구니의 통증이 심해 다리를 손으로 들어가며 침대에서 조심스럽게 벗어난 후에 화장실을 향해 어기적 어기적 걸어감. 다행히 몸에 별다른 이상은 없는 것으로 보임. 요도관이 삽입되었던 탓인지 너무 쓰라려 간신히 소변을 보고 다시 돌아와 잠을 청함.

 

<3일차>

- 아침에 일어나 아침식사() 3분의 2 정도 맛있게 하고 피검사, 심전도 검사, 엑스선 검사 등을 다녀옴. 식도 부근과 왼쪽 가슴에 무엇인가 묵직한 게 들어차 있는 듯한 느낌이 계속 들어 답답하였으나 다행히 맥은 정상으로 느껴짐. 어쩌다 한 번씩 맥이 빠지는듯한 느낌이 드는 때가 있었으나 손목의 맥을 집어보면 정상이어서 안심.. 가슴의 답답함 이 외에는 하루 종일 편안히 지냈고 가족들 면회도 즐겁게 맞이함.

- 늦은 오후 무렵 갑자기 맥이 부정확하게 뛰는 것을 느낌. 평상시 느끼던 부정맥 증상과 유사하여 긴장 속에 맥박의 변화를 주시해 보니 간헐적으로 맥이 부정확하게 뛰는 것을 확인함. 가슴에 부착된 무선 심전도기의 데이터가 표시되는 모니터 앞의 간호사에게 확인하니 화면상으로도 간헐적으로 불규칙한 맥이 감지되었다고 함. 갈수록 빈도수가 심해지던 차에 김영훈 교수님이 회진을 오심. 증상을 말씀드리니 심장이 현재 부어 있는 상태이고 심장이 안정화되어 가는 단계에서는 부정맥 증상이 충분히 나타날 수 있다는 얘기를 하심. 안심을 하고 잠을 청하고자 누웠으나 가슴은 계속 덜컹덜컹.. 기대와 불안 속에 억지로 잠을 청함.

 

<4일차>

- 퇴원이 예정되어 있던 터라 기대감 속에 일어나 심전도, 피검사를 다녀옴. 맥은 다행히 정상으로 돌아왔으나 가끔 불규칙한 증상은 나타남.

- 레지던트로부터 시술 경과에 대한 설명을 듣고 전극도자절제술의 부위가 표시된 심장 그림의 인쇄물을 받은 후에 퇴원 후 주의사항을 들음. (일상생활은 즉시 가능하나 무리하지 말 것. 운동도 몸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할 수 있음. 금주할 것. 커피는 1~2잔 정도는 가능, 등등…) 3개월 정도 경과를 지켜본 후에 완치여부를 판단하는데, 그 이내에는 부정맥 증상이 계속 발생할 수 있다고 함.

- 기존에 복용해 왔던 혈압약 2, 저용량 아스피린, 탬보코(1 50 mg 2, 하루 2) 중에서 다른 약들은 그대로 처방받고 아스피린 대신에 와파린으로 처방받고 약을 받음. 2~3개월 정도는 지속적으로 약을 복용하면서 추이를 관찰한다고 함.

- 진료비는 총 525만원 정도 나옴. (비보험시에는 천3백만원 정도) 다음 외래 진료일을 확인 받고 기대감과 불안 속에 퇴원하여 집으로 향함.

 

퇴원 후 집에 돌아온 지 하루가 지났습니다. 시술 부위는 왼쪽 허벅지에 커다란 멍이 들어 있는 상태이나 통증은 그리 심하지 않고요, 가슴은 계속 답답한데 특히 식도 내에 뭔가 들어가 있는 듯 답답하여 음식을 삼키는데 약간 힘이 드는군요. 심방세동 증상은 아직도 나타나고 있으나 다행히도 병원에서 느꼈던 것처럼 심한 증상이 나타나지는 않는 상태입니다.

 시술에 대해서는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편입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부정맥 환자가 몰리는 곳이라 그런지 간호사들도 이 분야에 대해 전문화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다소 아쉬운 점을 든다고 하면 워낙 많은 환자가 있어서 그런지 의사선생님과 충분한 의사소통을 할만한 시간적 여유를 찾기가 쉽지 않아 개인적인 상태를 충분히 전달하거나 상의를 하기가 어려웠다는 점인 것 같습니다.

아무튼 약으로도 조절이 되지 않는 이 지긋지긋한 병을 이번 기회에는 꼭 끝내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드는군요. 제 시술후기가 시술을 고민하시는 분들께 다소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이번 글은 마치겠습니다. 앞으로 시술 후 상태 및 진료에 대한 후기를 조만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그 동안 좋은 글들을 많이 올려주시고 조언을 해 주신 카페 여러 회원분들, 공주남편님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공유하기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aamy | 작성시간 11.02.07 정말 훌륭하십니다. 수고 많으셨어요. 글을 올리고도 몇일이 지났는데..경과가 이젠 어떠신지요!?
    저는 女, 57세,부정맥 진단 4년째, 시애틀거주로 올 3월에 의료차 한국에 갈 예정입니다. 의료진으로는 권위자 김영훈 교수님과 해외교포 한국보험적용 가능한 한양대 임헌길 교수님으로 압축하여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가 불안했던 점을 어쩜 상세히 글로 남기셨는지,,하지만 궁금한 것도 많답니다. 개인적으로 통화하고 싶군요.
  • 답댓글 작성자황고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1.02.07 댓글 감사합니다. 시술 후 10흐르 정도가 되었지만 아직까지는 편안합니다. 단, 3~4시간 정도 심장이 매우 불안정했던 적이 두 번 있었는데, 심장이 안정화되는 과정에서 그럴 수 있다고 하셔서 가능하면 마음을 편히 가지려 합니다. 궁금하신 점이 있다면 jaehyeonko@hanmail.net으로 언제든지 이메일을 주시기 바랍니다. 더 상세히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작성자aamy | 작성시간 11.02.08 한양대 임교수님 팀이 우리나라 부정맥의 권위자로 고대 "김영훈"선생님을 전화로 직접 추천해 주셨습니다.이 곳 시애틀에서 혼자 나가 수술을 받을 생각입니다. 24시간 홀터 모니터 리포트를 fax로 보낼겁니다. 보험이 없지만,,어쩌겠어요. 윗글을 [스크랩]했으나 제 메일주소로 다시 한 번 보내주시면 인쇄하고 싶습니다. 알고 접하면 병에 대한 두려움이 덜할 것 같습니다. e-메일주소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완쾌를 빕니다.

  • 답댓글 작성자황고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1.02.08 이메일로 보내드렸습니다. 금주 금요일 김영훈 교수님 외래진료를 갑니다. 다녀와서 다시 이곳에 후기를 남기고자 하오니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 작성자aamy | 작성시간 11.02.09 알겠습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이 곳 카페에 온 보람을 느끼는 순간입니다. 감사합니다^(^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